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06

« 2017/06 »

  •  
  •  
  •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프레드릭 배크만, 이은선 옮김, 다산책방)

 



얼마 전에 오베라는 남자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60이 다 된 '오베'라는 남자가 겪는 살아가는 이야기가 재미있게 펼쳐진 소설이다. 이 책의 저자는 프레드릭 배크만. 평범한 일상 속에서 삶의 소소한 모습을 끄집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그런 그가 이제 7살 소녀와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고 나왔다. 이름하여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7살의 나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성숙하고 특이한 성격을 지닌 엘사, 오베 못지 않은 독특한 캐릭터를 가진 엘사의 할머니, 그리고 같은 아파트에 사는 개성 강한 캐릭터의 이웃들과 펼쳐지는 이야기다. 엘사와 친구처럼 지내주며 늘 편을 들어주던 할머니가 어느 날 세상을 떠나면서 엘사에게 남긴 숙제들. 바로 사람들에게 편지를 전달하는 일이다. 비록 작은 일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 일을 통해 같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의 사연이 하나 둘 씩 밝혀지게 된다. 그러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하며 위로하는 일들이 일어난다.


이 책은 전작의 주인공 오베 못지 않은 다양한 캐릭터들이 묘한 조화를 이루며 이야기 전체가 전개되고 있다. 처음에는 엘사와 할머니의 이야기로 시작하다가 같은 아파트에 사는 8가구에 대한 이야기로 전환된다.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던 이웃들이지만 그들의 사정을 이해하게 되면서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이 따뜻하다.



최근 몇 년 사이 우리나라에서는 아파트를 중심으로 층간소음 문제가 심각하다. 말다툼은 기본이고 층간소음 복수를 하는가 하면 폭행과 심지어 살인까지 발생하여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방법으로 제시된 것이 바로 이웃간의 교류다. 바로 앞집에 사는 이웃과도 인사하지 않는 요즘 세태에서 참 어려운 일이지만 서로를 알고 나면 층간소음에 대해 이해하게 되고 배려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실례로 나 역시 오래 전에 친구와 위아래 살았던 적이 있는데 아무리 큰 소음이 나도 아무런 불편을 느끼지 않았다. 오히려 무슨 일이 있는지 더 관심을 가지곤 했다.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는 그런 차원에서 이웃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기도 한다. 가족간의 이야기를 넘어서 이웃과의 소통, 더 나아가 이 세상과의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과 그 이유를 제시하고 있는 듯 하다. 이 책을 읽고나니 소원했던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앞으로 적어도 같은 층에 있는 이웃들과는 웃으며 인사할 수 있는 마음을 먼저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작가 좋은 책은 바로 이처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프레드릭 배크만, 이은선 옮김, 다산책방)

calamis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calamis
  

"The Luminaries"

「루미너리스」(엘리너 캐턴, 김지원 옮김, 다산책방)

 

 

방송을 보다 보면 젊어서부터 자기가 속한 분야에서 세계최고가 된 사람들이 자주 등장한다.

피겨스케이트의 김연아 선수, 리듬체조 손연재 선수, 골프의 리디아고 등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다들 학창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내고 젊은 나이에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최고수들이다.

 

 

여기, 분야는 다소 다르지만 20대에 문학계에서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람이 있다.

바로 루미너리스(The Luminaries)의 캐나다 작가 앨리너 캐턴.

그녀는 28세의 나이에 단 두 작품만에 세계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맨부커상을 수상한 그야말로 천재작가다.

47년 맨부커 역사상 최연소 수상이라고 하니 그녀의 작품이 어떠한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게다가 원서를 기준으로 800페이지가 넘는 분량으로 맨부커 수상작 역사상 가장 긴 작품이라는 타이틀도 가지고 있다.

 

 

앞서 언급한 김연아 선수, 손연재 선수, 리디아고 선수가 출전하는 경기는 금메달을 기대하고 보듯 앨리너 캐턴의 작품은 작품성이며 재미를 보장하고 읽게 된다. 국내에는 1권, 2권으로 총 12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양이지만 독특한 스토리에 금방 빠져들게 된다.

 

 

등장인물부터 예사롭지 않다.

'별', '행성', '육지' 등으로 나누어 소개가 되는 동시에 '관련된 영향력'에 이성, 욕망, 힘, 권위, 속박, 외향성, 내향성 등이 등장인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주요 인물이라 할 수 있는 12명은 황도 12궁을 대표하며 각각 그 성격과 특성이 드러난다. 책 전체를 통해 빅토리안 시대의 골드러시 당시를 12명의 인물, 12개의 별자리를 통해 정교하게 엮어내고 있다.

 

목차 역시 1권에는 한 개의 챕터만 있지만 2권에는 11개의 챕터 등 총 12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전반적으로 전개속도가 빠르며 살인 미스터리가 주는 강렬함과 역사 소설의 품격이 모두 느껴지는 독특한 작품이다. 세계 최고 권위의 문학상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이 책의 큰 흐름은 골드러시 시대의 황금을 좇는 인간의 욕망이다.

황금은 인간의 부를 상징한다.

여기에 천체의 역학관계에 따른 사건전개가 흥미를 자아낸다.

'루미너리스'라는 이 책의 제목 또한 점성술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별인 해와 달을 상징한다.

이 책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책 제목과 등장인물을 비롯하여 전체적으로 치밀하게 계획된 것이다.

신예작가의 작품이라 할 수 있지만 '맨부커 수상작'이라는 타이틀만으로도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The Luminaries"「루미너리스」(엘리너 캐턴, 김지원 옮김, 다산책방)

calamis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calamis
  

나란 남자, 그리고 '오베라는 남자'

오베라는 남자(프레드릭 베크만, 최민우 옮김, 다산책방)

 

 

   。

   。

   。

  

 


오베라는 남자

저자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출판사
다산책방 | 2015-05-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건드리면 폭발하는 오베가 왔다!"전 세계 30개국 판권 수출 ...
가격비교

 

 


 

 

 

어떤 내용이 담겨 있나

 

얼마 전 <장수상회>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까칠하고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괴팍한 이 할아버지의 주변 이야기들이 꽤나 재미있었다.

게다가 전혀 예상치 못한 반전에 한동안 입을 다물지 못했던 기억도 난다.


그런데 그에 못지 않은 까칠남이 등장했다.

바로 '오베라는 남자'다.

'은퇴'를 이야기 해야 할 나이인 59세에 사브를 모는 남자.

BMW 모는 사람과는 상대도 하지 않고 아이패드는 키보드가 없다는 이유로 분노하는 남자.

항상 같은 시간에 일어나 반드시 커피를 내려 마시되 같은 양을 고집하는 남자.

40년 동안 한 집에서 살아왔고 30년 넘게 한 직장에서만 일한 남자.

남들과는 도통 소통하기가 어려운 고집불통인 이 남자.

 

(출처: 인터파크)


그나마 자기를 이해해주고 같이 옆에서 살아 준 한 여자마저 세상을 떠나고 그는 이제 기댈 언덕이 없다.

그래서 마침내 자살을 결심하지만 그나마도 얼토당토 않은 사람들과 이유들로 인해 계속 실패를 하게 된다.

그러면서 드러나는 그의 진면목이랄까, 짜증나는 상황들에 처하자 오히려 사람을 챙겨주기도 하고 40년 지기 웬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등이 인상적이다. 다른 이야기이지만 왠지 나는 자꾸 영화 <장수상회>를 떠올리게 된다. 하긴, 올해 말에 영화로도 만날 수 있다고 하니 어떤 느낌일지 기대가 된다.


살다 보면 까칠하고 가까이 가기 어려운 사람들이 그 속 마음은 그 누구보다도 따뜻하고 배려심이 많은 것을 보게 된다.

어쩌면 그것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몰라서 까칠했던 것은 아닐까.

비록 스웨덴이라는, 우리나라와는 좀 거리가 있어 보이는 곳의 이야기일지라도 어차피 인생은 다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오베라는 남자가 까칠하다 한들 다른 사람들과 그리 많이 다르지 않다는 사실도 새삼 깨닫게 된다.

그리고 나의 삶도...

 

 

 


 

 

 

나란 남자, 그리고 '오베라는 남자'

calamis

(http://calamis.tistory.com)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calamis
  

'효녀', '연인'이 되다

「연인 심청」(방민호, 다산책방)

 

   。

   。

   。

  


연인 심청

저자
방민호 지음
출판사
다산책방 | 2015-01-12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최고의 고전 [심청전] 현대소설로 다시 태어나다! 서울대 국문과...
가격비교

 


 

 


「연인 심청」


왠지 제목에서부터 막장 드라마 느낌이 난다.

내가 알고 있는 <심청전>에서 나오는 남자와 여자는 심학규와 심청이 뿐인데.

그렇다면 혹시?!...

 

 

 (출처: 인터파크)


우리에게 심청이는 그저 '효녀 심청'이었다. 마치 성이 '효녀'고 이름이 '심청'이 인 것 처럼.

그러나 심청이에게도 '효녀'가 아닌 '여자'로서의 모습이 존재했을 것이다.

다만 이야기 속에 언급되지 않았을 뿐,

'효녀'라는 이름에 가려져 있을 뿐.

아버지에 대한 원망을 표현하지 못하고 속으로 삼키며 살아온 그 어린 심청의 심정이 책 속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사랑하는 남자의 청혼에도 답하지 못하고 아버지 때문에 고개를 저어야 했던 그 가슴 아픈 사연도 안타깝다.


이 소설의 저자는 서울대 국문과 교수다.

그는 교수일뿐만 아니라 문학평론가이자 시인으로 활동 중인데 장편소설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고전 「심청전」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심봉사와 심청이는 그대로 둔 채, 여기에 새로운 인물과 새로운 이야기를 추가하여 현대적으로 그려낸 장편소설이다.

한 인터뷰를 보니 그가 이 책을 쓴 이유에 대해 한 마디로 말한 것이 있었다.


"심청만큼 아름다운 여인이 없다. 나는 이 여인을 만인의 연인으로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우리가 보지 못했던 이야기, 그러나 있을 법한 이야기를 이 소설에 풀어냈다.

그러나 무작정 상상에 의존한 것이 아니라 이 한 편의 소설을 쓰기 위해 지난 15년 동안 「심청전」경판본 24장 본을 다 읽었다.

다른 판본들도 살펴보고 채만식, 성현경 선생의 「심청전」도 놓치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이 허무맹랑하지만은 않다.

충분히 공감이 가는 인물들, 내용들이다.


'효녀'에서 '연인'으로 변신한 심청, 그러나 이 제목을 잘 생각해보면 그 대상은 변하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다.

여기에 이 소설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막장드라마와 판타지를 사이에 두고 오가는 듯한 이야기들.

심청, 심봉사, 그리고 윤상, 이 세 사람의 엇갈린 운명들.


그런데 더 재미있는 사실은 이 책을 문자메시지로 완성했다는 사실이다.

스마트폰 장문 메시지 기능을 이용해 2백회를 넘게 이 소설을 이어나간 끝에 초고를 완성했다고 한다.

특이한 컨셉트에 독특한 작업 방식이다.

기존의 고전 「심청전」과 현대적인 요소들이 가미된 현대판 「심청전」 사이를 교묘하게 오가는 소설 「연인 심청」.

독자 성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겠지만 책 표지의 카피처럼 '새로운 국민문학의 출현'이라 할 만한 소설이다.



(출처: 인터파크)

 

 


 

 

 

'효녀', '연인'이 되다 「연인 심청」(방민호, 다산책방)

calamis

(http://calamis.tistory.com)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calamis
  

 

모란꽃이 모랑모랑 피어서

- (박소정, 다산책방) -

 

 


모란꽃이 모랑모랑 피어서

저자
박소정 지음
출판사
다산책방 | 2014-12-0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나는 조선의 조향사입니다... 제2회 퍼플로맨스 대상 수상작"결...
가격비교

   。

   。

   。

 

 

(출처: 인터파크)

 

 

 


 

 

 

어떤 내용이 담겨 있나

 

책을 펼쳐 보기 전까지는 여성 작가가 쓴 수필집이나 시집이라는 막연한 생각만 하고 있었다.

그런데 책 표지를 넘겨 저자 소개를 보는 순간 깜짝 놀랐다.

1992년생의 대학생이라니!


찬찬히 소개글을 읽어보니 제2회 퍼플로맨스 공모전 대상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이 붙어 있었다.

조선 효종 시대 최고의 향장을 꿈꾸는 한 여인과 그녀에게 이끌렸던 두 남자의 운명적인 사랑을 그린 소설이라는 소개도 있다.

자그마치 600여 편의 응모작 가운데 두각을 나타내며 ‘첫 소설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완성도가 높다’는 평을 받았다고 한다.

젊은 작가인만큼 글로는 표현하기가 까다로운 향기의 세계를 감성적이면서도 섬세한 문장으로 흡인력 있게 썼다는 평이다.

특히 역사 로맨스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완전히 탈피한 작품이다.

또한 인생을 모두 바쳐서 무엇인가를 해내고 보이지 않지만 우리의 삶을 아름답고 풍요롭게 해주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 한다.

작가의 연령대에서 나오기 힘든 요소들을 골고루 갖추었다.


고아로 자랐지만 조선 최초의 조향사를 꿈꾸는 주인공 수연.

그녀 안에 숨겨진 탁월한 감각과 재주, 그리고 두 남자와의 운명적인 사랑이 감성적이면서도 차분하게 이어진다.

다른 소설과는 조금 다르게 270쪽 남짓한 분량이지만 30여개의 제목이 붙어 있어서 짧은 단막극을 보는 듯하다.

제목들과 본문을 보면 연륜이 묻어나는 중견작가의 느낌마저 든다.

또한 역사물을 쓰기 위해서는 고증도 필요할 텐데 그런 모든 것을 감안했을 때 작가의 탁월함을 느끼게 된다.



늘어지지 않고 짧게 끊어지는 문장들, '모란이구나'처럼 격식을 갖추지 않아 더 신선한 표현들이 눈에 들어온다.

사투리도 맛깔스럽게 표현해내는가 하면 '동시에 두 사랑을 만나는 법'에서는 마치 당시의 요리책을 보듯 구성했다.

'출퇴근'이나 '교수님' 등 시대를 잠시 잊게 해주는 표현이나 '~요'체는 역사물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주기도 한다.


시대적배경은 조선시대이지만 밝으면서도 현대적감성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느낌이다.

아마도 좀도 연륜이 있는 작가가 같은 내용의 글을 썼다면 조금은 더 무거웠을 것이다.

젊은 작가의 시선이기에 가능했으리라 생각된다.

'향기'라는 주제를 선택한 것과 전반적인 분위기, 흐름이 여성들의 취향에 잘 어울리는 그런 소설이다.

 (출처: 인터파크)

 

 

 


 

 

 

「모란꽃이 모랑모랑 피어서」(박소정, 다산책방)

calamis

(http://calamis.tistory.com)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calamis
  

 

「읽어가겠다」

- (김탁환, 다산책방) -

 

   。

   。

   。

 

 (출처: 인터파크)

 

 

 


 

 

 

어떤 내용이 담겨 있나

 

어린 시절, 극장에서 우연한 기회에 찰리 채플린 주연의 <모던 타임즈>라는 영화를 두 번 보게 되었다. 워낙 유명한 영화였기에, 그리고 내게는 좋은 영화였기에 두 번 봐도 질리거나 지루하지 않았다. 반복하는 걸 싫어하는 나이지만 소설이나 수필 또한 반복해서 읽은 적이 있다. 유안진 교수의 <지란지교를 꿈꾸며>, 황순원의 <소나기>가 그랬다. 이렇듯 좋은 책, 좋은 영화는 두 번 세 번 반복해서 보게 된다.

 

오늘 소개하는 책 「읽어가겠다」(김탁환, 다산책방)는 저자가 적어도 네 번 이상 읽은 스물세 편의 소설에 대한 이야기다. 그만큼 의미가 있는 책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저자 자신이 40권 이상의 장편소설을 펴내 이야기꾼이지만 그만큼, 아니 그 이상 많은 소설을 읽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SBS러브FM <책하고 놀자>에서 소개한 백오십 권이 넘는 책 가운데에서 고른 것이니만큼 잘 알려진 책도, 그렇지 않은 책들도 있다. 그러나 이들 책의 공통된 주제는 '젊음'이다.

 

그런데 이 젊음 또한 아파 보인다. 몇 년 전 전국을 강타했던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말이 떠오른다. 죽음, 외로움, 슬픔이 있는 조금은 무거운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우리가 그 소설들을 읽으면서 자칫 놓치기 쉬운 작가의 시선과 의도를 제대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젊음'이라는 주제를 선택하면서 이러한 이야기를 꺼냈다는 것은, 그것이 더 이상 우리를 지배하지 않도록, 죽음이 아닌 생명을, 외로움이 아닌 함께를, 슬픔이 아닌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려는 것이 아닐까.

 

 <플랜더스의 개>, <연인>, <어린왕자>, <폭풍의 언덕> 등 유명하고 익숙한 제목부터 낯선 제목(다른 독자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에게는)의 책들까지 깊이 있는 해석과 본문 인용 등을 통하여 새로운 만남의 장을 펼쳐준다. 책 날개를 보지 않았다면, 저자의 이름을 모르고 이 책을 펼쳐 들었다면 감수성 풍부한 소녀가 긴 생머리 휘날리면 써내려갔을 법한 부드러운 문체와 단어선택이 가슴 깊이 와닿는다.

 

 

소개된 소설들에 대해서 몰랐던 부분들도 많이 알게 되었다.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은 물론이거니와 청소년들에게도 문학적인 측면에서 도움이 될만한 책이다. 소설을 한 번 읽고 그 내용을 마음 깊이 새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배경과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런 맥락에서 오히려 23권이란 책만 다룬 것이 아쉬워지는 책, 바로 「읽어가겠다」(김탁환, 다산책방)이다.

 

 

(출처: 인터파크)

 

 

놓치기 아쉬운 문장들

 

"가장 아름다운 것이란 사람들로 하여금 즐거움뿐만 아니라 슬픔이나 두려움도 함께 느끼게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_p.018

 

슬픔은 단순히 멀리 두고 극복할 대상이 아닙니다. 슬픔보다 기쁨이 훨씬 좋다고 강조해서도 안 되고, 기쁨에 관한 밝은 책들만 읽혀서도 안 됩니다. 진짜 슬픈 이야기를 가르쳐야 합니다. _p.036

 

나는 글을 쓴다고 생각하면서도 한 번도 글을 쓰지 않았다.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한 번도 사랑하지 않았다. _p.062

 

사람들은 각자 살아가기 위해 자신의 불꽃을 일으켜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야만 합니다. 그 불꽃이 일면서 생기는 연소작용이 영혼을 살찌우지요. _p.094

 

'내 인생에서 얼마나 끔찍한 실수를 저질렀던가.'하고 자책하게 되는 순간들 말입니다. 그럴 때면 누구나 지금과 다른 삶, 어쩌면 내 것이 되었을지도 모를 '더 나은' 삶을 생각하게 되지요. _p.114

 

"지금 이 순간의 우리란 한 소설가의 헛된 환상일 뿐임을 당신도 잘 알잖습니까. 아마도 우리가 절대 내뱉지 않을 말을, 자기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우리더러 지껄이게 하는 소설가 말입니다." _p.219

 

 

(출처: 인터파크)

 

 

 


 

 

 

「읽어가겠다」- (김탁환, 다산책방)

calamis

(http://calamis.tistory.com)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calamis
  

 

「비밀정원」

- (박혜영, 다산책방) -

 

 

   。

   。

   。

 

 

(출처: 인터파크)

 

 

 


 

 

 

어떤 내용이 담겨 있나

 

제주도나 관광지 등에 마련된 '추억의 거리'와 같은 곳에 가보면 1970년대 거리 풍경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간판과 허름한 문짝, 그리고 조잡한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는 작은 가게, 그리고 당시 일반 가정집을 재현해 놓기도 했다. 벽에는 교련복이 걸려있고 석유곤로, 투박한 흑백텔레비전 등이 당당하게 자리를 잡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지금 시대와 비교하여 웃음이 나지만 한편으로 아련한 추억이 떠오르고는 한다.

 

여기 그 시대의 추억들을 생각나게 하는, 그래서 마치 흑백영화나 먼지와 스크래치 가득한 옛날 영화 필름을 보는 듯한 소설 한 편이 있다. 박혜영 작가의 「비밀정원」이다. '제4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과 더불어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황석영 작가는 심사평 제목을 '묘한 빈티지의 매력을 지니고 있는 작품'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 마디로 그러한 상을 받을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다는 말이다.

 

이 소설은 '노관'이라는 삼백 년이나 물려온 봉건시대의 잔재가 그대로인 강원도 강릉 어느 집안의 장원을 배경으로 그 집안 장손인 이요의 성장소설 형식으로 진행된다. 화자인 요의 시각에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으며, 요의 어머니, 독일에서 노관으로 돌아온 율이 삼촌을 비롯한 여러 인물들이 등장한다. 중간에 등장하는 요정 테레사의 편지는 소설 속의 또 다른 일기형식의 소설을 읽는 것마냥 독특하다.

 

이 소설의 도입부는 텔레비전 드라마나 영화의 한 장면이 연상된다. 택시에서 내려 먼지를 일으키고 사라지는 장면, 노관을 묘사하는 섬세한 표현들, 절제된 대사들이 잘 어우러져 운치있게 시작한다. 노관은 아니었지만 그 옛날 가부장적인 외할머니와 외삼촌이 계시던 시골의 정취가 그대로 떠오르기도 한다. 마치 어머니와 손을 잡고 방학이면 찾아가곤 했던 그 옛날 시골집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의 핵심적인 스토리라인 가운데 하나는 바로 어머니와 율이 삼촌의 사랑이야기다. 어쩌면 지금 시대에서는 이해할 수조차 없는 그런 사랑, 그래서 더 안타깝고 가슴을 쳐야 하는 그런 사랑말이다. 시대를 막론하고 결코 빠질 수 없는 우리네 이야기의 주제는 바로 사랑이다. 또한 그 당시로서는 결코 쉽게 볼 수 없는 외국유학까지 다녀왔다는 설정 자체가 독특하고 뭔가 비밀스럽다.

 

'비밀정원'이라는 스릴러나 범죄물 같기도, 판타지나 추리소설 같기도 한 소설. 이루어질 수 없는 비극적인 사랑과 출생의 비밀 등 소위 말하는 막장드라마까지는 아니지만 시대만 달리할 뿐,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다름 없다는 생각도 해본다. 혼불문학상 수상작품이니 믿고 읽는 소설, 주인공이 살아온 시간과 공간을 어느 정도 공유했기에 느껴지는 묘한 공감대, 그래서 느리지만 깊이가 느껴지는 그런 소설이다.

 

 

(출처: 인터파크)

 

 

 


 

 

 

「비밀정원」 - (박혜영, 다산책방)

calamis

(http://calamis.tistory.com)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calamis
  

 

진실인가 착각인가

-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줄리언 반스) -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저자
줄리언 반스 지음
출판사
다산책방 | 2012-03-26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2011 영연방 최고의 문학상 맨부커상 수상작!2011 영연방 ...
가격비교

   。

   。

   。

 

 

(출처: 인터파크)

 

 

 


 

 

 

마치며

 

유학을 하느라 몇 년 동안 미국에서 살았던 적이 있다. 그 시간들은 여전히 내게 독특한 시간으로 남아 있다. 한국에서의 시간들 가운데 단절되어 있었던 시간, 그러나 너무나도 소중하고 행복했던 시간. 혼자라 외로움에 힘겨웠던 기억도, 그러면서도 같은 또래끼리 서로 위로해주며 힘이 되었던 참 소중했던 시간이다. 한국에 돌아온 지 벌써 몇 년이 흘렀지만 의미있는 몇몇 사람들과 행복했던 순간들이 아직도 생각이 난다.

 

그러던 어느 날, 몰래 숨겨두었던 그 날들의 일기장을 펼쳐보게 되었다. 새록새록 기억나는 순간들도 있었지만 '이런 적이 있었나?'라고 할 정도로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는 일들도 많았다. '내가 이 사람을 이렇게 생각했었나?', '어, 이게 아닌데?' 하는 내용들도 보였다. 중고등학교 시절에 썼던 일기장을 들춰 볼 때면 내 일기장이 맞나 싶을 정도다. 그리고 우연히 꺼내보게 된 학창시절 성적표는 내게 충격이었다. 내가 생각했던 나의 모습이 전혀 아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런 기억의 왜곡 속에 살아간다. 시간이 지나면 자신이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고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것들은 삭제한다고도 한다. 나의 행동이, 말 한 마디가 누군가에게, 어떤 상황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었는지 전혀 알지 못한 채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깨닫는 경우도 있다. 정말 그런 적이 여러 번 있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런 일들이 더 자주 일어나는 것 같다. 그 종류와 크기가 좀 다를 뿐, 우리는 이와 같은 일들을 대부분 겪으면서 살아가고 있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줄리언 반스)는 바로 그러한 우리의 착각과 사고의 왜곡, 그리고 인간의 조건과 자유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은 영국의 대표적 작가로 손꼽히는 줄리안 반스가 쓴 스릴러로 영구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맨부커상 2011년도 수상작이기도 하다. 이 상의 심사위원장이었던 스텔라 리밍턴은 당시 시상식장에서 이 책이 읽을 때마다 새로운 깊이를 드러내는 명작이며 영문학의 고전이 될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그러한 말들이 내게도 적용되는지는 아직 미지수다.

 

때마침 얼마 전 KBS <TV, 책을 보다>라는 프로그램에 이 책이 소개되었다. 간단한 줄거리가 만화 형식으로 소개되니 색다른 느낌이었다. 특이한 것은 이 책의 내용을 연애라는 관점에서 접근하여 김지윤 좋은연애연구소 소장이 등장하여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인간의 기억과 그 왜곡, 그리고 그 속에 감춰진 사유를 다루는 깊이 있는 책인데 남녀간의 연애라는 차원에서 다소 가볍게 다룬 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저자인 줄리언 반스는 옥스퍼드대학교에서 현대언어를 전공했으며 1969년부터 1972년까지 [옥스퍼드 영어사전] 증보판을 편찬했다. 그래서인지 언어구사력이 남다르다. 번역이라는 한계를 감안하더라도 느껴지는 깊이가 다르다. 특히 대화체에서 두드러진다. 원문을 기준으로 150페이지 분량의 경장편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저자는 '수많은 독자들이 나에게 책을 다 읽자마자 다시 처음부터 읽었다고 말했다. 고로 나는 이 작품이 삼백 페이지짜리라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여러 사람의 리뷰를 보니 정말 대부분의 사람들이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고 난 후 책을 덮은 것이 아니라 맨 앞으로 되돌아갔다는 말을 많이 했다. 자기계발서나 경제경영서들을 보면 한번 쭉 읽고 마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소설, 특히 추리소설과 같으 장르는 사건의 전말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중간중간 다시 읽어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데 이 소설은 특히 그런 경향이 강하다. 나 역시 이해가 잘 안되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다시 앞으로 가서 확인하는 작업을 거치고야 말았다.

 

이 소설은 주인공인 토니의 관점에서 바라본 이야기다. 그를 둘러싼 인물들 즉, 에이드리언, 베로니카, 그리고 그녀의 어머니와의 관계 등을 통해 현재와 40년 전 과거를 되짚으면서 드러나는 진실들이 독자들을 혼란에 빠트린다. 1부와 2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에서는 학창시절에 같은 반으로 전학 온 에이드리언의과의 만남에서부터 그의 자살까지 과거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2부로 넘어오면서는 40년의 세월이 흘러 노인이 된 주인공 토니 앞으로 배달된 에이드리언의 유품을 받으면서 일어나는 기억의 조각들을 찾아가는 과정이 그려진다. 토니는 에이드리언의 자살과 베로니카와의 만남, 그 모든 과정 속에서 생겨나는 의문들을 풀고자 노력하지만 결국 자신이 무심코 보낸 한 통의 편지가 엄청난 결과들을 가져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역사에 대해 에이드리언이 라그랑주를 인용해 '역사는 부정확한 기억이 불충분한 문서와 만나는 지점에서 빚어지는 확신'이라고 대답하는 장면은 이 책 전반에 흐르는 저자의 생각들을 대변해준다고 볼 수 있다. 허태균 교수의 「가끔은 제정신」이라는 책을 보면 프롤로그에 이런 말이 나온다.

 

인간에게 가장 어려운 것이 무엇일까?

많은 것이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바로 자신이 착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해서 착각하는 것이다.

누구든 자신이 착각하고 있음을 깨닫는 순간,

더 이상 그 착각을 계속하긴 어렵다.

반대로 우리는 자신의 믿음이 착각이라 밝혀질 때까지,

모든 믿음을 진실로 착각하며 살아간다.

 

모든 기억을 100% 온전하게 기억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한 번쯤은 나의 삶을 돌아보고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 책은 나와 직접적으로 상관없는 가상의 그 누군가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지금의 나에게 '아직도 전혀 감을 못 잡는구나, 그렇지? 넌 늘 그랬어, 앞으로도 그럴 거고. 그러니 그냥 포기하고 살지 그래.'라고 말하는 듯 하다. 그리고 정말 그래야만 할 것 같다.

 

(출처: 인터파크)

 

 

 


 

 

 

진실인가 착각인가 -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줄리언 반스) -

calamis

(http://calamis.tistory.com)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calamis
  

 

사랑, 그 끝나지 않은 이야기

-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줄리언 반스) -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저자
줄리언 반스 지음
출판사
다산책방 | 2014-05-20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심장을 도려내는 듯한 상실과 이를 견디게 하는 영원함의 이야기2...
가격비교

 요즘 관심있게 지켜보는 드라마가 하나 있다.

<엔젤아이즈>

어차피 드라마가 뻔하긴 하지만 정말 저런 사랑이 있을까 싶다.

그런 아린 사랑의 이야기가 현실로 일어났고 또 그 이야기를 소설로 승화시킨 책이 나왔다.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줄리언 반스)

 

사랑하는 아내를 뇌종양으로 잃은 작가의 형언할 수 없는 아픔과 그리움이 가득 묻어나는 책.

아프지만 그래서 더 마음 깊이 남는 그 사랑이야기를 만나본다.

 

   。

   。

   。

 

(출처: 인터파크)

 

 

 


 

 

 

어떤 내용이 담겨 있나

 

이 책은 작가 줄리언 반스가 아내에 관해 쓴 유일무이한 '회고록'이자 개인적인 내면을 열어 보인 에세이이다. 또한 동시에 이 작품은 가슴 아픈 러브스토리를 담은 소설이자 19세기 기구 개척자들의 모험담을 담은 짧은 역사서이기도 하다. 이 책에는 성격과 장르가 각각 다른 세 가지 글이 묶여있다. 1부 '비상의 죄'는 19세기 후반에 기구를 타고 하늘에 올랐던 세 실존인물인 영국인 프레드 버나비와 프랑스인 사진가 나다르, 그리고 여배우 사라 베르나르의 비행에 관한 일종의 역사서이자 르포르타주이다. 2부인 '평지에서'는 그 세 사람 중 프레드 버나비와 사라 베르나르의 사랑을 그린 허구적 러브스토리 이다. 3부 '깊이의 상실'은 저자인 줄리언 반스가 1인칭으로 자신의 가장 내밀한 이야기를 털어놓는 자전 에세이다. - 인터파크 도서 '북마스터 소개글' 발췌 -

 

 

(출처: 인터파크)

 

 

놓치기 아쉬운 문장들

 

젊을 시절, 세상은 노골적이게도 섹스를 한 사람과 하지 않은 사람으로 나뉜다. 나중에는 사랑을 아는 사람과 알지 못하는 사람으로 나뉜다. 그 후에도 여전히 마찬가지로 세상은 슬픔을 견뎌낸 사람과 그러지 못한 사람으로 나뉜다. 이런 분류는 절대적인 것이다. 이는 우리가 가로지르는 회귀선이다. _p.110

 

누군가가 죽었다는 사실은 그들이 살아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할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_p.169

 

자연은 너무나 정확해서, 정확히 그럴 가치가 있을 만큼의 고통을 안겨준다는 거예요. 그래서 어떤 면에서 우리는 그 고통을 즐기기도한다고 나는 생각해요.' _p.187

 

(출처: 인터파크)

 

 

 

마치며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언젠가부터 이 시가 마음에 와 닿기 시작했다. 나는 정말 그런 뜨거운 사랑을 해봤는지, 아니, 꼭 그런 사랑이 아니어도 누군가에게 그런 뜨거움을 주었던 기억이나 있는지 말이다. 이 책의 저자는 그런 뜨거움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듯 하다.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난 아내에 관해 일종의 회고록이자 에세이라 할 수 있는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를 펴내 세상사람들에게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의 아내는 2008년 뇌종양으로 죽었다. 그녀는 작가는 아니었으나 '문단의 별'이라는 별명이 있었을 정도로 실력있는 영국의 전설적인 문학 에이전트였다. 그녀가 세상을 떠났을 때, 영국의 시인과 작가는 각각 ‘외모부터 태도와 디테일에 대한 집중력까지 티끌 한 점 찾아볼 수 없었던 사람’, ‘예리한 조언과 열정과 건조한 유머감각과 따뜻한 마음, 그리고 그 미모가 그리워질 것이다’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그러한 세상의 평가가 아니라 한 남자의 여자로서 세상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사랑을 한 여성이었다는 점이다. 그를 사랑한 남자가 바로 이 책의 저자인 줄리언 반스다. 아내의 죽음 이후 5년만에 내놓은 책이라고는 하지만 담담한 어조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이제껏 하나인 적이 없었던 두 가지를 하나로 합쳐보라'는 말로 앞의 두 이야기를 시작하다가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깊이의 상실'에서는 '전에는 함께였던 적이 없는 두 사람을 하나가 되게 해보라'로 바꾸었다. 그리고 앞의 이야기들을 하는가 싶더니 어느 샌가, 30년을 함께해 온 자신의 아내 이야기로 넘어간다. 소설과 에세이가 절묘하게 합쳐진 구성이 독특하다.

 

책을 읽다보니 참 '친절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책을 읽는 데 도움이 될만한 내용들은 해당 페이지 아래쪽에 따로 보충설명을 해두었다. 여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자세하고 정확한 내용전달을 위해 번역에 대한 부연설명도 담고 있다. '6피트 아래로'와 같은 표현은 그대로 살리면서 그것이 무덤을 의미한다는 사실적 정의와 함께 그 표현의 유래까지도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오래 전 노래가사처럼 '사랑하기에 떠난다'는 말이 '웃기는 소리'에서 '그럴 수도 있겠다'는 마음올 바뀌어 가고 있는 지금의 내 나이. 아내를 추억하는 가슴절절한 이야기들에 다소 무거움이 느껴질 수밖에 없지만 사랑이라는 게 어차피 늘 웃음과 행복만 가득한 것은 아니기에, 그런 아픔이 있어야 사랑이기에 공감할 수 있다. 또한 '누군가가 죽었다는 사실은 그들이 살아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할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의 의미를 이 책을 읽고난 후, 고개를 끄덕일 수 있게 되었다. 그런 사랑의 이야기다.

 

(출처: 인터파크)

 

 

 


 

 

 

사랑, 그 끝나지 않은 이야기 -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줄리언 반스) -

calamis

(http://calamis.tistory.com)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calamis
  

 

피아노천재의 성장일기

- 「분더킨트(니콜라이 그로츠니) -

 

 


분더킨트

저자
니콜라이 그로츠니 지음
출판사
다산책방 | 2014-04-0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분더킨트 _ 음악, 문학, 예술계의 조숙한 어린 천재나 신동을 ...
가격비교

 

 요즘 JTBC의 <밀회>라는 드라마가 인기다.

20세의 피아노 천재와 40세의 유부녀의 아슬아슬한 사랑이야기(정확히 말하자면 불륜이지만)를 다루고 있다.

음대와 아트센터 등이 연결되어 있고 주인공이 모두 피아노 전공과 관련이 있다.

그래서 유난히 피아노곡과 클래식 음악들이 드라마 전체를 감싼다.

드라마이기에 시각과 청각을 모두 만족시켜주고 있다.

그런데 드라마가 아닌 책으로 그 피아노의 선율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 있다.

 

「분더킨트(니콜라이 그로츠니)

 

과연, 책으로 듣는 피아노 선율은 어떤 느낌일까?

 

   。

   。

   。

 

(출처: 인터파크)

 

 

 


 

 

 

어떤 내용이 담겨 있나

 

이 책은 불가리아 출신의 파이니스트이자 소설가인 니콜라이 그로츠니의 자전적 소설이다. 그래서인지 책의 목차를 모두 곡명으로 대신하고 있다. 피아니스트 출신의 저자이기에 가능한 제목이 아닌가싶다. 총 2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목차는 다음과 같다.

 

[목차]

 

프롤로그

1장 - 라흐마니노프, [보칼리제]
2장 - 쇼팽, 스케르초 B단조
3장 - 쇼팽, 에튀드 C장조
4장 - 브람스, 인터메초 E♭장조
5장 - 쇼팽, 에튀드 E♭장조
6장 - 쇼팽, 피아노 소나타 2번 B♭단조
7장 - 쇼팽, 발라드 2번 F장조
8장 - 바흐, 바이올린 소나타 4번 C단조
9장 - 쇼팽, 스케르초 3번 C#단조
10장 - 쇼팽, [영웅] 폴로네즈 A♭장조
11장 -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1번 [발트슈타인] C장조
12장 -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3번 [열정] F단조
13장 - 바흐, 바이올린과 하프시코드를 위한 소나타 1번 B단조
14장 - 쇼팽, [화려한 왈츠] A♭장조
15장 - 쇼팽, 에튀드 A♭장조
16장 - 쇼팽, 에튀드 G#단조
17장 - 쇼팽, 즉흥환상곡 C#단조
18장 - 쇼팽, 마주르카 1번 B장조
19장 - 쇼팽, 피아노 소나타 2번 B♭단조 3악장
20장 - 쇼팽, 피아노 소나타 2번 B♭단조 1악장
21장 - 브람스, 발라드 op
22장 - 바흐, 바이올린 소나타 5번 F단조
23장 - 무소륵스키, 닭발 위의 오두막
24장 - 무소륵스키, 지하묘지
25장 - 쇼팽, 에튀드 C단조

옮긴이의 말

 

(출처: 인터파크)

 

 

 

마치며

 

이 책 「분더킨트」 역시 한 천재 피아니스트 소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2년 전인 1980년대 말의 불가리아에 있는 음악영재들을 위한 소피아 음악학교가 그 배경이다. 공산주의와 자본주의가 양립하는 냉전시대 속에서 사춘기를 보내는 천재소년들의 성장기와 그들의 삶을 통해 흐르는 근대사가 소설 전체에 흐르고 있다. 소년들의 성장이야기와 음악의 향연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무엇보다 이 책의 제목이 궁금했다. '분더킨트'라는 말은 음악, 문학, 예술계의 조숙한 어린 천재나 신동을 일컫는 말이다. 이 책에서는 열다섯 살의 콘스탄틴이라는 피아노 신동을 가리킨다. 저자의 분신이라고할 수 있다. 저자 자신이 네 살 때 피아노를 시작했고 열 살에는 국제 피아노콩쿨에 입상한 경력이 있다. 그리고 이제 장편소설로 전 세계를 감동시키고 있으니 그는 말 그대로 '분더킨트'라고 할 수 있다.  

 

각 장은 쇼팽, 베토벤, 바흐, 브람스, 무소록스키 등의 곡 제목으로 되어 있고 장의 시작에는 날짜가 적혀 있다. 화자인 '나'는 바이올리니스트 이리나, 천재 피아니스트 바딤, 삼촌 일리야, 무당벌레 등 주변인물들과의 관계를 통해 성장한다. 한 피아노 천재가 겪어야 하는 정치적, 사회적 소용돌이 속에서의 성장통은 그 어느 시대, 그어느 누구보다도 크다. 냉전체제 속에서의 조국 불가리아의 모순을 담아내는 저자의 자전적 이야기들이 인상적이다.

 

나와 같이 피아노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사람에게 있어서는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 소설이다. 그러나 전공자들은 물론이거니와 어린 시절 피아노 좀 쳐봤다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추억을 돋게 해주는 책이다. 잡지의 인터뷰도 아니고, 제3자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예술가 자신이 써내려가는 자전적 소설이기에 색다른 감동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음악을, 피아노를 사랑한다면, 지금 바로 읽어 볼 필요가 있는 소설이다.

 

(출처: 인터파크)

 

 

 


 

 

 

피아노천재의 성장일기 - 「분더킨트」(니콜라이 그로츠니) -

calamis

(http://calamis.tistory.com)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calamis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