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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ize the day!/영화·공연·전시

미술, 음악, 퍼포먼스의 환상적인 콜라보레이션 - <오리지널 드로잉쇼> 리뷰 -

 미술, 음악, 퍼포먼스의 환상적인 콜라보레이션

- <오리지널 드로잉쇼> 리뷰 -

 

 

 


오리지널 드로잉쇼

장소
경향아트힐
기간
2012.08.15(수) ~ 2013.03.31(일)
가격
R석 50,000원, S석 40,000원

 

 

2007년 김진규 예술감독에 의해서 세계최초로 회화와 미술이라는 소재를 무대 위로 과감하게 끌어들인 <오리지널 드로잉쇼>. 예술감각과 특수효과를 가미하여 '드로잉 넌버벌 퍼포먼스'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냈다. 완성된 그림만 보는 기존의 미술관람이 아닌 그 과정을 다양한 음악과 특수효과를 곁들여 하나의 쇼로 재탄생시켜 어린이에게는 감성지수를 높여주고 성인들에게는 즐거움과 재미를 선사한다. 

 

 

<오리지널 드로잉쇼>(The Drawing Show)

 

 


 

 

어떤 내용이 담겨있나

 

드로잉쇼는 다양한 미술도구들을 활용하여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는 쇼다. 가장 일반적이라 할 수 있는 하얀 종이 위에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수조를 이용하여 멋진 작품을 뽑아내기도 한다. 빛을 이용하여 그림자로 형상화된 911사태를 묘사하기도 하고 말을 탄 나폴레옹의 모습을 짧은 시간에 재현해내는 놀라운 실력을 발휘한다. 대부분 오랜 시간 정성을 기울여 완성해야 할 작품들이 출연진들에 의해 순식간에 완성되는 모습이 탄성을 자아낸다.

 

 

80여분간 진행되는 드로잉쇼에는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관객과의 소통을 시도한다. 레크리에이션을 하는 듯한 시간도, 관객을 무대로 초대해 그림을 그리게 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것들이 한 마디의 말도 하지 않고 몸짓과 표정, 괴기한 소리들로만 채워진다. 전세계 무대를 향한 작품이어서 그런지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보이는 이유도 언어에 대한 장벽이 없기 때문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다지 큰 무대는 아니지만 화려한 조명과 온몸을 울리는 사운드로 출연진들의 환상적인 드로잉쇼를 만끽할 수 있다. 명화, 꽃, 풍경,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 다양한 주제를 여러가지 효과로 표현해낸다. 4명의 출연진들은 때로는 다소 어색하게 서 있는 경우도 있지만 각자의 실력을 무대 위에서 마음껏 뽐내며 관객과 한마음이 되어 멋진 작품들을 만들어낸다. 그렇게 새롭게 개척된 문화영역을 누릴 수 있는 그런 넌버벌퍼포먼스다.

 

 

 

경향아트힐

 

경향아트힐은 서울시 중구 정동에 위치한 경향신문 본사사옥 3층에 위치해 있다. 광화문역과 서대문역 사이에 있으며 서대문역이 조금 더 가깝다. 시청역에서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끝까지 걸어오는 것도 운치있는 저녁시간이 될 수 있다. 다만 아이들과 함께라면 아무래도 승용차를 가져오는 것이 좋다. 주차는 3시간 기준 5,000원을 일괄적으로 받고 있는데 나올 때 보니 주차증을 검사하거나 그러진 않았다. 8시 공연이니 7시쯤 도착해서 자리를 확인하고 근처에서 식사를 한 후 공연을 즐기면 3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경향아트힐 내에도 식당과 커피샾이 있고 반경 50미터 안에도 식당들이 꽤 많이 있다. 덕수궁이나 서대문역 방향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쉽게 식당들을 찾을 수 있다. 경향아트힐 내에 롤링볼뮤지엄과 별난물건박물관, 테디베어뮤지엄 등이 있어서 관람전후로 같이 둘러보는 것도 좋다. 다만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가 없어서 유모차는 사용하기가 어렵다. 장애우를 위한 휠체어 이동장치가 있긴 하지만 사용가능한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장애우라면 미리 확인해보고 가야한다. 특히 건물로 들어가는 곳 대부분이 계단으로 이뤄져 있어서 휠체어 사용이 쉽지 않다.

 

 

 

아쉬운 점들

 

- 관중과의 호흡

오프닝으로 드로잉 쇼를 알리는 멋진 퍼포먼스가 소개된 후 이어서 외계어를 구사하듯 이상한 말로 출연진들이 나타난다. 그러면서 관중석을 오가며 다양한 참여를 유도하는데 알아듣게 말을 하는 것도 아닌 상태에서 보여주는 몸짓도 처음엔 명확하지 않아서 약간 당황스러웠다. 환호성을 지르는 것만 반복해서 시키는데 너무 단순했고 시간을 너무 끄는 느낌마저 들었다.

 

 

그리고 중간에 관중들을 무대로 불러내 그림을 그리게 하는데 무슨 그림을 어떻게 그려야 하는지 아무런 설명도 없이 어떻게 하라는 말조차 없어서 이 역시 당황스러웠다. 마침 딸아이가 선택이 되어 무대로 나갔는데 무엇을 그려야 할지 몰라 미리 그려진 꽃그림을 그렸는데 출연진들이 아무런 반응이 없어서 겸연쩍게 내려와야 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더 그리라고 하거나 박수를 유도해주었다면 용기를 내서 무대로 나간 관객들이 덜 무안했을 것 같다.

 

 

- 아, 캠코더...

관중과 호흡하는 장면부터 캠코더를 이용하여 관객들의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유화페인팅(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유화물감이나 페인트인 듯)을 할 때에도 캠코더로 계속 이곳저곳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화질이 너무 좋지 않아서 색상 구별이 되지 않을 정도였고 노이즈도 있었다. 심지어 중간에는 두 세 차례에 걸쳐서 케이블 불량인지 화면이 아예 끊기기도 했다.

 

프로젝터나 캠코더를 조금만 좋은 제품으로 쓴다면 어두운 곳이기에 유화의 색채감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었을 것이다. 나중에 수조에 있는 것을 판에 찍어보니 너무 아름다운 색상이었는데 캠코더로는 거의 흑백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요즘은 스마트폰만 해도 좋은 화질을 제공하는데 흑백에 가까운 화질을 제공하는 모습은 안타깝기까지 했다. 물론 일부러 유도한 장면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리는 장면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보여주는 데에는 실패한 것 같다.

 

 

 

   

마치며

 

요즘 많은 이들이 그렇듯 블로그를 비롯한 인터넷 검색을 통해 관련 정보를 미리 살펴보고 갔다. 전부터 보고 싶었던 공연이었지만 다소 지루하다는 평도 있어서 기대반 걱정반의 마음으로 관람했다. 그런데 시작부터 강한 임팩트를 주더니 공연 내내 지루하진 않았다. 물론 관객과 호흡하는 장면에서는 왠지 호흡이 덜 되었다. 관객들이 비교적 많은 호응을 해주었지만 그림솜씨에 비해 관객을 휘어잡는 카리스마는 다소 부족한 듯 했다.

 

그러나 짧은 시간에 만들어내는 그들의 손놀림은 말 그대로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였다. 또한 후레쉬를 비롯하여 다양한 도구들이 활용된 점은 높이 살만하다. 음악도 각각의 작품에 잘 어울렸고 조명과 함께 작품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함께 즐기기에 충분했다. 다만 앞에서도 언급했던 캠코더 문제와 관객과 소통하는 부분을 조금 더 보완한다면 <난타> 못지않은 훌륭한 퍼포먼스가 될 것이다.

 

아직 어리지만 그림 그리는 것을 아주 좋아하는 아이들을 데리고 갔더니 1시간이 넘는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잘 집중했다. 공연이 끝나고 나서도 어떤 장면이 재미있었고 무엇이 좋았는지 이야기를 나누면서 갔다. 또한 아내도 재미있었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중국 단체관광객의 모습도 많이 보였고 연인이나 부부, 가족이 함께 온 경우도 있었다. 연령과 계층을 막론하고 새로운 예술의 세계를 즐길 수 있는 괜찮은 공연이다. 특히 아이들에게는 꼭 보여줘야 할 작품이다. 공연 후 포토타임을 진행할 때에도 출연진들이 아주 친절하게 해주니 기념사진을 찍어보길 권한다.

 

 

 

 

 


 

 

 

미술, 음악, 퍼포먼스의 환상적인 콜라보레이션 - <오리지널 드로잉쇼> 리뷰 -

calamis

(http://calamis.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