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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녀 교육의 참 길을 발견하다

- 「아이들이 신에 대해 묻다」(안젤름 그륀, 얀-우베 로게) 리뷰 -

 

 

 


아이들이 신에 대해 묻다

저자
안젤름 그륀 지음
출판사
로도스 | 2012-06-30 출간
카테고리
종교
책소개
아이들의 마음 속에 숨어있는 신을 일깨우는 교육의 길!『아이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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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른 일어나라니까!"

 

오늘 아침에도 유치원에 가야 하는 큰 아이가 늦잠을 자길래 몇 번을 달랬는데도 안일어나자 결국 화를 내고 말았다. 그러지 말아야지 생각하면서도 그게 어디 뜻대로 되는 일인가. 베스트셀러라는 책을 읽어보아도 단지 '그렇게 하지 말라'고 강조할 뿐 그 근원적인 해결방법에 대해서는 제시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아하!" 하는 깨달음보다는 조용히 입을 다문 채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아이들이 신에 대해 묻다」(안젤름 그륀, 얀-우베 로게, 로도스, 223쪽, 2012)

 

 

* 콜라 VS. 녹차

 

뭐랄까, 콜라와 같은 청량음료를 마시고 목젖에 바로 느껴지는 상쾌함이 아니라 따뜻한 녹차 한잔을 마실 때 속이 편안해 지고 마음이 한결 여유로워지는 그런 기분이랄까. 이 책은 내게 그런 여유로움을 전해준다. 아마도 이성적이고 지식적인 것만을 전달하려 한 것이 아니라 우리 영혼과 내면의 영적세계를 터치하기 때문이 아닐까. "정답 3번!"이라고 알려주는 것은 아니지만 책을 읽다 보면 정답이 3번일 수밖에 없는 이유와 그 근원을 마음 깊이 자연스레 깨닫게 된다.

 

그래서인지 본문 내내 강조되는 학적인 설명에서조차 어떠한 근거도 제시하지 않는다. 보통 자기계발서나 육아도서를 보면 실험을 주도한 학자의 이름과 과정, 결과 등이 자세히 설명된다. 그것을 통해 "이래도 내 말을 안 믿을래?"라고 말하듯 자신있는 모습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설명이 있지만 그에 대한 근거가 보이질 않는다. '연구 결과에도 나와 있다'라고 하지만 그 흔한 주석 하나 달려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시된 이야기들에 대해 한치의 의심도 가지 않는다.

 

 

 

* 성직자와 교육자의 그 오묘한 만남

 

이 책은 독일 성 베네딕도회의 뮌스터슈바르자흐 수도원장인 안젤름 그륀과 아동·청소년 전문가인 얀-우베 로게가 이메일로 주고 받은 내용들을 하나로 묶어낸 것이다. 그다지 서로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저자들이 책을 통해 강조하고자 하는 건 부모가 아이를 교육할 때 양심의 가책을 느끼도록 만드는 게 아니라 뭐든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데 있다. 그리고 주로 다루는 개념인 영성에 대해서는 종교적인 신성함에 대한 것이 아닌 영성을 통해 흔히 말하는 교육에 대한 짐을 들어주려는 것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하지만 저자 중 한 명이 성직자이다 보니 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아예 배제하지는 못했다. 그것이 거부감을 가질 정도는 아니지만 아무래도 '영성'이라는 개념 자체가 종교적인 부분이 강하기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리라. 그리고 그것을 자녀의 교육에 적용하자니 다소 애매한 부분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믿음, 소망, 사랑이란 무엇인가', '삶과 죽음에 대한 물음' 등 자녀 교육과 관련하여 다루기에는 너무 깊고 무거운 주제들 역시 조금은 부담스럽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그러한 부담감을 또 다른 저자인 교육자가 잘 받쳐주고 있다.

 

 

 

* 인문학을 담은 자녀 교육 지침서

 

책에는 그 흔한 사진 자료 한 장 찾아볼 수 없다. 6개의 챕터로 분류되어 있지만 그 나눔이 무색할 정도로 한 번에 읽게 된다. 또한 본문 여기저기에 인용된 철학자를 비롯한 성인들의 한 마디 한 마디는 마치 인문학 도서를 읽는 듯한 느낌마저 들게 한다. 일반적인 자녀교육서와 다른 이유다. 그래서일까, 자녀교육 전문가가 핵심을 짚어 주면서 감동받는 것이 아니라 동네 어르신으로부터 인생의 경륜을 통해 나오는 진한 경험담을 편안하게 듣는 느낌이다. 단순히 자녀 교육에 대해 정답을 갈구하는 부모들에게 '효자손'처럼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것이 아니다. 가족을 이야기 하고 성장 과정의 희로애락을 언급함으로써 가려움증의 근원을 찾아서 더 이상 가렵지 않게 해주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어린 아이들부터 사춘기 청소년에 이르기까지 '자녀'라고 말할 수 있는 전연령층을 아우른다. 심지어 부모의 입장을 잘 헤아리고 그들의 마음을 다독여준다. 이래라 저래라가 아니라, 잘했다 못했다가 아니라 부모와 자식간의 그 놀라운 관계성, 그리고 영성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들이 애초에 말하고자 했던 부모들이 느낄 수 있는 '완벽'이라는 압박감과 죄책감으로부터 자유를 만끽할 수 있도록 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그들의 의도는 이 책을 통해 성공적으로 전달되고 있다.   

 

 

 

 

* 총평

 

가끔 보면 책을 읽을 때 머리말이나 들어가는 글을 읽지 않고 본문으로 바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나 또한 처음에는 그랬던 적이 있다. 하지만 내가 직접 책을 쓰면서 머리말에 담긴 의미를 알게 되었고 그것이 얼마나 그 책을 읽는데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그 이후로 머리말을 빼놓지 않고 읽는다. 이 책 역시 들어가는 글에서부터 마음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지막 장을 넘기는 순간까지 그 마음은 유지되었다.

 

너무 지적이거나 학적이지 않으면서도 종교적인 색채를 최대한 절제한 모습이 아름답다. 그래서 자극적이지도, 즉흥적이지도 않은 한 문장 한 문장이 가슴에 녹아든다. 인스턴트나 패스트푸드를 먹는 그 순간엔 좋아도 그 뒤는 왠지 개운하지 않은 것처럼, 그래서 집에서 어머니가 해주는 밥상이 행복한 것처럼 이 책의 단어 하나, 문장 한 줄이 내 마음에 스며든다. 그래서일까, 이 책을 읽고난 후의 그 감동은 그리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 같다.

 

 

 

 * 놓치기 아쉬운 문장들

 

"당신은 아이에게 최선을 다했습니다. 물론 완벽하지 못했을 수도 있죠. 하지만 자책한다고 해서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건 아닙니다. 자책해서도, 그렇다고 자신을 용서해서도 안됩니다. 자신을 믿고, 자신이 뿌린 씨앗이 아이의 마음에서 싹을 틔우게 해달라고 기도하십시오." - pp.8, 9

 

"풀을 잡아당긴다고 해서 더 빨리 자라는 건 아니다." - p.11

 

아이들은 많은 것을 가르치는 스승이다. 부모가 일방적으로 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서 많은 걸 받을 수 있다. 곧 교육은 일방통행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즉흥성과 창의성이 넘치는 상호 교감의 장이다. 그런 의미에서 교육은 분명 영적인 성질을 갖고 있다.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 깃들어 있다는 뜻이다. 그 사실을 깨달으면 혼자가 아니라는 푸근한 느낌이 든다. - p.22

 

자신의 과거를 온전히 받아들인 사람들, 즉 성공한 인생은 물론이고 실패한 인생까지 인정한 사람들만이 남은 삶을 행복하고 여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법이다. - p.31

 

누가 봐도 바람직한 행동을 할 때 아이를 인정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하지만 부모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지 않을 때 아이를 인정하기란 힘든 일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욱더 아이를 인정하는 일이 중요하다. 그리고 교육의 결과가 불확실하다는 사실을 깨달을수록 그렇게 하기가 수월해질 것이다. - p.38

 

완전함을 추구하다 보면 완벽주의에 빠질 수 있다. 하지만 완벽주의는 창의성을 억누르고, 놀라움이 들어설 자리를 없애며, 교육과 가족의 일상에서 기쁨을 제거한다. 완벽주의에 빠진 부모는 자기 비난과 질책에 사로잡히기도 쉽다. 이는 말할 것도 없이 부모 자식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 뻔하다. 압박감에 시달리는 부모는 이를 자식에게 전가하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그 압박감을 고스란히 견딜리 만무하다. 반항할 것이고, 저항할 것이며, 온갖 방법을 동원해 부모의 노력을 좌절시킬 것이다.  - p.41

 

아이들이 원하는 부모는 자신과 자신의 행동을 지지해주는 부모다.  - p.41

 

"내 아이를 다른 아이와 비교하지 말라." - p.43

 

실수를 받아들이면 발전의 기회가 열린다. 실수는 선물이다. 실수를 통해 더 강해질 수 있다. 이를 두고 '실수의 친화성'이라 부른다. 중요한 건 실수에 대한 생각의 전환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실수의 친화성은 삶에 대한 자세를 바꾼다. 문제가 생기면 이를 도전으로 받아들이며, 어려움에 부딪히면 자신감을 키우는 기회로 여긴다. 실수는 자신의 약점뿐 아니라 강점을 가르쳐준다. - p.43, 46

 

부모에게도 영성이 필요하다. 영성을 이끌어낸다는 것은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여 내면에 숨어 있는힘의 원천에 다가단다는 의미다. 많은 이들에게 이 원천은 삶에 영감을 주는 신적인 힘이다. - p.49

 

믿음은 경청에서 출발한다. 아이드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하고, 그들이 중요한 메시지를 보낸다는 사실을 믿어야 한다. - p.61

 

아이들의 생명력을 사랑한다면, 그들과 보내는 시간이야말로 골치 아픈 세상사를 잊을 수 있는 귀한 휴식의 장이 된다. 아이들은 부모에게 노동만을 요구하는 귀찮은 존재가 아니다. 기쁨을 주는 존재이고, 힘을 주는 존재이며, 내 안에 있는 어린아이 같은 생명력과 자유를 상기시키는 존재다. - p.127

 

부모는 항구다. 현실을 탐험하러 떠난 아이가 폭풍이 불거나 괴물을 만나면 언제든지 돌아올 수 있는 항구다. 부모는 아이의 신호를 간파해 적절하게 해석하고 반응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가 위로받고 싶어 할 때는 따뜻하게 안아주어야 한다. 아이가 슬퍼할 때는 달래주어야 한다. 부모는 아이가 외치는 두 가지 목소리를 잘 간파해낼 때 적절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 그것은 바로 '붙잡기'와 '놓아주기'다. 아이는 성장하며 이 두 가지를 요구한다. - pp.134, 135

 

반항기는 아동이 성장할 때 정상적으로 거치는 단계이며, 자율과 자립으로 가는 건강한 과정이다. "싫어"라는 말에는 아이의 자기 의지가 담겨 있다. - p.200

 

아이들은 철학자다. 아이들이 철학할 수 있으려면 공간과 시간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끊임없이 묻지만, 완벽한 대답을 바라지 않는다. 자신의 말에 귀 기울여주고, 관심과 호기심을 나눌 수 있는 어른을 원한다. 그러므로 각자 자기 자신과 의식을 행하고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영성 실천 방법을 택해야 한다. 영성을 실천할 때는 결코 기본 원칙을 잊어서는 안된다. "단순하게 살아라!" - p.223

 

 

 

* 오타리스트

 

  • p.74 아래에서 9째줄: '더 이성' '더 이상'

  • p.89 위에서 2째줄: '안 그랬고' → 문맥상 '안 그랬다고'로 바꾸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 듯

  • p.89 아래에서 7째줄: '신 나는' '신나는'

 

 

자녀 교육의 참 길을 발견하다 - 「아이들이 신에 대해 묻다」(안젤름 그륀, 얀-우베 로게) 리뷰

calamis

(http://calamis.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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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ala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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