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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갈 길 먼 한국 영화 - 영화 <스파이> 관람후기 -

아직 갈 길 먼 한국 영화

- 영화 <스파이> 관람후기 -

 

 

 


스파이 (2013)

6.6
감독
이승준
출연
설경구, 문소리, 다니엘 헤니, 고창석, 한예리
정보
코미디, 액션 | 한국 | 121 분 | 2013-09-05

 

 

설경구, 문소리, 다니엘 헤니 등 초호화 출연진에 예매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영화 <스파이>.

최근 <은밀하게 위대하게>, <감시자들>, <더 테러 라이브> 등의 영화를 보면서 빈틈없는 시나리오와 보다 정교해진 CG, 독특한 소재 등을 다룬 한국영화의 업그레이드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었다. 그 연장선상에서 이번 영화 <스파이>를 기대하며 표를 끊고 들어가 극장 안의 조명이 꺼지기만을 기다렸다.

 

(출처:네이버 영화)

 

- 줄거리

 

영화의 줄거리는 대략 아래와 같다.

 

영국엔 007, 대한민국에는 김철수!
작전은 완벽했다. 그들이 끼어들기 전까지는!

대한민국 최고의 스파이 김철수(설경구). 하지만 마누라 영희(문소리) 앞에만 서면 쩔쩔 매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남편이기도 하다. 아무도 모르게 나랏일을 하는 탓에, 출장을 밥 먹듯이 하는 철수. 하필이면 2세를 만들기 위해 받아 놓은 D-day에 의문의 테러가 발생해, 진상 파악을 위한 태국 출장 명령을 받게 된다. 위험천만한 작전지를 종횡무진하는 철수. 그런데, 그 곳에서 철수의 레이더망에 들어온 건 다름 아닌 마.누.라! 심지어 그녀는 모든 작전지마다 위험하게 잘생긴 의문의 사나이(다니엘 헤니)와 함께 나타나 철수의 애간장을 태운다.
 한편, 남편의 정체를 모르는 스튜어디스 영희는 그런 남편 때문에 폭발 직전! 홧김에 비행 스케줄을 바꿔 태국으로 간다. 그곳에서 우연히 만난 꽃미남 라이언과 달콤한 시간을 보내며 철수의 전화도 받지 않고 핑크빛 환상에 빠지는데…
 국가의 운명이 왔다갔다하는 절체절명의 상황! 의문의 남자 앞에서 마냥 좋아라 하는 영희 때문에 도대체 작전에 집중이 안 되는 철수! 과연 철수는 나라도 지키고, 마누라도 지킬 수 있을까?
 
 대한민국을 빵 터뜨릴 그들의 작전이 시작된다!

 

(출처:네이버 영화)

 

(출처:네이버 영화)

 

- 아쉬움

 

해적에게 납치된 한국인들을 구하는 장면으로 시작된 이 영화는 첫 장면에서부터 영화 전체의 흐름과 수준을 가늠하게 해주었다. 그리고 그 예감은 틀리지 않았고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이르기까지 그대로 이어졌다. <트루 라이즈>(True Lies)의 장면과 상황들이 연상되는 2시간 내내 긴장감을 느낄 수는 없었다. 예상되는 다음 장면, 뻔한 웃음 코드, 어색한 사투리와 수퍼맨의 역할을 하는 주인공의 활약상 등은 유치함마저 느껴졌다.

 

또 한 가지, 정인기의 캐스팅은 좀 아쉽다. 안 그래도 드라마 <7급공무원>에서 맡은 배역이 왠지 어색한 느낌(안내상 역시 잘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었다)이었는데 이번 영화에서도 비슷했다. 정인기는 드라마 <청담동 앨리스>에서 세경의 아버지 역할이 아마도 가장 적합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 대신 <투윅스>, <나인> 등에 출연했던 엄효섭과 같은 인물이 더  잘 어울렸을 것 같다. 솔직히 말하면 설경구의 경우에도 강철중은 잘 어울리지만 황반장이나 철수는 별로였다.

 

물론 예상치 못한 곳에서 튀어나오는 유머, 든든하게 받쳐주는 고창석의 연기, 라미란과 한예리의 예상치 못했던 연기와 강한 인상은 깊이 남았다. 특히 한예리의 북한말 구사능력은 이미 <코리아>에서도 본 것처럼 정말 북한사람처럼 느껴질 정도다. 문소리의 어색한 사투리 연기와는 대조를 이루었다. 사실 문소리의 연기를 기대했는데 코믹연기에 대한 시도는 좋았으나 어느 지방 사투리인지 잘 구별이 되지 않아 좀 실망했다.

 

(출처:네이버 영화)

 

 

- 맺으며

 

영화를 보고 나오는데 사람들의 반응이 좀 싸늘하다. '유치하다'는 말도 들리고 <트루 라이즈> 패러디 내지는 한국어판이라는 표현도 들린다. 전체적인 스토리의 흐름이 그렇고 여러 곳에서 <트루 라이즈>를 연상시키는 장면이 나온다. 어떻게 보면 최근의 한국 영화의 흐름에 기대가 컸던 탓이기도 하다. 스파이 영화라고 해서 화려한 액션과 긴장감을 기대했던 것도 있다. 큰 스케일과 뭔가 짜임새 있고 반전도 기대했었나보다.

 

하지만 제목에 낚이지만 않았다면 2시간 동안 나름 웃을 수 있는 영화다. 잔인한 장면도 욕설이 난무하지도 않는다. 범인이 누구이며 결말이 어떻게 될 지 굳이 머리를 쓸 필요도 없다. 그냥 불사신과도 같은 주인공의 존재를 인정하고 당연한 승리를 즐기면 된다. 20년 가까이 지난 영화 <트루 라이즈>를 즐겼던 관객이라면 지금 보고 있는 장면이 어떤 장면과 매치되는지 추억을 떠올리는 것도 그나마 괜찮은 재미라고 볼 수 있다. 

 

이것저것 다 떠나 한 마디로 추석을 앞둔 시점에서 가족들이나 친구들과 함께 그냥 한바탕 웃을 수 있는 그런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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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amis

(http://calamis.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