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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 묻혀버린 진실

- 「안철수의 두 얼굴」(김경환) 리뷰 -

 

 

오래 전 <두 얼굴의 사나이>이라는 TV드라마가 인기를 끈 적이 있다. 보통 인간과 괴력을 지닌 '헐크'의 두 모습을 한 몸에 지닌 주인공이 겪는 이야기들을 다룬 시리즈물이다. 최근에는 다른 이름의 영화로도 개봉되어 많은 인기를 끌기도 했다. 주인공은 두 개의 서로 다른 존재가 한 몸에 공존하지만 결국 한 사람이다. 다만 상황에 따라서 그에 맞게 바뀔 뿐이다. 보통 사람들도 어떻게 보면 이처럼 모두 다 두 얼굴을 지니고 있다. 때문에 어떤 시각에서 어떤 모습을 바라보느냐가 중요하다. 오늘 소개할 책 안철수의 두 얼굴 역시 대통령후보 안철수의 또 다른 면을 부정적인 시각에서 본 것일 뿐 그본질 자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안철수의 두 얼굴」(김경환, 책비, 247쪽, 2012)

 

 

- 책 벌레의 방대한 자료에서 찾아 낸 안철수

 

보통 '두 얼굴'이라 함은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부정적인 측면을 강조하여 안 좋게 말할 때 사용된다. 오늘 소개하는 책 안철수의 두 얼굴은 안철수 후보의 대선출마 선언 직전에 출간된 것으로 사회적으로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그의 또 다른 얼굴을 보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그리고 그런 안후보를 '맨얼굴을 구분하기 너무 힘든'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머리말부터 책 전반에 흐르는 '안후보 디스'라고 해도 좋을 다양한 내용들과 표현들은 때론 거북하기조차 하다. 물론 같은 시각을 견지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아주 좋은 스트레스 해소가 되겠지만...

 

 

저자는 현재 경영 및 투자 컨설팅 업체의 대표를 맡고 있다(회사이름은 소개되지 않았다). '대학1학년 때 <한겨레>와 <한국일보>에 글을 실은 특이한 경험'이 있다고도 한다. 그리고 '1년에 200여 권의 책을 읽는 독서광'이라는 책의 소개에 걸맞게 책에는 다양한 책의 내용이 인용되었다. 그래서인지 책 말미에 있는 '참고문헌 및 자료'에는 안후보의 저서를 비롯한 수백권에 이르는 책의 목록과 신문 등 다양한 미디어, 방송 및 기타 영상 자료에 대한 제목과 날짜 등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이 책을 집필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문헌을 참고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 저자는 정말 안철수를 알고 있는가?

 

이렇듯 저자의 폭넓은 독서량은 이 책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지만 횟수나 분량면에서 너무 많이 인용하여 산만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안후보의 이야기를 꺼내기 위해 인용된 이야기들이 너무 자세하여 이해하기는 쉬우나 서론이 너무 길어서 무슨 얘기를 하려는 것인지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예화가 사용된 것이 아니라 예화를 소개하고 맨 뒤에 안후보의 이야기를 끼워넣은 느낌마저 든다.

 

또 한가지는 추측에 근거한 내용들이 많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127페이지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강연의 주제와 별 상관이 없는 '직업 만족도 조사'를 계속해서 언급하는 것은 안철수의 무의식의 발로가 아닐까?'

 

저자 스스로가 추측을 하고 있다. 한권의 책을 집필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책에 책임감과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나 역시 몇 권의 책을 집필하면서 내용에 틀린 부분은 없는지, 오타는 없는지 확인에 확인을 거듭한다. 전체적인 내용에 대한 확실한 자신감을 갖는 것은 기본이다.

 

 

예를 들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이야기를 다룬 바보처럼 공부하고 천재처럼 꿈꿔라」(김의식, 명진출판, 2012)의 저자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고향과 충주고 후배다. 또한 반기문 총장의 바로 밑 동생인 반기상과 친구 사이다. 가족이 아닌 다음에야 이 정도로 친분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러기에 이 책은 상당히 사실적이다. 하지만 안철수의 두 얼굴」에는 그러한 살아있는 느낌을 찾을 수가 없다.

 

 

 

- 안철수를 다룬 책에 안철수가 없다

 

심지어 8장 '문제적 인간' 진중권, 안철수의 최악 버전'에는 '안철수'가 없다. 안후보의 정치를 예상하기 위해 참고할 만한 사례들을 살펴보자고 8장 서두에 밝히고는 맨 마지막 줄에 '진중권은 부자 관계가 안 좋은 '안철수의 최악 버전'인 셈이다.'라고 끝을 맺고 있다. 그 외에는 온통 진중권의 이야기뿐이다. 그 이후에 이어지는 부시에 대한 이야기도 다를 바 없다. 이 부분만 본다면 이 책이 무엇을 다루려고 하는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가 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76페이지에 언급된 '가족 관계와 가족사의 압축판, 가족사진'은 안철수 후보의 가족사진 한 장으로 그 일가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손의 위치, 얼굴 표정 하나하나를 통해서 모든 것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책 중간 어디에도 과학적인 근거나 전문가의 견해는 찾아볼 수 없다. 그저 모두 저자의 이야기일 뿐이다. 그래서 내용 자체는 흥미롭고 저자의 견해에 동의하고 싶지만 결국 '신뢰'라는 측면에서는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다. 책의 표지에 있는 '우리는 정말 안철수를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저자는 정말 안철수를 알고 있는가?'라고 물을 수밖에 없다.

 

 

* 총평

 

편견을 가지고 이 책을 보고 싶지 않았다. 저자의 말대로 찬양일색인 다른 책과는 다른 관점과 각도에서 안후보를 바라볼 수 있기를 기대했다. 나는 다른 대선후보의 지지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안철수 후보의 지지자는 더욱 아니기 때문이다. 앞으로 펼쳐질 대선레이스를 지켜보면서 어떤 후보가 진정성이 있는지, 정말 이 나라를 짊어지고 나갈 자질이 있는지 냉정하고도 객관적으로 평가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분명 한 후보의 또 다른 측면을 바라볼 수 있게 해주었다. 그러나 만약에 저자의 의도가 안철수 후보를 평가절하하고 깎아내리려는 데 있다면 전반적으로 실패한 것이 아닌가싶다. 사람들은 보통 이같은 노골적인 공격에 대해서는 사실의 진위여부를 떠나 한걸음 물러서서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책 속에 묻혀버린 진실 - 「안철수의 두 얼굴」(김경환) 리뷰

calamis

(http://calamis.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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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ala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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