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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y study/Book Review

아니, 이렇게 깊은 뜻이! - 「이 말은 어디에서 왔을까」(돋을새김) 리뷰

아니, 이렇게 깊은 뜻이!

- 「이 말은 어디에서 왔을까」(돋을새김) 리뷰 -

 

 

카오스, 타이탄, 판도라의 상자, 옴파로스, 아틀라스, 시리얼, 에로티시즘, 모르핀, 미다스의 손……

위에 언급한 모든 단어들은 바로 그리스 로마 신화를 그 어원으로 두고 있다. 이미 알고 있는 단어들도 있지만 '이 단어도?' 하는 것들도 있을 것이다. 그만큼 우리 생활 속에 깊숙하게 자리잡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나온 말들은 정치, 경제는 물론 사회 전 분야에 걸쳐 광범위 하게 퍼져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그렇게 그리스 로마 신화에 근거한 단어들을 한 군데 모아놓을 수는 없을까? 그런 아이디어에서 나온 책이 바로 「이 말은 어디에서 왔을까?」(돋을새김)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다룬 책들은 수백권에 이르지만 이렇게 어원만을 전문적으로 따로 다룬 책은 많지 않다. 그동안 들어왔던 단어들의 어원은 물론 미처 알지 못했던 단어들에 이르기까지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비롯된 많은 단어들, 그리고 그 쓰임새 등을 보기 좋게 모아놓은 책, 「이 말은 어디에서 왔을까?」를 만나본다.

 

「이 말은 어디에서 왔을까」(돋을새김, 권표, 274쪽, 2013)

 

 


 

 

어떤 내용이 담겨있나

 

이 책은 장이나 part의 구분없이 총 46개의 신화를 하나씩 소개하고 있다. 표지와 책등에 보면 '말과 글이 풍성해지는 어원 이야기 ①', '말글풍성 시리즈 ①'이라고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앞으로 시리즈가 계속 출간될 모양이다. 아니나 다를까, 저자는 머리말에서 '말과 글이 풍성해지는 어원 이야기' 시리즈의 첫 관문이라고 언급했고 앞으로 '서양사 편, 성경 편, 중국사 편, 불교 편이 연이어 출간될 예정'이라 밝히고 있다.

 

:: 발칙하고 에로틱한 내용들

표지 제목 위에 보니 '발칙하고 에로틱한 그리스 로마 신화편'이라고 되어 있다. 표지 일러스트 역시 여체가 그려져 있다. 제목도 그에 맞게 에로틱한 것들이 많다. '오입쟁이 제우스', '말리니 더 하고 싶었던 판도라', '섹스 심벌 아프로디테' 등 다소 노골적인 제목들이 눈길을 끈다. 꼭 성적인 내용이 아니더라도 말 그대로 '발칙한' 이야기들이 많다. 조금은 경쾌한 듯 재미있게 풀어나가려는 저자의 의도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출처: YES24.COM)

 

:: 제목 한번 재밌게 지었다

본문을 보니 제목 하나하나가 예사롭지 않다. '화수분을 '득템'한 헤라클레스', '저승 한번 가기 힘들다 스틱스', '내가 제일 잘나가 니케', '도플갱어 전문 배우 모르페우스',  ''자뻑' 나르키소스' 등 어느 것 하나 빼놓지 않고 독특하고 인상적인 제목을 달았다. 독자들이 책을 집어들어 계산대 앞에 내려놓기까지 그 첫 관문은 표지, 그 다음은 목차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이 책은 보다 많은 독자들로 하여금 지갑을 열게 할 것 같다.

 

(출처: YES24.COM)

 

:: 그리스 로마 신화는 이 한 권으로 끝!

신화에서 비롯한 단어와 관용어, 고사성어 등을 본문 앞뒤에 삽입하여 단지 지식적으로만 그리스 로마 신화를 아는 것이 아니라 실생활에서 대화나 글을 쓸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예를 들어, '내가 제일 잘나가 니케'의 경우 제목 바로 아래 '니케 Nike 승리의 여신'이라고 단어의 뜻을 설명해주고 본문이 끝난 후 '결국 승리의 여신은 스토브 리그에서 가장 많은 땀을 흘린 팀에게 찾아왔다.'고 예문을 삽입하였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 아래 '여기서 잠깐!' 코너를 추가하여 이 이름과 관련된 또 다른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다. 여러 모로 독자들로 하여금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습득할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쓴 모습이다.

 

(출처: YES24.COM)

 

:: 부록도 알차다

책의 첫 부분에 '고대 그리스 지도'와 그 '지명에 얽힌 짧은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다. 그리고 본문 뒤에 있는 부록에서는 '신화에서 유래한 행성의 이름', '그리스어·로마어영어 이름 대조표', '올림포스 신들의 관계도'까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한 모든 정보는 총망라한 듯 재미있고 유익한 자료들이 가득하다. 방송국의 퀴즈프로그램에 나가면 신화에 관련된 문제는 거의 틀림없이 다 맞출 수 있을 것 같다.

 

 

(출처: YES24.COM)

 

 

아쉬운 점

 

- 아, 디자인...

표지까지는 무난했다. 목차도 그런대로 괜찮았다. 그런데 본문에 들어오자마자 '태초에 세상은 카오스였다'는 제목처럼 디자인이 '코스모스'가 아닌 '카오스'였다.  워드에서 편집한 듯한 삼각형 모양의 글머리표, 무슨 모양인지 알아보기 힘들 때도 있는 제목 앞에 있는 여러 그림, 핑크색 짙은 배경의 화려한 색감 자랑해주시는 '여기서 잠깐'까지. 조금만, 아주 조금만 더 신경을 썼더라면 흥미진진하고 재미 가득한 이 책이 더 돋보이지 않았을까.

 

(출처: YES24.COM)

 

 
 

마치며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해 속시원한 대답을 해주는 책이다. 저자의 해설도 재미가 가득해서 읽어나가는 것이 지루하지 않다. 특히 신화에서 비롯된 단어와 관용어를 추가로 삽입한 점이나 다양한 부록도 많은 도움이 된다. 한국어예문은 물론 영어예문까지 친절하게 넣어준 것도 보기 좋다. 그리고 어원을 찾아가는 책이니만큼 각 단어마다 영단어를 빼놓지 않고 넣어주는 센스도 잊지 않았다.

 

표지에서 '발칙하고 에로틱한' 내용이라고 밝혔으니 내용이 에로틱한 것은 오히려 당연하다. 그렇게 부담스러운 수준도 아니고 흥미롭게 읽어내려가는 데 도움이 되는 정도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물론 상식으로 단어의 어원을 알고 싶은 청소년들이나 일반 직장인들에게도 도움이 될만한 그런 책이다. 다만 19금 내지는 15금 정도는 해줘야 할 것도 같다. 단어 선택에 있어서 다소 '개방적'인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앞으로 나올 예정이라는 서양사 편, 성경 편, 중국사 편, 불교 편 등도 기대가 된다. 물론 성경 편이나 불교 편에서는 '발칙하고 에로틱한' 내용은 다룰 수 없겠지만 말이다. 다만 '아쉬운 점'에서 이야기했듯이 그땐 디자인적인 면들이 보강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물론 그런 부분들은 내용 외적인 부분이기에 특별히 문제삼을 일은 아니다. 독자의 입장에서 조금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소박한 생각일뿐……

 

(출처: YES24.COM)

 

 

 


 

 

 

아니, 이렇게 깊은 뜻이! - 「이 말은 어디에서 왔을까」(돋을새김) 리뷰

calamis

(http://calamis.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