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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y study/Book Review

사랑에 대한 새로운 시각에 눈뜨다 - 「철학적으로 널 사랑해」(올리비아 가잘레) 리뷰 -

사랑에 대한 새로운 시각에 눈뜨다

- 「철학적으로 널 사랑해」(올리비아 가잘레) 리뷰 -

 

 


철학적으로 널 사랑해

저자
올리비아 가잘레 지음
출판사
레디셋고 | 2013-06-17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철학적으로 널 사랑해》는 삶에서 가장 본질적인 문제를 파악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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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에서 빠지지 않는 주제는 '사랑'이라고 단정지을 수 있다. 남녀간의 사랑, 부모자식간의 사랑처럼 일반적인 사랑은 물론이고 그외 다른 다양한 관계의 사랑이 표현되고 있다. 돈과 권력이 난무하는 어지러운 세상 속에서도 이 '사랑'이라는 것은 반드시 나타난다. 도대체 그 사랑이라는 것이 뭐길래. 이 세상의 그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것일까. 삶과 인생을 말하는 철학자들은 과연 사랑을 무엇이라고 말할까. 

 

철학적으로 널 사랑해」(올리비아 가잘레).

 

이 책의 표지에 '철학자들이 말하는 사랑의 모든 것'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사랑하는 연인과 입 한 번 맞추지 않았을 것만 같은 철학자들이 말하는 사랑은 과연 무엇일까. 소크라테스, 플라톤, 니체, 키에르케고르, 스탕달, 프루스트, 쿤데라, 프로이드 등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존경받고 사랑받는 이들의 사랑에 대한 통찰, 그리고 성공과 실패를 아우르는 사랑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

 

「철학적으로 널 사랑해」(올리비아 가잘레, 김주경 옮김, 400쪽, 2013)

 

 


 

 

어떤 내용이 담겨있나

 

이 책은 크게 '1부 사랑을 말하다'와 '2부 사랑을 배우다'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의 이야기 속에 철학자들이 직간접적으로 언급한 내용들이 인용되어 있다. 철학자들의 이야기인만큼 쉽게 읽어내려가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출처: 교보문고)

 

 

:: 1부 - 사랑을 말하다

1부 '사랑을 말하다'는 유혹, 욕망, 금욕, 결혼, 이혼, 쾌락, 사랑, 섹스 등 사랑과 관련된 8가지 주제에 대해 다룬다. 각 주제마다 부제가 달려 있어서 무엇을 말하려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주제가 주제이니만큼 노골적인 내용도 다루고 있지만 전혀 외설스럽지 않다.

 

유혹 :: 사람을 조종하는 사랑의 묘약
욕망 :: 가릴수록 올라가는 성적 매력
금욕 :: 서유럽에서 쫓겨난 에로스
결혼 :: 사랑이라는 이름의 덫
이혼 :: 새로운 사랑을 부르는 주문
쾌락 :: 매혹적인 사랑의 사냥꾼
사랑 :: 남자와 여자에게 같지만 다른 단어
섹스 :: 행복이라는 신흥 종교의 기본 덕목

 

:: 2부 - 사랑을 배우다

2부 '사랑을 배우다'는 5개의 사랑과 관련된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그 누군가의 상담을 다룬 것은 아니지만 지구상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사랑을 하면서, 또 헤어지면서 한번 쯤 생각해봤을 만한 질문들을 던지고 그에 대한 상당히 심오한 답을 제시한다. 1부의 랑에 대한 주제별 접근 방식과는 또 다른 생각을 하게 만든다.

 

질문1 :: 사랑하는 상대는 우리가 선택하는 것일까?
질문2 :: 왜 우리는 사랑에 열광할까?
질문3 :: 왜 사랑은 고통스러울까?
질문4 :: 사랑이 식는 것을 피할 수는 없을까?
질문5 :: 영원한 사랑을 약속할 수 있을까?

  

 

 

놓치기 아쉬운 문장들

 

"모든 열정은 겉으로는 숭고해 보여도, 그 뿌리는 성적 본능에 있다." _p.21

 

"성관계가 없는 사랑은 별 볼일 없는 것이다. 사랑 없는 성관계는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것이다." _p.

 

"남자들은 언제나 여자의 첫사랑이 되길 원한다. 여기에 그들의 어설픈 자만심이 있다. 반면 여자들은 좀 더 확실한 본능을 갖고 있다. 여자들이 바라는 것은 한 남자의 마지막 사랑이 되는 것이다." _p.182

 

"우리는 조건의 법칙을 조용히 받아들여야만 한다. 우린 늙고, 쇠약해지고, 질병에 걸리는 존재들이다." _p.228

 

"나는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한다. 왜냐하면 당신은 있는 그대로의 당신이기 때문이다." _p.264

 

"죽음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력들이나, 지금이나 미래나,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어떤 피조물이라도 나로부터 당신을, 혹은 당신으로부터 나를 갈라놓을 수 없소." _p.268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결국에는 싫증이 나는 법이다." _p.332

 

"사랑의 본질은 영원토록 사랑하길 바라는 것이지만, 사랑의 실상은 한동안만 사랑하는 것이다." _p.332

 

"우리가 사랑하길 멈출 때, 사랑했던 사람은 이전과 똑같은 사람이건만, 우리에겐 그가 더 이상 똑같은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다. 불가사의한 매력의 베일이 벗겨졌고, 그래서 사랑은 사라져 버렸다." _p.334

 

"많은 경우에 우리는 헤어지는 날이 와야만 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_p.337

 

우리는 행동을 약속할 수는 있지만, 감정은 약속할 수 없다. 감정은 의지에 따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_p.396

 

(출처: 교보문고)

 

 

마치며

 

"보고 싶다 보고 싶다 이런 내가 미워질만큼 ……"

 

지금의 아내와 사정에 의해 헤어졌을 때 이 노래를 부르면서 그렇게도 많이 울었던 기억이 있다. 젋은 시절의 내게 노래 속 사랑의 고백은 모두 다 나를 위한 것 같았고 슬픈 영화나 드라마 속 주인공은 마치 나를 보는 것 같았다. 이처럼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지금까지 살면서 많이 들어왔지만 철학자들이 이렇게 많이 언급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미처 알지 못했던 사랑의 대한 새로운 시각을 깨닫게 된 점은 이 책을 통한 가장 큰 수확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 책의 제목처럼 '철학적으로' 사랑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특히 나이가 있다보니 지극히 '현실적으로' 사랑하게 된다. 아니, 어쩌면 이미 내 안에 '사랑'이라는 단어는 가슴 설레임과 두근거림은 다 빠져버린, 마치 김빠진 콜라와도 같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미 익숙해진 사랑, 그리고 이전에 절대 경험할 수 없었던 자식에 대한 사랑을 내 안에 키워나가고 있다.

 

전화기를 6시간 동안 붙잡고 연인에게 주문처럼 외우던 "사랑해"라는 고백은 이제 아이들의 귀에만 들리게 되었으며 아내로부터는 들을 수도 말할 수도 없게 되었다. 물론 적지 않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서글픈 사랑의 변화 속에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그 '사랑'이라는 핑계로 다른 그 누군가의 사랑을 갈망하며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많은 현대인들의 가슴을 울리고 깊은 깨달음을 전해주는 철학자들의 사랑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단순한 경험으로서의 사랑이 아닌 철학적 지식적 사랑의 단면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이제는 더 이상 '사랑'이라는 단어를 나를 위해 사용할 수 없다는 착각에서 벗어나 이전에 겪어보지 못했던 그 어떤 사랑을 맛볼 수 있게 해주리라는 기대감마저 든다.

 

굳이 밑줄을 긋지 않아도 된다. 좋은 문구를 외울 필요도 없다. 그냥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내 심장 속에 '사랑'을 심어주면 된다. 책 표지에서 받은 유쾌하고 경쾌할 것이라는 느낌은 거의 찾아볼 수 없지만 이슬비를 맞으며 조금씩 젖어가는 옷처럼 사랑이 조금씩 내 안에 스며들게 하면 된다. 책을 읽으면서 늘 느끼는 부분이지만 다시한번 이 책을 통해 책의 위대함을 새삼 깨닫게 된다.

 

(출처: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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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amis

(http://calamis.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