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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하기에 좋은 뮤지컬 - 뮤지컬 <사랑을 이루어 드립니다> 리뷰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하기에 좋은 뮤지컬

- 뮤지컬 <사랑을 이루어 드립니다> 리뷰 -

 

 


사랑을 이루어 드립니다

장소
대학로 가든씨어터
출연
이원준, 장은철, 김지훈, 김수정, 김대화
기간
2012.09.07(금) ~ 오픈런
가격
전석 40,000원
가격비교예매

 

 

오랜만에 소극장에서 하는 뮤지컬을 관람했다. 요즘 뮤지컬은 규모가 큰 경우가 많아서 주로 대형극장의 공연을 보곤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135석 규모의 대학로 가든씨어터였다. 배우들의 눈빛 하나하나가 나를 향하는 것 같은 생생함이 전해져왔다. 배우들이 중간중간 객석으로 내려와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는 모습도 꽤나 흥겨웠다. 조금은 지나쳐 보이는 배우들의 연기도 뮤지컬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충분히 이해되는 수준이다.

 

찌질이, 진상, 왕따 등으로 표현될만한 주인공 최진성이 '램프의 요정 지니'가 아닌 '스마트폰 도우미 진희'를 통해 자신을 찾고 사랑도 이룬다는 전형적인 러브스토리다. 핸드폰 문자메세지를 통해 우연히 하루에 하나씩 자신이 되어보고 싶은 사람이 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주인공. 그 기회를 통해 타인의 삶이 아닌 자신의 삶을 되찾아 가는 우리의 주인공 최진성은 과연 사랑과 행복을 성취할 수 있을까?

 

 

<사랑을 이루어 드립니다> 서울공연 포스터 

 


 

 

스토리

 

평범한 한 회사의 사무실.

잘생긴 외모에 업무능력도 탁월한 소실장, 그리고 그와는 정반대로 일도 못하고 외모도 그저그런 최진성. 그런 그를 늘 못마땅하게 여기는 김부장, 그리고 사무실의 꽃이며 최진성의 짝사랑 장미씨 등 4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주인공은 늘 자신없이 주눅들어 사는 최진성. 사랑하는 연인으로부터 문자메세지 하나 받는 것이 소원인 그에게 어느 날 의문의 스팸문자가 도착한다. 사랑을 이루어준다는 엉뚱한 내용의 문자.

 

여느때처럼 그냥 스팸문자라 여기고 그냥 넘어가려는 순간. 실수로 '통화' 버튼을 눌러 그 서비스에 가입하고 만다. 그리고 곧이어 나타난 요술램프 지니와 비슷한 모습을 하고 나타난 '진희'. 그리고 그녀의 도움으로 우리의 주인공 최진성은 일주일 동안 하루 한 번씩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는 이 서비스에 얼떨결에 가입되어 엄친아, 야쿠자 보스, 짐승남, 한류스타 등 얼떨결에 자신이 평상시 바라던 사람이 되어보는데…… (여기까지. 스포일러가 되고싶지 않은 1인 -.-)

 

<사랑을 이루어 드립니다> 엔딩 장면

 

아쉬운 점들

 

- 대사전달력 문제

소극장이라 소리가 더 잘 들릴 줄 알았다. 대형극장에서 뮤지컬을 볼 때 간혹 대사전달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가 있어서 소극장이면 좀 낫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마이크를 사용하는 건지 아닌지 구별이 잘 안 갈 정도로 대사가 잘 들리지 않았다. 중간중간 배우들의 대사도 좀 빠르고 우물우물 거리는 경우도 있어서 무슨 말을 하는지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본 공연이 시작되기 전 오프닝을 담당했던 배우 역시 마이크를 쓰지 않은 모습이었다. 중간에 또 다른 배우가 나타나 마이크를 켜라고 따라다니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또한 의도된 연출인지 진짜 실수를 코믹하게 넘긴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중요한 것은 관객의 귀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것만큼은 확실하다. 특히 '진희'는 배역의 특성상 말이 빠르고 귀여운 목소리가 반복되다보니 더더욱 그런 부분이 많았다. 

 

공연 시작 전 무대 모습

 

- 공연장 시설 문제

뮤지컬 자체와는 직접적인 상관은 없는 내용이지만 출입구가 좀 위험해보였다.  4층에 위치한 공연장은 5~6명 정도가 들어가면 꽉 차는 작은 엘리베이터 한 대와 아슬아슬한 계단을 이용해야만 했다. 올라갈 땐 관객이 분산되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데 큰 문제가 없었지만 공연이 끝난 후에는 사정이 달랐다. 엘리베이터 타기가 쉽지 않아 계단을 이용했는데 난간도 낮고 계단도 빈틈이 많아 상당히 위험해 보였다. 특히 여성의 경우에는 힐이 낄 수도 있었다.

 

의자도 앞뒤가 상당히 좁아 상당히 불편하다. 앞 사람이 조금만 앉은 키가 크면 제대로 관람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그리고 뒷 사람이 의자를 자주 건드리고 바닥을 구를 때면 내 온 몸으로 그 진동이 전해져온다. 문도 무대 오른쪽에만 있어서 중간에 화장실 가기도 쉽지 않았다. 소극장이기에 그러려니 했지만 좀 심하다 싶었다. 그리고 로비도 너무 어두워서

 

 가든씨어터 전경

 

찾아가는 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2번 출구로 나가자마자 다시 유턴을 하면 KFC가 보인다. 그 골목으로 좀 걸어오다가 민들레영토를 끼고 좌회전을 하면 1분도 안되는 거리 왼쪽 편에 가든씨어터가 위치해 있다. 건물 오른쪽 1층에 매표소가 있고 그 뒷편으로 엘리베이터가 있다. 엘리베이터는 크기가 작지만 공연시작 전에는 비교적 어렵지 않게 탑승할 수 있다. 하지만 공연이 끝난 후에는 사람들이 몰려 좀 기다려야 한다. 계단이 다소 위험하여 여자들에게는 좀 시간이 걸리더라도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올 것을 권한다.

 

인근의 공연장들이 8시 전후에 공연이 시작되다보니 KFC 등 매장들이 상당히 붐빈다. 근처 맛집도 많으니 사전에 예약을 하고 6시30분 정도에 약속을 잡으면 식사를 마치고 공연을 즐기기에는 충분해 보인다. 공연이 끝나는 10시 역시 인근 공연장에서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간이라 혜화역이 상당히 복잡하다. 시간이 여유롭다면 차 한 잔을 하고 움직이는 것도 괜찮다.

 

가든씨어터 위치

 

 

마치며

 

예상되는 결말, 뮤지컬 다운 약간의 오버. 그러나 수시로 관객들과 호흡하는 모습, 허를 찌를 유머에서 2시간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특히 공연 시작 전, 한 배우가 나와 사전 무대를 꾸미는데 그 솜씨가 대단하다. 잘 생긴 외모에 뛰어난 언변, 관객을 사로잡는 매력까지 겸비하여 관객들로 하여금 공연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었다. 공연이 끝난 뒤 관객들과 가진 포토타임에서도 시종일관 매너있게 웃어주면서 사진을 찍는 곳마다 바라보며 미소를 지어주었다.

 

대형공연장에서 볼 수 있는 화려함과 압도적인 무대시설은 기대할 수 없었지만 그들의 숨소리, 발소리 하나도 놓치지 않는 소극장만의 또다른 매력을 마음껏 느낄 수 있는 무대였다. 게다가 뮤지컬의 장점인 라이브의 즐거움까지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친절함도 기분이 좋았다. 작은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하나하나 확인하면서 안내해주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다소 의외였던 건 관객들의 반응이었다. 웃음이 저절로 나오는 부분이 여럿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에서도 심하게 반응하는 몇몇 관객들. 마치 예능프로그램의 방청객 알바처럼 유난히 큰 웃음소리와 박수소리는 뮤지컬을 보는 내내 좀 불편했다. 물론 내가 20대 젊은 감각을 따라잡지 못하는 다른 세대라서 그런지도 모르겠으나 공연을 즐기는 차원을 넘어 방해하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전반적으로 만족스런 무대였다. 젊은 커플이 대학로에서 근사한 식사를 하고 같이 마음껏 웃을 수 있는 꽤 괜찮은 대학로 데이트 코스이다. 공연이 끝나면 대학로 멋스런 까페에서 커피 한 잔 나누며 공연 뒷 이야기를 하기에도 적절할 듯 하다. 다만 배우들의 스케줄을 미리 보고 예약을 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너무 잘 생긴 남배우, 아주 예쁜 여배우가 나오는 날에는 서로 다툴 수도 있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공연 후 관객과 함께하는 포토타임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하기에 좋은 뮤지컬 - 뮤지컬 <사랑을 이루어 드립니다> 리뷰

calamis

(http://calamis.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