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와 학습이 함께한다
초등학교 시절, 장항선 완행열차를 타고 시골 할머니댁에 놀러간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기차역에 내려 버스도 없어서 택시를 타고 들어가야만 했던 그 시골길. 아침에 눈을 떠 방문을 열면, 넓은 들판에 구름 사이로 햇빛이 내리 쬐던 그 광경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지금도 어머님이 시골(사실 시골이라 하기엔 너무 현대화 되어 있지만...)에 계셔서 한 달에 한 번 정도 내려가지만 그 때의 시골 느낌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그런 어린시절의 추억을 돋게 하는 좋은 체험프로그램이 있다.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아이들에게는 거의 접해보지 못한 시골의 느낌을 그대로 전달해주는 양평농촌체험마을이 바로 그것이다. 모꼬지마을, 수미마을, 여물리체험마을, 숲속의명품마을, 산천잔치마을 등 양평군 내 농촌체험마을 17개에서 8월31일까지 진행되는 양평농촌체험마을은 물놀이체험 위주로 펼쳐진다.
올해 여름휴가는 1주일 동안 하루에 하나씩 다양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그 가운데 주말인 토요일에 양평농촌체험마을에 다녀오기로 했다. 모꼬지마을이다. 주요 일정을 보면 감자, 옥수수 등 농산물수확체험, 맨손으로 송어잡기체험, 달팽이 관찰체험, 점심식사, 서바이벌 사격체험 및 ATV 타기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오후 체험 장소로 이동할 때에는 트랙터 마차를 타고 이동하며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구체적인 하루 일정을 사진과 함께 만나보자.
[모꼬지마을 체험 개요]
- 체험마을 : 조현리 모꼬지 체험마을
- 위치 :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조현리 260-9(중원로 76)
- 소요시간 : 약 5시간(오전 9시30분 ~ 오후 3시)
- 연락처 : 031-774-5427
- 비용 : 25,000원(성인, 소인 동일)
- 준비물 : 여벌 옷, 수건, 돗자리, 물놀이신발, 썬크림, 모자 등
- 블로그 : http://blog.naver.com/yp_nadri
- 홈페이지 : http://www.ypnadri.com
양평군은 서울에서도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다. 물론 강서구, 서대문구 방면이라면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다. 특히 주말에는 진입로가 한정되어 있다보니 정체가 장난이 아니다. 지난 주말의 경우 여름휴가기간과 맞물려서인지 1시간 20분 정도 걸릴 거리를 3시간만에야 간신히 도착할 수 있었다. 특히 팔당대교 인근의 교통정체가 극심하다. 체험시작시간이 9시 30분인 점을 감안한다면 7시 30분 정도에는 출발해야 제 시간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다.
모꼬지 체험마을에는 입구에 송어잡이체험을 할 수 있는 장소와 오른쪽에 물놀이장이 있다. 물놀이장은 따로 수영장처럼 만든 것은 아니고 개울을 놀기 좋게 파라솔을 설치한 정도다. 조현리 체험마을이 시작되는 곳은 일종의 캠핑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캠핑장은 조현리 모꼬지 체험마을과는 별개로 운영되고 있다. 조현리 모꼬지 체험마을은 이 캠핑장 안에서 시작된다. 체험마을 신청자는 입장료를 따로 받지 않는다. 체험도 비용에 모두 포함되어 있다. 차 역시 캠핑장 안에 세울 수 있다. 이 곳에 도착하면 먼저 체험마을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캠핑장은 입장료를 개인별로 각각 지불해야 하며 텐트를 칠 수 있는 캠핑장 사용료를 따로 내야 한다. 그늘막이나 평상 등의 경우 추가요금을 지불하면 사용이 가능하다. 조현리 체험마을을 체험하지 않고 캠핑장만 따로 이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럴 경우 달팽이 관찰 체험, 송어잡기 체험 등 체험마을의 프로그램을 이용할 시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 농산물수확체험
본격적인 체험프로그램 첫 번째로 농산물수확체험을 한다. 감자나 옥수수 등 시기별로 농산물 한 가지를 수확하는 체험프로그램이다. 우리는 옥수수 따기를 했다. 옥수수 잎이 얼마나 날카롭고 위험한지 처음 알았다. 그리고 아래로 확 꺾으면 쉽게 따지는 옥수수가 신기하기도 했다. 아이들도 어렵지 않게 따면서 재미있어 했다. 옥수수 따기체험은 캠핑장 안쪽 편에 있는 옥수수밭에서 이뤄졌다. 일인당 그물망 한 개씩을 주는데 그 안에 자기가 딴 것을 담아 올 수 있다. 그 가운데 반은 가져가고 나머지 반은 체험마을 진행자가 모아서 간식으로 제공한다. 보통 옥수수를 삶을 때 신화당 같은 것을 넣는데 이 옥수수는 그냥 삶기만 해도 단맛이 강하게 나서 맛있다. 시골에 살지 않으면 맛볼 수 없는 시간이며 맛이다.
- 맨손으로 송어잡기체험
송어잡기는 웅덩이를 따로 만들어 아이들이 위험하지 않고 재미있게 송어잡이를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송어잡이가 끝나면 바로 이어서 미꾸라지잡기체험도 할 수 있다. 처음에는 무서워서 안 하던 아이들도 주변 아이들을 보면서 자신감이 붙자 신나하면서 송어와 미꾸라지잡기에 여념이 없었다. 체험장은 작은 규모였지만 아이들이 즐기기에는 괜찮아 보였다. 잡은 송어는 오후 간식 시간에 조림으로 제공된다. 전에는 송어구이나 송어회로 원하는 요리를 해주었는데 아무래도 아이들이 많다보니 아이들 입맛에 맞는 조림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따뜻한 밥 한술이 생각날 정도로 맛있는 조림이었다.
- 달팽이 관찰체험
캠핑장 안에는 달팽이 체험관이 있다. 식용 달팽이 여러 종류를 진열해놓고 설명을 듣고 직접 만져보는 체험시간이다. 달팽이의 모든 것을 들으면서 공부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직접 보고 만지면서 하는 체험이라 아이들이 무척 좋아했다. 어른들도 재미있어 하는 표정이다. 특히 얼굴에 달팽이를 붙이면 착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데 일본에서는 이런 현상을 이용하여 마사지를 한다고도 한다. 그 비용이 30만원에 이르는데 그 효과가 아주 좋다고 한다. 아내가 한번 달팽이를 얼굴에 붙여봤는데 나중에 보니 피부가 매끄럽고 좋아졌다고 한다.
퀴즈를 맞추면 달팽이도 선물로 준다. 달팽이 껍질로 만든 피리도 판매하는데 제시간에 도착한 아이들에게는 선물로 주기도 한다. 우리 아이들은 선물로 한 마리를 받았다. 추가적으로 달팽이와 달팽이집, 톱밥 등을 구입할 수 있다. 아이들은 그 이후로 달팽이에게 이름도 주어주면서 먹이를 챙겨주는 등 아주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설명을 해주시던 부부의 모습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지식적으로나 재미면에서 생각보다 꽤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 점심시간
점심은 조현리 마을에서 직접 수확한 야채들로 준비된 비빔밥과 오이냉국이었다. 김을 제외한 김치, 생채, 콩나물, 버섯 등 모든 야채들을 이 곳에서 직접 재배한 것으로 준비했다고 한다. 심지어 계란까지도 말이다. 후식으로 식혜까지 준비되었다. 정수기와 커피도 준비되어 있다. 식당은 캠프장에 들어오자마자 왼쪽편 가장 가까운 곳에 준비되어 있다. 간단하지만 가장 시골스러운 식사였다.
- 서바이벌 사격체험 & ATV
식사를 마치고 오후 프로그램으로 서바이벌 사격체험과 ATV 체험이 있었다. 이 두 체험은 캠핑장에서 트랙터 마차를 타고 약 5분 정도 이동한 '온새미로 365 체험마을'에서 진행되었다. 트랙터 뒤에 전철좌석과 같은 형태로 마차를 만들어 사람들을 실어 날랐다. 이것마저도 색다른 경험이었다. 오는 내내 담당자분이 구체적인 체험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을 해주셨다.
서바이벌 체험은 '온새미로 365체험마을' 바로 앞산에서 진행되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서바이벌게임은 아니고 서바이벌게임에 사용되는 페인트건으로 사격을 하는 체험이었다. 단체로 올 경우에는 실제로 서바이벌 게임을 하기도 한단다. 군대를 다녀온 아빠들은 물론 아이들도 아내도 재미있어 했다. 자칫하면 사고의 위험도 있기에 페인트건을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했다.
이어서 ATV체험시간. '온새미로 365체험마을'은 일반적인 '마을'이라기보다는 비닐하우스 등이 있는 농장이다. 그 농장의 비닐하우스와 밭 등을 4륜 오토바이로 2바퀴 정도 돈다. 규모가 큰편은 아니라 체험시간이 길지는 않지만 중간에 포토타임도 있고 나름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선물로 호박도 따게 해주었다. 전 이장님이라는 분과 그 동생분이 운영하는 곳인데 단호박이나 돼지감자 말린 것등을 판매하기도 한다. 초등학교 4학년 이상은 혼자 탈 수 있고 그 아래 학년은 아빠나 엄마와 함께 타야 한다. 짧지만 생각보다 재미있는 체험시간이었다.
모든 체험을 마치고 나면 캠핑장 옆에 있는 물놀이장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텐트나 그늘막을 치고 자유롭게 캠핑을 즐길 수가 있다. 이 곳은 돈을 받지는 않지만 물가에 설치되어 있는 파라솔과 의자는 2만원의 사용료를 받는다. 물도 비교적 깨끗하고 수위도 낮은 편이어서 아이들이 놀기에도 괜찮다. 체험을 마치고 물놀이를 위한 준비물을 챙겨온다면 덤으로 물놀이도 신나게 즐길 수 있다.
캠핑장 안에는 매점과 수도시설이 완비되어 있으며 화장실도 좌변기로 깨끗하게 준비되어 있다. 캠핑장을 이용한다면 비용을 지불하고 식당을 이용할 수도 있다. 근처에 냇가가 많이 있어서 어디서든지 물놀이를 해도 괜찮을 것 같다.
돌아오는 길에는 두물머리에 들러서 산책을 하고 왔다. 마음이 평온해지는 느낌이었다. 여유있게 시간을 보내니 교통정체도 어느 정도 풀려서 수월하게 집으로 돌아왔다.
서울을 기준으로 양평에 오가는 길이 만만치는 않지만 그만큼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이다. '조현리 모꼬지 체험마을'은 친절한 서비스, 다양한 체험, 풍성한 먹거리, 추억과 즐거움이 가득한 곳이다. 도시에서 메마른 콘크리트만 밝고 살아온 아이들에게 흙먼지도 맞아보고 향기로운 시골냄새도 맡으면서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 준다면 그것이 바로 산교육이 아닐까.
재미와 학습이 함께한다 - 양평물놀이축제, 조현리 모꼬지 농촌체험마을 -
cala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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