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n my study/Book Review

- 「탁PD의 여행수다」(탁재형, 전명진) -

 

「탁PD의 여행수다(탁재형, 전명진)

 

 

(출처: 인터파크)

 

 

 


 

 

 

어떤 내용이 담겨 있나

 

여행관련 도서들을 보면 한결같이 꼭 가볼만한 곳, 꼭 먹어야 할 음식, 가장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 등이 단골로 등장한다. 일정에 따른 맞춤식 여행 스케줄도 친절하게 안내해준다. 하지만 이 책은 가까운 친구가 여행을 다녀와서 고생한 이야기, 색다른 경험, 때론 자랑섞인 무용담을 재미지게 엮어 놓았다. 방송내용을 책으로 옮기다 보니 때로는 정말 방송을 듣고 있는 착각을 일으킬 때도 있다. 그 정도로 생생하고 살아있는 내용들이 가득하다. 자세한 목차는 다음과 같다.

 

[목차]

 

Talk 1. 브라질_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놀지어다
Talk 2. 인도_ 충격과 공포에 대응하는 방법
Talk 3. 제주_ 세계 어디에도 없는 곳
Talk 4. 페루_ 나만의 풍경으로 기억되는 여행
Talk 5. 호주_ 사랑하는 사람과 시간을 공유한다는 것
Talk 6. 영국_ 여행할 것인가 VS 머물 것인가
Talk 7. 파키스탄_ 부디 지속 가능한 평화가 그들에게 찾아오기를
Talk 8. 이탈리아_ 폼생폼사, 그 당당한 멋에 빠지다
Talk 9.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_ 제대로 고생 = 제대로 여행
Talk 10. 뉴질랜드_ 즐기려는 자, D.I.Y.를 익혀라

 

 

(출처: 알라딘)

 

 

놓치기 아쉬운 문장들

 

자연이 주는 감동에 대한 여행자의 경탄은 "아!" 한마디면 족하다. 아니, 때론 아무 말도 필요치 않다. _p.17

 

위험의 척도라는 건 어느 나라를 가도 비슷한 것 같아요. 위험하다고 겁을 너무 먹고 가기보다는, 위험하니까 내가 조심하면 된다는 마인드로 가면 어디든 위험하지 않을 것 같아요. _p.074

 

그림이란 건 사진이랑 달라서, 내 인상에 남고 중요한 것들은 부각이 되어서 그려지고, 그렇지 않은 것들은 자연스럽게 내 머릿속에서 필터링이 되죠. 그러다 보니 내가 그때 느낀 감정에 가장 충실한 결과물이 나오는 것 같아요. _p.198

 

언어는 제대로 배웠으면 해요. 왜냐하면 언어를 알았을 때 우리가 가질 수 있는 힘은 굉장히 크거든요. _p.230

 

어떤 나라, 어떤 지역에 대한 꿈과 환상이 있따면, 한번 가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가서 자신의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그 다음에 자신의 생각은 어떤지 깨닫게 되는 여행이 여러분들 앞에 기다리고 있기를 바랍니다. _p.304

 

만만한 여행지 또는 가기 쉬운 여행지도 있지만, 모두들 가지 않는 곳이더라도 '정말 내 일생에서 한 번쯤은 가서 이 나라의 매력을 발견해보고 싶다'라는 측면에서 접근해보시는 것도 굉장히 뜻깊은 일일 것 같아요. _p.354

 

'여기가 얼마나 유명한지 아닌지, 얼마나 대단한 볼거리가 있는지 아닌지는 중요치 않아. 난 여기가 좋고 여기에 필이 꽂혀.' 그래서 거길 가보면 분명 뭔가가 있어요. _p.379

 

국경을 걸어서 넘는다는 것. 이건 굉장한 경험이었어요. 말로 설명하기 힘들 정도의 기분이라서, 넘는 순간 소름이 쫙 돋아었어요. 왜냐하면 평생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거니까. _p.419

 

 

(출처: 인터파크)

 

 

 

마치며

그랜드캐년이 무엇이고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사람은 없다. 요즘엔 인터넷의 발달로 요금이 얼마인지, 로스엔젤레스에서 얼마나 걸리는지, 심지어 가는 길을 사진으로 하나하나 보면서 마치 직접 갔다 온 것 같은 느낌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난 아직도 그랜드캐년 앞에서 느꼈던 자연의 장엄함과 웅장함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그냥 '크다', '멋있다'가 아니라 도저히 형용할 수 없는 그 엄청난 기운이 날 감쌀 때의 그 느낌! 그건 아이맥스 영화로도, 3D 영화로도 느낄 수 없다. 그 자리에 서지 않는 한 말이다.

 

여행은 그런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그런 유명 관광지나 휴양지도 좋지만 정말 그 나라, 그 도시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짧은 시간이라도 체험하며 느낄 수 있는 것이 여행이기도 하다. 케냐에 갔을 때 마사이족들이 사는 소똥으로 만든 움막집을 직접 들어갔을 때의 그 퀘퀘하고 어두운 느낌, 당장이라도 칼을 들이대며 달려들 것만 같았던 그들의 매서운 눈빛, 그러나 친해진 후 이내 곧 천진하게 웃음짓는 그들의 모습과 삶을 보며 참 많은 것을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다.

 

그런 유명한 곳과 더불어 일반 여행으로서는 체험하기 힘든 다양한 이야기들을 한껏 담아낸 책, 바로 탁PD의 여행수다. 이 책은 2만여 명의 청취자들을 매료시켰다는 인기 팟캐스트 <탁PD의 여행수다>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방송된 여행지 가운데 브라질, 인도, 제주, 페루, 호주, 영국, 파키스탄, 이탈리아,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뉴질랜드 등 인상깊었던 10곳을 선별하여, 편안하게 수다를 떨듯 나눈 대화를 글로 옮겼다. '여행계의 갑'이라 일컬어지는 탁재형PD, 사진작가 전명진이 함께했다. 경치좋은 바닷가를 배경으로 하는 휴양지가 아니라, 그랜드캐년과 같은 명소보다 정말 몸으로 '찐하게' 느낄 수 있는 여행기를 소개한다.

 

여행에 대한 유용한 팁도 알려준다. 고산증이 두려운 사람들에게는 아스피린 한 알이 도움이 된다거나 제주도에서는 '관광객들이 가는 식당만 안 가면 된다', '브라질에서는 치안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라'는 등의 정보는 해당 되는 지역을 여행할 때 참고하면 좋은 내용들이다. 파키스탄의 대우버스 이야기는 우리나라에 대한 힘을 다시한번 되새기게 해주었다. 아프가니스탄 인근지역에서 죽을 고비를 넘기고 죽도록 얻어 맞은 일은 어찌 보면 공개하기 어려운 일이었을 수도 있었을 텐데 작가는 아주 유쾌하게 풀어가고 있다. 그런 반전의 유머가 이 책의 매력이다.

 

이 책을 읽고나니 정말 이런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아이들까지 있으니 해외여행이 더 어렵겠지만 그래도 나 자신은 물론, 아이들에게도 정말 유익한 체험을 선물해주고 싶다. 브라질의 카니발 뒤에 숨겨진 노예들의 슬픈 역사, 자동차매니아들의 가슴을 설레게 할 람보르기니와 페라리의 이야기 등 아이들이 조금 더 큰 후에 책과 영상으로만이 아닌 직접 마주침으로 인해 온몸으로 체득할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이 책 재밌다. 더 많은 국가들을 시리즈로 다루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하긴, 10개국에 대한 이야기만으로도 두께가 이 정도인데 전 세계를 다루려면 헉... 아쉬운 건 사진이 조금 더 풍부했으면 어떨까 싶다. 전반적으로 사진이 적은 건 아니었지만 정말 먹고 싶게 만든 음식이야기나 보고 싶어지는 어떤 이야기들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사진을 제시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다.

 

여행사에서 황홀하다고 한껏 자랑하는 그런 여행 말고, 소셜커머스에서 '이런 가격 다시없다!'고 호객행위하는 그런 여행도 말고, 이 책의 저자가 말하는 정말 그런 '재미있는' 여행을 하고 싶어졌다. 물론 목숨을 건 여행까지는 아니지만...

(출처: 알라딘)

 

 

 


 

 

 

- 「탁PD의 여행수다」(탁재형, 전명진) -

calamis

(http://calamis.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