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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y study/Book Review

철학적 '분노'에 대한 어려운 이야기들 - 「이제는 제대로 화내고 싶다」(오가와 히토시) 리뷰 -

철학적 '분노'에 대한 어려운 이야기들

- 「이제는 제대로 화내고 싶다」(오가와 히토시) 리뷰 -

 

 


이제는 제대로 화내고 싶다

저자
오가와 히토시 지음
출판사
비전코리아 | 2013-09-16 출간
카테고리
자기계발
책소개
제대로 화내며 살고 싶지만 방법을 몰라 오늘도 화를 참거나 혹은...
가격비교

 

 

희로애락(喜怒哀樂)

우리는 살면서 이 네 가지의 감정을 늘 느끼며 산다. 기쁘고, 화나고, 슬프고, 즐거운 감정들을 표현하고 느끼고 배우고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가운데 유난히 화내는 것에 대해서는 참는 것이 미덕이라고 많이 배운 것 같다. 화를 내는 사람은 참을성이 없고 다혈질이며 곧 후회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에 대해 단호하게 반대하는 한 권의 책이 있다.

 

「이제는 제대로 화내고 싶다」(오가와 히토시).

 

하지만 이 책의 표지에 '철학자들이 알려주는 화의 잠재력'이라는 문구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철학자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해석하는 '화내는 방법'이기에 다소 어렵고 큰 개념으로 접근한다. 이 부분을 먼저 염두에 두고 이 책과 리뷰를 본다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이제는 제대로 화내고 싶다」(오가와 히토시, 이서연 옮김, 비전코리아, 255쪽, 2013)

 

 


 

 

어떤 내용이 담겨있나

 

이 책은 '제1장. 현대인은 왜 화내지 않는가'. '제2장. 화는 왜 행복을 가져오는가'. '제3장. 화는 삶의 원동력이자 무기다'. '제4장. 당당하게 화내라'. '제5장. 제대로 화내는 법을 배워라' 등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본을 비롯한 세계의 철학자들이 자주 등장하는데 그들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팁 형식으로 삽입하여 책을 읽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출처: 교보문고)

 

:: 제1장 현대인은 왜 화내지 않는가

 

건강한 육체에 건전한 화가 깃든다
왜 화만 억압하는가
분노를 억압하면 부자연스러워지는 이유
이웃어른이 아이를 혼내지 않는 시대
화를 내면 뭔가 잃어버린 기분이 드는 까닭은?
두려움 때문에 참는 화
헤겔의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
현대인이 화내지 못하게 된 이유
현실을 도피하는 잘못된 화
세 번 칭찬하고 두 번 꾸지람하라 
유목민처럼 모험하면서 기존 질서에 맞서라
젊은이들은 왜 제대로 화내지 못하는가
화내는 것을 억제하는 종교
트집쟁이 니체 아저씨와 위대한 철학자 니체
‘화는 무조건 참아야 한다’는 정의의 치명적 오류
생각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가
화는 생각하는 계기가 된다
분노는 철학이고 철학은 분노다

 

:: 제2장 화는 왜 행복을 가져오는가

 

4가지로 분류되는 화
피타고라스의 본심은?
미국 건국의 아버지, 제퍼슨의 화
데카르트와 세네카가 분석하는 2가지 유형의 화
개인을 넘어 세상을 바꾸는 위대한 힘을 가진 화
화의 공적사용과 사적사용
바르게 화내면 오히려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인다
당신의 화를 긍정적인 에너지로 바꿔라
화를 무기로 불합리함을 이긴다
화를 낸다고 반드시 공격적이 될 필요는 없다
아폴론형과 디오니소스형 화
금기에 맞설 때 긍정의 화가 솟아난다
화를 억제하지 말고 조절하라

 

:: 제3장 화는 삶의 원동력이자 무기다

 

가장 임팩트가 강한 의사소통 수단, 화
화의 목적 3가지
화는 드라이버나 컴퓨터와 같은 ‘도구’다
화의 에너지로 사람을 끌어당겨라
언성을 높여 호소하기 VS. 논리적으로 호소하기
화의 ‘불길’을 보이고, 논리정연하게 주장을 펴라
문제를 쟁점화하라
정교한 소크라테스와 영리한 헤겔
사르트르와 푸코가 화내는 법
역사를 바꾼 조용한 데모들
동일한 메시지임에도 미디어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이유
화를 위협이 아닌 설득의 도구로 사용하라
문제는 무력감이다
비폭력으로 맞서되 입은 닫지 마라
‘성실하게’ 화내라
화낼 때도 예의가 필요하다

:: 제4장 당당하게 화내라

 

코넬 웨스트, 목숨 걸고 화내다
제대로 화내려면 ‘고요한 용기’가 필요하다
반격을 당한 다음의 절묘한 한 수
인터넷을 적극 활용하라
‘아고라’로서의 인터넷 공간
‘사이버 폭포 효과’란?
부조리를 피하지 말고 받아들여라
플라톤이 생각한 죽음의 의미
위르겐 하버마스의 담론 윤리
화내면 어떤 ‘마음의 투쟁’이 시작되는가
‘궁극의 마이너리티’가 되라
화는 사람을 고립시키지 않는다
고독과 분노는 같은 뿌리에서 나온다
혁명은 ‘위선’에서 시작된다?

 

:: 제5장 제대로 화내는 법을 배워라

 

벤야민의 ‘폭력비판론’
폭력을 이길 수 있는 것은 비폭력뿐
말은 어떻게 사람의 일생을 좌우할 정도로 대단한 힘을 갖게 되었나
하버마스의 3가지 의사소통 원칙
화를 잘 내기 위한 6가지 방법
현대사회의 여러 문제들에 대해 어떻게 화내야 하는가
위험을 방치하는 국가에 대한 분노 / 무책임한 사이비 학자에 대한 분노 / 표현의 자유를 앗아가는 규칙론자들에 대한 분노 / 소수파를 괴롭히는 증세론자에 대한 분노 / 본질을 살피지 않는 추진론자에 대한 분노 / 결단하지 못하는 정치가에 대한 분노 / 생각하지 않는 강경파에 대한 분노 / 인간을 물건처럼 취급하는 재계에 대한 분노 / 이기적인 국수주의자들에 대한 분노 / 쓸모없는 교육을 실시하는 국가에 대한 분노

 

 

(출처: 교보문고)

 

 

 

놓치기 아쉬운 문장들

 

"분노는 종종 도덕과 용기를 위한 무기가 된다." _p.6

 

어떤 화도 100퍼센트 옳거나 틀리지는 않다. 어떤 화든 그 나름으로 의미가 있고 가치가 있다. 그러므로 이 사회에 대한 당신의 화를 당당하게 표현해도 된다. 아니, 그래야 한다. _p.11

 

화만 특별하지는 않다. 우리는 어떤 감정도 억누르지 말아야 한다. _p.21

 

"소중한 아이일수록 다섯 번 가르치면 세 번은 칭찬하고 두 번은 지적하고 꾸지람해서 훌륭한 사람으로 키워라." _p.44

 

인간은 화내는 동물이다. 따라서 화내는 행위는 자연스럽다. 중요한 것은 분노를 제거하는 일이 아니라 바르게 화내는 일이어야 한다. _p.58

 

나는 오히려 감정이 드러나는지와 문제 해결로 이어지는지의 2가지 지표에 근거하여 화를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식으로 새롭게 분류해보면 ①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문제해결로 이끌지도 못하는 화 ② 감정을 드러내지는 않지만 문제해결로 이끄는 화 ③ 감정을 드러내지만 문제 해결로 이끌지 못하는 화 ④ 감정을 드러내고 문제 해결로도 이끄는 화의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_p.70

 

"화는 무모함으로 시작되고 후회로 끝난다." _p.73

 

"화가 나면 무슨 말이나 행동을 하기 전에 열까지 세라. 그래도 화가 가라앉지 않으면 백까지 세라. 그래도 안 되면 천까지 세라." _p.74

 

"화가 나서 흥분하는 사람은 화가 나서 위축되는 사람보다 무섭지 않다." _p.75

 

"친구란 당신에 대해 전부 알고 있고, 그런데도 당신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_p.89

 

 

상대가 화내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따라서 우선 그 이유를 찾아보는 것이 좋다. 다른 사람의 고유성을 인정하고 그를 승인하는 것이다. 자신을 정당화하려고만 하면 오히려 문제 해결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타자를 승인하면 자신도 승인받는 길이 열린다. 다행히도 이는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 일단 상대가 하는 말을 진지하게 들어주기만 하면 된다. _p.212

 

화내는 일은 곧 유쾌하게 살아가는 일이 된다. 그리고 이는 신기하게도 소크라테스 이래로 많은 철학자들이 유구한 역사 속에서 추구해 온 철학의 목적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화는 철학과 같은 목적을 공유한다고  할 수 있다. _p.248

 

 

(출처: 교보문고)

 

 

마치며

 

이 책의 저자는 일본인 철학자이다. 회사원, 프리랜서, 공무원 등을 지낸 다소 독특한 이력을 자랑하는 저자는 철학자로서의 지식을 맘껏 뽐낸다. 일본인으로서 일본인을 바라보는 시각을 솔직하게 기술한 점도 인상적이다. 일본의 정치, 문화 등 많은 분야에서 일본과 일본인의 특성에 대해서 있는 그대로 말하고 있다. 하지만 '분노'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는만큼 그 내용이 다소 비판적인 것은 어쩔 수 없을 것 같다.

 

그런데 그 비판적인 흐름이 다소 지나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예를 들어, 스마나사라의 저서 「화를 다스리면 인생이 달라진다」와 고이케 류노스케의 「화내지 않는 연습」을 정면으로 공격하고 있다. 우리나라와는 거리가 있는 내용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어찌보면 불교에 대한 반박이 될 수도 있어서 다소 조심스럽다. 종교적인 측면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접근하지만 '분노'라는 주제에 들어가면 다소 그 강도가 강해진다.

 

한국의 독자로서 이 책은 사실 큰 메리트는 없어 보인다. 아마도 이 책을 집어 든 독자라면 일상생활 속에서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잘 화내는 방법'을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나부터가 그랬다. 하지만 이 책은 어떤 자기계발서의 측면보다는 철학적이고 관념적인 내용이 주를 이룬다. 책 중간중간에 삽입된 인물들에 대한 간단한 소개페이지에서도 이 책이 다소 어려운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데카르트, 니체, 소크라테스가 자주 등장하는데 '분노는 곧 철학이다'라는 말이 그 모든 것을 대변해주는 듯 하다.

 

화를 잘 내야 하는 것도 위험을 방치하는 국가, 무책임한 사이비 학자, 결단하지 못하는 정치가에 대한 분노 등 '현대사회의 여러 문제들에 대해 어떻게 화내야 하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너무 어렵다. 난 그저 자녀들에게 제대로 화를 내서 교육적인 측면도 고려하고 사랑이라는 것도 놓치지 않는 방법을 배우고 싶었다. 배우자와의 갈등을 지혜롭게 해결할 수 있는 화내는 방법을 알고 싶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너무 깊다. 그래서 화가 나려고 한다.

  

(출처: 교보문고)

 

 

 


 

 

 

철학적 '분노'에 대한 어려운 이야기들 - 「이제는 제대로 화내고 싶다」(오가와 히토시) 리뷰 -

calamis

(http://calamis.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