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즐기는 분수쇼
주말이면 아이들을 데리고 자전거를 탄다. 주로 뚝섬유원지에 가서 인라인도 태워주고 놀이터에서 마음껏 뛰어놀게 한다. 둘째 아이는 아직 두발자전거를 타지 못해서 보조바퀴가 달려있는 조그만 자전거를 타고 30분 가까이 가야 한다. 혼자 가면 10분 정도 거리인데 아이들을 지켜봐야 하니 어쩔 수 없다. 특히 여름이라 뜨거운 땡볕에 오래 가는 길이 쉽지만은 않다.
그런데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뚝섬에 분수쇼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시간을 확인하고 5시에 맞춰 아이들을 데리고 이것저것 챙겨서 가져갔다. 확인해보니 낮에는 아이들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분수쇼였고 밤에는 조명을 이용하여 멋진 분수쇼가 펼쳐진다. 그렇다고해서 분수쇼가 특별히 다른 것은 없다. 다만 밤에는 조명이 바닥에서 켜지기 때문에 볼거리가 더 많다는 것.
미국에 있을 때 운전을 해서 라스베가스에 찾아가곤 했다. 도박은 못하고 거리를 다니면서 구경하고 테마에 따른 호텔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곳을 들라면 단연 벨라지오 호텔의 분수쇼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음악과 함께 하늘 높이 솟아오르는 분수쇼는 가는 이들의 발걸음을 잡아두기에 충분하다. 그 규모와 아름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황홀하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몇 곡을 들으며 분수쇼를 감상했는지 모른다.
뚝섬 음악분수쇼는 규모면에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작은 규모에 비해 상당히 볼만했다. 특히 야간에는 조명과 잘 어울리는 분수쇼를 보여준다. 낮에는 아이들이 더위를 피해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영장도 좋지만 옷을 입은 채로 바닥에서 쏘아올리는 강한 물줄기를 몸으로 맞는 것은 아이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이다. 어른인 나도 들어가고 싶은 욕심이 생길 정도였다.
하지만 아쉬움은 있다. 낮에는 괜찮지만 야간에는 아이들이 분수대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고 분수쇼 시작 전에 안내방송이 나오고 표지판에도 분명히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그 안에 들어가 물놀이를 즐겼고 부모들도 그 누구 하나 제재하는 이들이 없었다. 아이들이 재미있게 놀겠다는데 말리고 싶은 마음은 없다. 하지만 분명 야간에는 물놀이를 할 수가 없다. 우리 아이들은 쟤네들은 들어가는데 왜 우리는 못 들어가냐며 속상해하기도 했다.
그냥 융통성 있게들여보낼까 하다가 그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 경찰들이 와서 호루라기를 불며 나가라고 하지만 그때 뿐이다. 야간에는 물줄기 하나하나가 조명과 어우러져 멋진 모습을 연출한다. 그런데 아이들이 구멍을 막고 흩으면서 장관은 망가진다. 관리자들 역시 이런 상황을 알텐데 그냥 내버려둔다. 허락하려면 안내방송을 하지 말고 표지판에 쓰지 말거나 해야 하지 않을까.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분명 아쉬움은 남는다.
뚝섬유원지는 그 규모가 상당히 크다. 수영장, 스케이트보드 및 인라인스케이트장, 축구장을 비롯하여 농구장, 캠핑장과 큰 놀이터가 2곳 있다. 분수대는 수영장 옆에 위치해 있다. 거리상으로는 뚝섬수영장 앞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세우는 것이 가장 좋다. 일요일에는 주차요금을 받지 않는다. 주차공간이 없으면 좀 지나서 축구장 인근으로 가면 자리가 있을 수 있다.
음악분수는 비수기와 성수기로 나눠서 가동(운영)시간이 달라진다. 주말에는 더 자주 가동한다. 자세한 가동시간은 아래 사진을 참고(2014년 7월13일 촬영)하면 된다. 아이들이 갈아입을 수 있는 여벌 옷과 큰 수건을 준비해야 한다. 아니면 아무리 더운 여름날이라 하더라도 감기에 걸릴 수 있다. 물줄기가 상당히 세고 차서 둘째 아이는 춥다며 중간에 나오기도 했다. 그리고 아이들이 다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몇 가지 주의만 한다면 아이들에게 수영장에서 맛볼 수 없는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다. 굳이 아이들이 아니더라도 연인끼리 백허그를 하면서 분위기를 잡기에 최고인 곧 가운데 하나다.
함께 즐기는 분수쇼 - 뚝섬 음악분수대 -
cala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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