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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심리학자에게 듣는 행복한 노년의 지혜 - 「스키너의 마지막 강의」(B.F.스키너 외) 리뷰 -

 

 


스키너의 마지막 강의

저자
B. F. 스키너 지음
출판사
더퀘스트 | 2013-03-15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심리학의 거장 스키너가 전하는 ‘나이든 나 자신과 친구가 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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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20년이 훨씬 넘어버린 나의 대학신입생 시절을 기억한다. 심리학과라는 다소 독특한 진로를 선택하고 설레이는 마음으로 심리학개론을 듣던 시절. '조건반사'니 뭐니 쏟아져 나오는 낯선 단어들과 씨름하며 보냈던 그 시간들. 그 안에서 느꼈던 미래에 대한 꿈과 새로운 인생의 시작에 대한 두근거림이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그리고 그 가운데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는 한 심리학자의 이름, 바로 스키너(Burrhus Frederic Skinner).

 

사실 그에 대한 지식은 오랜 시간 속에 희미해져 버린 지 오래지만 초보 심리학도였던 나를 꽤나 끈질기게 괴롭혔던 이름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나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사람이지만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그의 이름이 새겨진 책 한 권이 영화 <건축학개론>을 보듯 그때의 내 모습과 묘하게 연결되며 나의 향수를 자극한다. 그래서 이 책만큼은 무조건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고 순식간에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스키너의 마지막 강의」(B.F.스키너 외, 이시형 평역, 더퀘스트, 245페이지, 2013)

 

 

어떤 내용이 담겨있나

 

 

(출처: 인터파크 도서)

 

:: 1장 노년을 생각한다

저자가 이 책을 집필할 당시의 미국의 노년인구에 대한 현황을 자세히 설명하는 것으로 이 장을 시작한다. 더불어 노년이 피할 대상이나 나쁜 것이 아니라 미리 잘 준비만 한다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시간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이어서 2장부터 전개될 이야기들에 대해 짧막하게 요약하여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내용에 대한 설명이라기 보다는 짧은 시나 수필을 보는 듯한 느낌이 더욱 강하다.

 

:: 2장 노년을 미리 준비하라

'노년을 미리 준비하라'는 2장의 제목은 1장의 '노년을 생각한다'의 연장선상에 있다. 본격적인 내용을 소개하기 이전에 다소 긴 머리말 정도로 보는 것이 적당해 보인다. 후반부에 나오는 '우리의 조언을 받아들이는 법'은 이 책에 소개되고 있는 내용들이 명령이나 당위성을 의미한다기 보다는 하나의 바람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명시하여 편안한 마음으로 이 내용들을 받아들일 것을 독자들에게 요청하고 있다.

 

:: 3장 끊임없이 세상과 접촉하라

노년기에 마주치게 되는 여러 불완전성, 즉 신체적인 노화와 기능저하에 대한 설명, 그에 대한 적절한 대처방안들이 소개되고 있다. '시력', '청력', '미각과 후각', '촉감', '균형 유지' 등으로 나누어 노년기에 나타나는 일반적인 증상과 그에 대한 현실적인 방법들이 구체적으로 나열되고 있다. 저자가 심리학자라는 사실은 차치하고서라도 상당히 섬세하고 배려심이 깊게 설명이 되어 있어서 마치 당장이라도 그 상황에 닿아 있는 느낌마저 든다.

 

:: 4장 자신의 지난날과 교류하라

노쇠함을 알리는 가장 뚜렷한 증상인 기억력 감퇴에 대해 몇몇 상황으로 나누어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고유명사를 잊어버리는 경우', '어떻게 말해야 할 것인가를 잊어버리는 경우', '해야 할 일을 잊어버리는 경우', '정해진 시간에 해야 할 일을 잊어버리는 경우', '어디에 물건을 두었는지 잊어버리는 경우', '약속을 잊어버리는 경우' 등의 소주제로 분류하여 다양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 5장 명확하게 생각하라

'정확하게 생가가는 상태가 돼라', '생각을 수집하라', '편안하게 사고하라', '창조적이 돼라', '새로움을 북돋워라', '신중하게 변화를 시도하라' 등 노년기의 '생각'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5장에서는 특히 많은 사례와 예화를 중심으로 독자들로 하여금 이해를 돕고 있다. 물론 초반에 나오는 '로렐과 하디' 등의 이야기가 우리나라의 정서에 맞지 않아 이해하는데 어려움은 있지만...

  

:: 6장 바쁘게 지내라

일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장이다. '일한다는것은 왜 좋은가', '바쁘게 지내는 것을 방해하는 장애물들', '아무런 효과가 없더라도 바쁘게 지내라', '은퇴로부터 은퇴하라', '무엇을 할 것인가' 등 무슨 일이든 하면서 바쁘게 지내는 것이 노년기에는 중요하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특히 갈수록 은퇴시기가 빨라지면서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한 중요성과 그 대책에 대해 구체적인 조언을 해주고 있다.

 

:: 7장 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내라

주거환경을 중심으로 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내는 노하우에 대해 알려준다. '쾌적한 생활공간', '다양함', '성가신 일로부터의 해방', '안전', '인생을 계획하라', '식이요법과 운동', '여가 즐기기', '스릴 있는 게임'에 이르기까지 살면서 느낄 수 있는 여러 즐거움들에 대해 이야기 한다. 공기청정제를 뿌리면 방 안의 불쾌한 냄새를 없애주어 쾌적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는 내용까지 소개될 정도로 현실적인 조언들이 계속 이어진다.

 

:: 8장 사람들과 잘 어울려라

'좋은 친구가 돼라', '당황스러워질 경우를 피하라', '친근한 관계를 유지하라', '젊은이들과 어울려라', '어린이들과 어울려라' 등 주변 사람들과의 친분을 유지하여 노년을 더 행복하고 가치있게 보내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컴퓨터는 물론 스마트폰으로 카카오톡을 주고받는 2013년 대한민국의 현실 속에서 '녹음기를 이용하여 안부와 사연을 녹음한 테이프를 보내는 것'은 다소 낯설기까지 하지만 말이다.

 

:: 9장 기분 좋게 지내는 법

다양한 일들과 연관된 감정들에 대해서는 8장에서 이미 언급했고 6,7장에서도 일부 언급된 바 있지만 그러한 감정들은 방법을 달리함으로써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 감정들 이외의 감정들 즉, '분노', '성애', '공포', '의심', '무력함' 등 노년기에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을 다스리는 방법들에 대해 현실적인 해결방안들을 제시한다. 특히 다루기가 쉽지 않은 성애에 관련된 부분들도 솔직하게 터놓고 이야기 한다.

 

:: 10장 피할 수 없는 마지막 순간

제일 껄끄러운 주제, '죽음'에 대해서 말한다. 피하고 싶은 주제이지만 피할 수 없는 마지막 순간에 대한 이야기이다. 전체적으로 하나의 이야기를 이어서 하고 있고 후반부에 '그 길에서 벗어날 때'라는 소제목만 따로 떼어 다루고 있다. 이 문제에 관한 한 종교나 철학의 문제를 벗어날 수 없기에 그에 대한 이야기, 더불어 생물학적인 부분도 빼놓지 않고 꼼꼼하게 언급하고 있다.

 

:: 11장 노인이라는 배역 맡기

저자는 '몇 가지 실례'에서 노인들의 현실적인 단점들에 대해 숨기지 않고 노골적으로 지적한다. 변덕스럽고 인색하며, 거만하고 지루하며, 요구가 많고 잘난 척해 왔다고 말한다. 지루함에 대해서는 조목조목 다양한 실례를 들어가며 반복설명을 하는 한편 설교하려고 애쓴다고도 표현하고 있다. '요약'에서는 지금까지의 내용들을 요약하는 두 저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 12장 위대한 완성: 노년의 장엄함과 정교함

제목만 봐도 노년에 대한 '장엄함'과 '정교함'을 느낄만 하다. '평정', '현명함', '자유', '품위', '유머감각', '즐거운 노년', '위대한 공연에 보내는 갈채?' 등 소제목들은 더 이상 노년기가 우울함과 쇠약함으로 대변되는 시기가 아닌 제2의 인생을 즐기고 누릴 수 있는, 오히려 인생 최대의 황금기라고 느끼게 해주기에 충분하다. 노년기에 대한 시각을 바꿔줄만한 충분한 주제들이 아닐 수 없다.

 

 

:: 이시형의 파워시니어 노트

각 장 맨 뒤에는 '이시형의 파워시니어 노트'가 수록되어 있다. 해당 본문에 대한 평역자의 견해와 한국적인 상황에서의 재해석이 돋보인다. '헬싱키 역설' 등 다양한 사례와 전문가로서의 깊이 있는 해석은 때론 주객이 전도된 느낌마저 갖게 한다. 수많은 책을 집필한 경험에서 나오는 노련함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게다가 이 책의 핵심주제인 노년기에 해당하는 평역자가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냄으로써 사실감을 더한다.

 

 

  

 

아쉬운 점들

 

- 제목 선정의 아쉬움

'스키너의 마지막 강의'라는 이 책의 제목은 최근 유행하고 있는 세계적 명문대학 교수들의 강의를 책으로 옮겨 출판하는 최근의 흐름에 함께 하는 느낌을 강하게 준다.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아이비리그 3대 명강의라 꼽히는 셀리 케이건의 「죽음이란 무엇인가」 처럼 「스키너의 마지막 강의」는 마치 제목 그대로 스키너의 마지막 강의를 책으로 옮겨 놓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첫 장을 넘기는 순간부터 '어?' 하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심리학이 자체에 대한 이야기나 그것을 바탕으로 한 인생의 이야기들이 그려질 것이라 기대했던 내 생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이 책은 한 마디로 말해 노년기에 속한 사람이나 곧 맞이할 이들을 위한 책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책의 원제 자체가 「Enjoy Old Age」이다. 국내판의 제목과 판이한다. 개인적으로는 차라리 장 끝에 수록되어 있는 '파워시니어 노트'가 더 적절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제목이 아쉽다.

 

- 시대적 빈 틈의 아쉬움

이 책의 저자인 스키너 박사는 1990년, 아흔을 앞둔 나이에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p.11). 더군다나 이 책을 출간한 시기는 1983년이라고 되어 있으니 자그마치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의 이야기인 것이다. 물론 노년기라는 주제를 다룸에 있어서 이러한 시대적 간극은 크게 문제되는 것 같진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30년이 지난 이 시점에 소개된 점은 이 책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분명 아쉬움이 남는다.

 

본문을 보면 노년기를 보내는 생활 속의 노하우 또는 팁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현재의 삶 속에서 주어진 환경을 잘 활용하여 노년기를 보다 재미있고 행복하게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30년 전의 시대적 배경을 오늘날에 적용해야 한다면 무리가 있지 않을까? 더더군다나 현재 노년기를 보내는 사람은 물론 앞으로 노년기를 맞을 이들을 위한 책이라면 그 차이는 두 세대를 건너뛰게 된다. 바로 이점이 현실적인 측면이 특징인 이 책의 단점인 것이다.

 

- 타겟 선정의 아쉬움

이 책의 주 타겟은 현재 노년기에 있거나 앞으로 맞이할 사람들이다. 그래서 노년기를 잘 보내고 또 앞으로 잘 맞이하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 책이 세상에 나오게 된 것이다. 하지만 책을 마지막 장까지 읽어보면 앞으로의 준비라기 보다는 지금 노년기에 있는 이들이 책을 읽다가 책을 잠시 덮고 지금 바로 적용할 수 있을만한 내용들이다. 당장이라도 주변에 있는 어르신들에게 선물해드리고 싶을 정도다.

 

하지만 평역자의 표현대로 '이 책을 전하고 싶었던 대상은 젊은이였다'면 타겟 선정은 잘못된 것이라 생각한다. 인생 선배로서 바르게 살아가는 방법이나 삶의 가치에 대해 심리학자로서 접근하는 내용이었다면 당연히 젊은이들을 타겟으로 하는 것이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큰 흐름면에서나 세세한 부분에서나 아무리 봐도 이 책은 현재 노년기를 보내고 있는 이들을 타겟으로 삼는 것이 적당해 보인다.

 

 

 

마치며

 

저자가 저자이니만큼 심리학 전공자로서 이 책에 대한 기대는 상당히 컸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했던 책은 아니었다. 하지만 세계적 심리학자인 저자의 인생연륜이 묻어난 글 하나하나는 인생을 현실적인 측면에서 다시 생각하게 해주었고 노년기에 대해 준비할 마음을 갖게 해주었다. 저자가, 또한 평역자가 원했던 부분이 이런 것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랬다면 이 책의 출간목적은 달성한 것이라 본다.

 

제목만을 내용과 좀 더 잘 부합되게 정했더라면 혼란을 줄이고 독자들로 하여금 책을 집어드는 데 더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시대적 간극은 '이시형의 파워시니어 노트'를 통해 어느 정도 보완을 하고 있다는 점은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놓쳐선 안 될 부분은 노년기의 생활상과 그 해법을 너무나도 상세하게 소개하는 저자의 시각이다. 어쩌면 그 하나만으로도 이 책의 모든 아쉬움은 조용히 덮을 수도 있을 것이다.

 

 

 

 

최고의 심리학자에게 듣는 행복한 노년의 지혜 - 「스키너의 마지막 강의」(B.F.스키너 외) 리뷰

calamis

(http://calamis.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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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alam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