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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y study/Book Review

당신은 예수님의 팬인가 제자인가? - 「팬인가, 제자인가」(카일 아이들먼)

당신은 예수님의 팬인가 제자인가?

- 「팬인가, 제자인가」(카일 아이들먼) -


 

며칠 전, 두란노에 근무하는 후배를 만날 일이 있었다.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나는 꼭 두란노의 근황을 묻곤 한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두란노를 그만 둔 지 벌써 몇 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소식이 궁금할 때가 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후배를 집에 데려다 주었는데 후배가 차에서 내리기 전에 내게 책 한권을 건넸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만날 때면 책을 좋아하는 내게 신간을 한두권씩 선물을 해주었다. 이번에도 나온지 일주일도 안 된 따끈따끈한 책이라며 책 한권을 선물해주었다.

 

「팬인가, 제자인가」(카일 아이들먼, 2012, 두란노)

 

 

무엇보다 아무런 이미지나 그래픽이 없이 검정 바탕에 제목과 저자 이름만 흰색, 빨간 색으로 프린트 되어 있어 강렬한 인상을 준다. 무언가 예사롭지 않은 느낌이랄까... 아니나 다를까, 책을 읽는 동안 순간순간 책을 덮고 싶을 때가 있었다. 찔림이랄까, 저자가 책 전체를 통해서 강조하고 있듯이 나 또한 '팬'이면서 '제자'라고 착각하고 살았던 건 아닌가 하고 말이다.

 

나름 경건서적을 읽는 내 눈에 카일 아이들먼(Kyle Idleman)이라는 이름은 낯설기만 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 책이 처음 출간한 책이라고 한다. 목사인 저자는 미국의 켄터키 주 루이빌에 있는 사우스이스트 크리스천교회의 교육목사다. 이 책은 예수님의 제자로 살고 있다고 생각했던 저자가 제자가 아닌 팬(fan)에 불과했음을 깨닫고 제자의 길로 돌아선 경험을 여러 사례와 함께 담고 있다. 이 책은 작년에 읽었던 책 「래디컬(RADICAL)」(데이비드 플랫, 두란노, 2011)과 많이 닮았다. 다만 그 타겟이 교회에서 '나'라는 개인에게로 옮겨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다른 사람을 바라보며 그 사람이 팬인지 제자인지 판단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건 나 자신이 팬인지 제자인지를 먼저 잘 생각해보고 팬이라면 바른 제자의 길로 들어서도록, 다행히도 제자라면 그 길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더 겸손하게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나니 나도 어쩔 수 없이 팬이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문제는 내가 팬에서 제자로 옮겨가려는 강한 의지가 있는가 스스로 의심이 된다는 사실이었다. 또한 지금의 내 상황과도 잘 맞물려서 더더군다나 찔림이 컸다.

 

나를 비롯해서 이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괜히 읽었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몰랐다면 그저 열정적으로 좋아하고 하나님을 잘 아는 믿음의 팬으로서 얼마든지 신앙생활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진정한 제자가 되고 싶다면 '지금 바로 모든 것을 다 뒤로 하고' 그 분을 따라야 한다는 사실, 수도 없이 많은 설교를 들으며 익히 알고 있었던 사실을 더 이상 모른 척 할 수 없다는 '불편한 진실'을 우리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을 것이다.

 

 

calam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