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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y study/Book Review

나는 과연 얼마나 탄력적인가? - 회복탄력성(김주환) 리뷰

 나는 과연 얼마나 탄력적인가?

- 「회복탄력성(김주환) 리뷰 -

 

 

작년 이맘 때였다. 큰형이 꼭 한 번 읽어보라며 말 그대로 '강추'한 책 한 권이 있다.

 

「회복탄력성」(김주환)

 

'회복탄력성? 과학책인가?? 갑자기 이 책을 왜???'

 

그도 그럴 것이 다소 학적이고 딱딱한 제목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던 「회복탄력성」이란 책. 그래서 1년 여간 쳐다보지도 않았던 것을 이제야 읽게 되었다. '왜 진작에 읽지 않았을까?' 하는 정도는 아니었지만 조금 일찍 읽었더라면 도움이 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은 해본다.

 

「회복탄력성」(김주환, 위즈덤하우스, 299쪽, 2011)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의 외도(?)

 

저자인 김주환 교수는 연세대학교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커뮤니케이션, 소셜미디어, 리더십, 긍정적 정서의 효과 등에 대한 관심이 크다. 그런 그가 마틴 셀리그만 교수와의 만남을 계기로 회복탄력성에 대해 접하게 되었고 그 이후 방송을 통해 본격적으로 이것을 국내에 소개하기 시작했다. 이를 본 사람들이 회복탄력성에 대해 큰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것이  결국 이 책을 쓰게 된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

 

책은 크게 5개의 Part로 나뉘어져 있다. 회복탄력성에 대한 개념과 자신의 회복탄력성을 확인해 볼 수 있는 회복탄력성 지수, 그리고 회복탄력성의 요소인 자기조절능력과 대인관계능력을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회복탄력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이 제시된다. 내용이 생각보다 깊은 편이어서 회복탄력성의 요소에 대한 부분에서는 자칫 딴 길로 가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서의 역량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회복탄력성'이란 과연 무엇인가

 

저자는 첫 장에서 회복탄력성의 정의를 먼저 내리고 책을 시작한다.

 

"회복탄력성은 자신에게 닥치는 온갖 역경과 어려움을 오히려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 힘이다. 성공은 어려움이나 실패가 없는 상태가 아니라 역경과 시련을 극복해낸 상태를 말한다. 떨어져본 사람만이 다시 튀어 올라가야 할 필요성을 절감하듯이 바닥을 쳐본 사람만이 더욱 높게 날아 오를 힘을 갖게 된다. 이것이 바로 회복탄력성의 비밀이다."

 

그랬다. 수많은 책에서 강조하는 고난과 역경을 기회로 삼으라는 말을 한마디로 '회복탄력성'(Resilience)이라는 단어로 정의를 내린 것이다. 그러나 이 단어의 정의를 내리는데에는 수많은 연구와 데이터가 수반되었다. 그래서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하라'고  막연하게 다독이는 것이 아니라 왜 그래야 하고 어떻게 그것을 발달시킬 수 있는지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시련에서 행운으로

 

이 책의 부제는 '시련을 행운으로 바꾸는 유쾌한 비밀'이다. 사람을 낙심하게 만들고 심지어 자살에까지 이르게 하는 것이 바로 인생의 시련이다. 아무리 시련이 있어야 행복이 있다고, 실패 뒤에 성공이 기다린다고들 하지만 정작 고난과 어려움에 처해 있는 사람들에게는 넘을 수 없는 장벽으로 보인다. 그런데 그 시련을 행운으로 바꿀 수 있는 비밀이 있다니, 그것도 힘들다기 보다 유쾌하기까지 한... 

 

하지만 책에 소개된 회복탄력성 지수(KRQ-53 테스트)에서 잠시 멈추어 섰다. 수많은 검증을 통해 개발된 한국형 회복탄력성 지수를 검사하는 동안 느낀 점은 질문이 다소 모호하여 대답하기 힘들었고, 예상되는 결과를 임의로 도출해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53문항이 카테고리의 구분이 없이 연속해 있고 채점 방법도 다소 불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이런 질문지가 우리나라에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 총평

 

시련을 행운으로 바꾸는 유쾌한 비밀을 발견했다 하더라도, 지금 당장 고난을 견디기 힘든 이들에게 큰 위안은 못 될 듯 하다. 가볍고 쉽게 훑어 내려가듯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기 때문이다. 때로는 번역본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이다. 하지만, 뭔가 뜻대로 일이 잘 풀리지 않아 회사 옥상에서 담배를 피워 물고 먼산만 바라보는 이들에게는 다시금 담배불을 끄고 "아자, 아자!"를 외칠 수 있을만한 책이다. '회복탄력성'이라는 다소 생소한 개념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내 것으로 만들기까지의 과정이 조금은 버겁지만 충분히 가능토록 인도해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개를 숙이고 한숨을 입에 달고 다니는 이들에게 한번쯤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생각해보니 내가 그래보여서 큰형이 내게 이 책을 읽어보라고 한 것인가보다.

 

 

* 놓치기 아쉬운 문장들

 

인간관계는 삶의 모든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삶 자체가 만남과 헤어짐의 연속이기에 좋은 인간관계를 맺는 사람은 그만큼 건강하고 강한 삶을 살아가게 된다. - p.156

 

즐거워서 웃는다기보다는 웃기 때문에 즐거운 것이며, 화가 나서 인상 쓴다기보다는 인상 쓰고 화내기 때문에 분노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 p. 187

 

긍정적 정서를 뇌에 유발시키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그냥 웃는 것이다. 웃는 표정을 짓게 되면 뇌는 즐겁고 기분 좋다고 느끼게 되며, 쉽게 긍정적 정서에 돌입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웃음과 관련된 근육이 수축되기만 해도, 뇌는 우리가 웃는다고 판단하고는 긍정적 정서와 관련된 도파민을 분비하게 된다. - p. 188

 

인간(人間)이라는 말에 사이 간(間 = inter, between)이 포함된다는 점에서 인간의 본성에는 인간관계가 이미 전제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좋은 인간이 된다는 것은 좋은 인간관계를 맺는다는 것과 같은 뜻이다. 좋은 사람이 된다는 것은 혼자서 이룰 수 있는 꿈이 아니기 때문이다. - p. 207

 

친구를 얻는 가장 쉬운 방법은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다. 관심을 끌려고 애쓰는 2년보다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보이는 2개월 동안 더 많은 친구를 얻을 수 있다. 배려하고 관심을 표명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 - p. 213

 

무엇보다도 진정한 행복의 핵심은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발휘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을 통해 즐거움과 성취와 보람을 느끼는 것이야말로 진정 행복한 삶이다. 강점을 발휘하는 삶을 통해서 우리는 행복의 기본 수준을 점차 끌어올릴 수 있다. - p. 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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