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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y study/Book Review

악마가 바라 본 교회, 그리스도인의 적나라한 실체! - 「스크루테이프의 편지」(C.S.루이스)

 악마가 바라 본 교회,

그리스도인의 적나라한 실체! 

- 「스크루테이프의 편지」(C.S.루이스) -

 

 

"이 책 꼭 읽어 보라고 하셨어."

 

몇일 전 저녁을 먹은 후 아내가 자기 아이폰에서 무언가 찾는가 싶더니 이내 곧 책 이름이 적힌 메모를 하나 보여주었다. 아는 목사님으로부터 이 책을 꼭 읽어 보라는 권유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래서아내는 그날 집에 오자마자 인터넷으로 그 책을 바로 주문했다.

 

「스크루테이프의 편지」(C.S.루이스, 2012, 홍성사)

 

 

2005년도에 초판이 발행되었고 2012년 23쇄라고 되어 있다. 처음에는 찰스디킨스의 소설 '크리스마스 캐롤'에 나오는 스크루지의 편지(?)라는 줄 알고 '그런 책을 갑자기 왜 읽으라고 하셨을까?'라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었다. 하지만 알고 보니 이 책에 나오는 여러 편지를 쓴 주인공의 이름이 바로 스크루테이프였다. 고참 악마인 그가 그의 조카이자 신참 악마인 웜우드에게 쓴 31통의 편지를 묶은 책이다. 악마들의 세계에서 바라 본 예수님(책에서는 '원수'라고 표현), 교회, 성도들(책에서는 '환자'라고 표현)을 비롯하여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이야기 하고 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속기 쉽고 넘어지기 쉬운 유혹과 시험들을 꽤 흥미있는 가상의 스토리로 구성하였으며 삼촌이 조카에게 편지를 쓰는 형식을 빌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아쉬운 점이 있었다. 먼저는 아무래도 시대적 배경이 다르다보니 필자가 글을 쓸 당시의 사회적인 상황들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했다. 필요한 경우 각주를 달아서 페이지 아래 간단하게 설명을 해 놓기는 했지만 내용을 파악하는데 어려운 부분들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책을 읽을 때 흐름이 끊기는 경우가 있었다.

다음은  번역 문제다. 내용과 시대적 배경에 대한 이해도 쉽지 않은데 번역마저 다소 어색함을 느끼게 한다. 그러다보니 편안하게 쭉 읽어 볼 수가 없었고 읽은 내용을 또 읽어 봐야 이해가 되는 부분이 많았다. 번역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쉬움이다. 내용파악이나 단어선택은 좋은 편이지만 전반적인 내용 전개가 부자연스럽게 느껴졌다.

 

 

하지만 C.S.루이스라는 그 이름만으로도 이 책을 읽어나가는데 주저함은 없었다. 앞서 말한 아쉬운 점들은 뒤로 하고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악마의 실체와 그리스도인들의 오해, 착각에 대해 디테일 하게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미처 몰랐던 부분들, 알면서도 슬쩍 모른 척 뒤에 숨기고 드러내지 않았던 죄악들. 그런 모든 것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것 같았다. 저자의 통찰력과 표현력이 부러울 따름이었다. 그와 동시에 나 또한 그런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이 더 커지는 건 왜일까...

 

 

calam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