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또 다른 세상으로 점프하다
-「건딕's 스토리」-
「건딕's 스토리」(최권식, 영진닷컴, 282쪽, 2013)
'건딕's 스토리'?
'건딕'은 또 뭔가?
거기다가 IT전문출판사로 알려진 영진닷컴에서?
이러한 의문들 속에 나는 이 책을 펼쳐들었다.
'나만의 꿈을 꾸는 청춘들을 위한 싸이월드의 드림 캠페인 선정작'
'싸이월드 드림캠페인으로 블로그 연재 웹툰 작가가 되기까지'
책의 가치를 증명하려는 듯 호기심을 자극하는 문구들이 책표지에 자리를 잡고 있다.
하는 일이 컴퓨터 관련 일이고 매일 인터넷과 사는 나이지만 관심이 없어서인지 웹툰이라는 말이 그다지 와닿지 않는다. 그 말이 뭔지는 알고 있지만 '아!' 하고 느껴지는 그 무엇이 부족한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어느 새 40대 중반이 되었으니 그다지 무리는 아닌 것 같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한장한장 술술 넘어간다. 물론 만화라는 개념으로 편안하게 볼 수 있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독특한 표현, 특이한 시각, 새로운 접근이 여기저기서 드러난다. 같이 사는 고양이 한 마리로 그렇게나 많은 이야기들을 담아낼 수 있다는 것이 그저 신기하다. 일상의 작은 것들을 놓치지 않고 잡아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유명 광고인이나 예술가들의 특징은 생활 속의 작은 것들을 놓치지 않고 눈과 귀, 가슴과 마음에 잘 담아둔다는 것이다. 이 책의 작가인 '건딕' 역시 그러한 자질을 타고난 듯하다. 그러기에 상도 받고 책도 내게 된 거겠지만...
자취 13년차의 일상 에피소드를 그대로 웹툰에 담아 인터넷상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건디기' 최권식 작가. 이후 그는 파워블로거가 되고 정부기관과 대기업 등에 웹툰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그는 말 그대로 성공가도를 달리게 된다. '88만원 세대', '3무 세대'를 살아가는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한번쯤 꿈꾸고 싶은 삶일 수도 있다. 자신들과 별다를 바 없는 한 청년이 자기 분야에서 든든하게 입지를 다져가는 그 과정이 자신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아니, 오히려 더 열악했을 수도 있었지만 지금은 '성공'이라는 이름에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는 그를 보며 이 세대들은 아마도 다시금 주먹 불끈 쥐고 일어나 보리라는 꿈을 꾸게 될 것이다.
이 사회를 향한 쓴소리도 여기저기 엿볼 수 있다. 노골적이지도, 묘한 미소가 지어지는 내용들이지만 왠지 그냥 넘어갈 수만은 없는 이야기들. 그러한 예리한 시각들이 웹툰이라는 다소 제한적인 공간에서 '책'이라는 또 다른 세상으로 점프 할 수 있게 된 원동력이자 이유가 아닐까 싶다. 인터넷의 영향력이 막강하여 뮤직비디오 한 편으로 세계를 주름잡는 시대이긴 하나, 여전히 종이냄새 은은한 책 한 권이 주는 그 묵직함을 버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벤트에 당첨되는 나름대로의 노하우도 제시되고 있다. 자신이 받은 각종 상품들의 사진과 함께 이벤트에 당첨되는 확률을 높이는 방법들. 웹툰작가이자 솔로라는 작가의 타이틀과 왠지 잘 부합하는 느낌이 든다. 게다가 재미를 넘어 사뭇 진지한 어조로 한줄한줄 써내려간 당첨비법들은 스마트폰을 찍어서 배경화면에 저장해놓고 싶은 심정이다. 거기에 은근한 자랑도 빼놓지 않았지만 그리 얄밉지만은 않은 것도 참 이상한 일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일상을 다룬 내용이라 다소 이해가 안되는 부분도 있다. 고의적인 표현방법인지 제작상의 실수인지 알 수는 없지만 오타도 보인다. 텍스트의 레이아웃이 일정하지 않아 어디서부터 읽어야 하는지 망설여지는 경우도 있다. 고양이 한 마리로 시작된 이야기가 신선한 웃음과 재미를 주지만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건 아닌지 지루함이 느껴질 때도 있다. 아마도 누군가는 이러한 내 생각에 대해 세대차이라고 말할 지도 모르겠다. 딴지를 걸고 싶지도 않다. 독자의 연령층과 상황에 따라 충분히 느껴지는 부분에는 차이가 있게 마련일테니까...
책의 마지막에는 싸이월드 드림캠페인을 통해 꿈을 이룬 이들의 이야기가 1페이지 분량으로 짧게 소개되고 있다. 마케팅 차원에서 시작된 캠페인이겠지만 이런 것들을 통해 자신감을 잃고 방황하는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 작은 희망이 되어줄 것이다. 이 책 역시 그러한 사업의 일환에서 이 세상에 빛을 보게 된 것이다. 그러한 공존 속에 다시금 대한민국의 희망을 기대해본다.
보너스~
지난번에 리뷰했던 책의 리뷰를 찾아보다가 우수 리뷰로 뽑힌 '건디기'라는 이름을 보게 되었다. 이 '건디기'가 그 '건디기'인가?? 호기심에 제목을 클릭해보았더니 아니나 다를까 이 책의 저자인 그 '건디기'였다. 웹에서의 인기가 아무리 대단했다 하더라도 오프라인 책을 통한 영향력은 생각보다 훨씬 큰가보다. 이렇게 나와 같은 공간에서 활동하는 모습을 보니 반갑기까지 한 것을 보니 말이다. 그리고 그만큼 '건디기'라는 이름이 널리 알려진 것이기도 할테고 말이다. 더 잘되어서 보다 많은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해주는 멋진 사람이 되길 응원한다.
웹툰, 또 다른 세상으로 점프하다 -「건딕's 스토리」리뷰
cala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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