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n my study/Book Review

9'자'로 새로워지는 생각의 세계 - 「머리를 9하라」(정철) 리뷰 -

9'자'로 새로워지는 생각의 세계

- 「머리를 9하라」(정철) 리뷰 -

 




머리를 9하라

저자
정철 지음
출판사
리더스북 | 2013-04-10 출간
카테고리
자기계발
책소개
생각이 꽉 막혀 도무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가? 어제와 똑같...
가격비교

 

술, 밤샘작업, 입에 문 연필 한 자루, 낙서 가득한 노트.

이러한 단어들을 들을 때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직업이 하나 있었다. 바로 광고인. 그 가운데에서도 카피라이터. 한때 광고인을 잠시나마 꿈꾸었던 나로서는 쉽지 않은 과정들로 여겨졌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한번 해볼걸' 하는 아쉬움이 남을 때도 있지만 분명 그 일을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그런데 그 일을 평생 직업으로 삼고 프리랜서로 혼자 그 일을 해내고 있는 사람이 있다. 영어강사가 아닌 카피라이터 '정철'이 바로 그다. 아이디어와 창의성이 가득할 것만 같은 카피라이터 정철이 또 한권의 책을 펴냈다. 책 제목에서부터 카피라이터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머리를 9하라」가 바로 그 책이다. '머리를 가지고 노는 9가지 방법'이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은 구성이나 내용이나 범상치 않다. 어떤 책인지 궁금해진다.


「머리를 9하라」(정철, 리더스북, 327쪽, 2013)

 

 


 

 

어떤 내용이 담겨있나

 

이 책은 '찾자', '떨자', '참자', '묻자', '놀자', '돌자', '따자', '하자', '영자' 등 9개의 '자'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보통은 '1부', '2부'나 'Part3' 등으로 분류하는 방법에서 벗어나 카피라이터답게 독창적으로 제목을 잡았다. 이 책의 제목인 '머리를 9하라'는 것도 바로 이 9가지를 실행하라는 의미로 지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각각의 주제에 맞게 톡톡 튀는 저자의 아이디어들이 여기저기 아낌없이 공개되고 있다.

 

 

(출처: 인터파크)

 

:: 찾자

'찾자'에서는 '정답님, 안녕히 가십시오', '비틀기 9단들의 이야기', '아니요! 아니요! 아니요!' 등의 부제목을 가진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획일화된 하나의 정답만을 찾아가는 삶이 아니라 오답을 찾아가면서 새로움을 추구하라고 강조한다. 생각을 정직하게만 하지말고 살짝 비틀면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다양한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저자는 역설적으로 우리에게 전해준다.

 

:: 떨자

'떨자'에서는 '당신은 아이큐 200인가', '어린 아이디어 키우는 법', '정철이라는 사람이 부지런 떠는 법'이라는 소주제로 나누어 아이디어를 놓치지 않도록 메모할 것과 자신만의 가장 효율적인 작업시간을 찾으라고 조언하고 있다. 모든 것을 다 기억할 수 있는 천재가 아닌 한, 순간순간 떠오르는 생각들을 메모하면 언젠가는 큰 도움이 될 것이고 그것들을 실행하는 저자만의 노하우를 공개한다.

 

:: 참자

'참자'에서는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 조금만 더', '연필을 놓고 눈으로 써라', '여러 개의 안경을 마련하라' 등을 통해 발상의 전환을 위해서는 인내가 필요하고 마치 근육을 만들 듯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야기 한다. 더불어 하나의 사물이나 현상을 보고도 다양한 측면에서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조해내는 유일한 길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 묻자

'묻자'에서는 '호기심 1인분 주세요', '표표표표표', '물음표공장 공장장들의 이야기' 등의 이야기를 하면서 호기심을 가지고 무조건 질문을 던지라고 충고한다. 특히 '호기심은 물음표다', '호기심은 느낌표다', '호기심은 말줄임표다', '호기심은 쉼표다', '호기심은 이영표다'라고 정의하면서 호기심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느 기업의 입사시험 문제'도 흥미롭고 '나랑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은 얼마나 될까'는 지금 당장 확인해보고 싶어진다.

 

:: 놀자

'놀자'에서는 '상상하다 = 놀다', '놀이의 힘', '말장난 합시다'를 주제로 논다는 것의 힘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쓰레기봉투의 모양을 바꿔서 재활용쓰레기 수거율을 높인 사례, 나일론 등 다양한 발명품이 탄생하게 된 비화 등을 소개하며 놀이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다. 여기에 단어들을 조립하고 분리하는 등의 행위를 통해 언어유희를 즐기는 저자만의 노하우를 공개한다.

  

:: 돌자

'돌자'에서는 '물구나무에서 새싹이 돋는다', '나는 그냥 뒤집기만 했습니다', '뒤집기 한 판의 힘' 등을 다룬다. 모든 생각과 글 등을 뒤집으라는 의미다. 그러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떠오른다는 것이다.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어라'처럼 오랜 시간 동안 진리처럼 여겨왔던 격언조차 그 앞에서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어 보인다. 한계가 없이 뒤집는 힘, 그것이 바로 이 책의 장점이다.

 

:: 따자

'따자'에서는 '화장실 낙서까지 훔쳐라', '정철이라는 사람의 훔쳐 오기 시범', '남의 집 담을 넘은 사람들'로 나눠서 모방의 힘에 대해서 언급한다. 기사를 쓸 때의 육하원칙을 응용하여 우리 인생의 육하원칙을 Wind, World, Wet, Way, Waste, Human 등으로 재구성하기도 한다. 이와 더불어 성공하는 사람들의 8번째 습관으로 '그대로 따라한다'는 것을 제시하여 모방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에 대해 일관성있게 강조한다.  

 

:: 하자

'하자'에서는 '축하합니다, 실패하셨습니다', '실패는 실을 감아 두는 나무토막일 뿐이다', '헛스윙해도 좋으니 풀스윙하라'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한 마디로 말해 '지금 바로 결과를 생각하지 말고 무조건 시작하라!'고 반복해서 강조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나중을 미리 걱정하지 말고 일단 지금 저지르고 보는 자세, 그것이 바로 성공하는 지름길이라고 말이다.

 

:: 영자

'영자'에서는 '결국은 사람입니다', '사람을 재료로 만들 수 있는 것들', '사람은 사람으로 행복해집니다' 등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사람'에 대해 이야기 한다. 지금까지의 모든 '자'들이 다름아닌 사람들을 위해 사용되었으면 좋겠다는 저자의 소박한 바람에 대해 이야기 한다. 특이한 것은 지금까지와는 달리 존대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희망의 귀환」(차동엽)에서도 중간에 삽입된 꼭지에서 존대말을 사용했는데 상당히 독특한 시도인 것 같다.

 

(출처: 인터파크)

 

 

아쉬운 점들

 

- 앙꼬없는 찐빵, 앙꼬만 있는 찐빵

찐빵에 달달한 앙꼬가 없거나 적으면 맛이 없다. 그렇다고 앙꼬만 골라먹는 것도 너무 달아서 싫다. 서점에서 유머집을 선뜻 집어들지 못하는 이유다. 이 책은 카피라이터의 상상을 초월하는(그 정도가 너무 지나쳐서 때론 썰렁하기까지 한) 아이디어들이 가득하다. 그러다보니 8번째 '자'까지는 평어체가 사용되며 강하고 편안한(?) 어투가 계속된다. 괄호도 툭 하면 튀어나와 마치 포장마차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며 서로 약간의 볼륨이 올라간 상태에서 대화를 하는 듯하다.

 

그런 분위기가 계속되다보니 탑클래스의 카피라이터의 아이디어들이 주는 감동이 갈수록 그 힘을 잃어간다. 간혹 '이거다!' 하고 메모하고 싶은 내용도 있지만 지루함마저 느껴진다(내가 고차원의 유머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탓일지도 모르지만). 마치 앙꼬만 들어 있고 빵이 없어서 너무 단맛이 강한 탓에 일찍 질려버리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 그나마 '영자'에서 존대말과 더불어 한 템포 늦춘 것이 '사람'이라는 주제와 잘 맞아 떨어지는 동시에 제맛을 찾은 느낌이 든다.

 

(출처: 인터파크)

 

 

마치며

 

알고 보니 카피라이터 정철의 책이 초면이 아니었다. 「내 머리 사용법」이라는 책을 통해서 이미 그 스타일을 맛보았던 터라 다행히도 크게 낯설지는 않았다. 다소 지루한 듯 일관되게 인쇄된 강한 어투가 힘겹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그것이 저자의 아이디어와 열정을 막지는 못하는 것 같다. '정말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만큼 저자의 의식세계는 상상불허, 무한도전의 세계인 듯 하다.

 

특히 '영자'의 내용이 인상적이다. 뜬금없는 존대어 사용에 '사람'을 말하는 저자의 인간미가 그의 실력을 한층 돋보이게 만든다. '[부록] 내 머리 연습장'은 저자의 무한한 상상세계를 조금이나마 맛 볼 수 있는 기회이자 '나도 그처럼' 되보고자 하는 일말의 가능성을 엿보게 해준다. 그닥 연관성은 없어보이지만 책 곳곳에 삽입된 이미지들도 심심함을 덜어주고 창의성을 높여주는 데 한몫한다.

 

광고를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특히 카피라이터가 되고싶은 사람이라면 무조건 읽어봐야 할 책이다. 살아온 인생길이 단순하고 지겹고 지루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래서 혹시 엉뚱한 마음이라도 한편에 드는 사람이라면 마음을 새롭게 할 수 있는 책이다. 초등학생, 중고등학생들도 입시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말랑말랑한 사고를 하게 해주기에 도움이 될만한 책이라 생각한다.

 

(출처: 인터파크)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9'자'로 새로워지는 생각의 세계 - 「머리를 9하라」(정철) 리뷰

calamis

(http://calamis.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