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탄생」
(프레데릭 르누아프, 마리 드뤼케르, 양영란 역,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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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교보문고)
어떤 내용이 담겨 있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상대방의 종교문제는 건드리지 않는 것이 하나의 예의처럼 여겨진다. 서로의 종교에 대해 이야기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다른 종교에 대한 비판과 쓴 소리가 나오게 되고 그러다가 서로의 감정을 건드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종교문제는 예민할 수밖에 없다. 서로의 강한 신념하에 신앙생활을 하기 때문이다. 그 신념이 누군가에 의해 훼손 당하고 비판과 비난을 받는데 그냥 웃으면 넘어갈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물론 제대로 된 신앙생활을 하는 경우에 해당하는 이야기겠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정말 신은 존재하는 것일까? 아니면 가상의 존재를 임의로 만들어 놓고 그것을 '신'이라는 이름으로 의지하고 마음의 평안을 누리려는 인간의 안타까운 노력에 지나지 않는 것은 아닐까? 신이 있다면 왜 어떤 이들은 굶주림에 죽어가고 어떤 이들은 상상도 못할 호사를 누리며 사는 불평등의 세계가 존재할 수 있는가? 정말 끝도 없이 쏟아지는 질문들이 존재하는 주제가 바로 '신'에 관한 문제다.
유대교와 그리스도교, 이슬람교와 힌두교, 불교에서부터 무신론에이르기까지, 인간의 역사가 시작된 이로 종교는 늘 인간과 함께해왔다. 여기, 종교를 가진 이들에게 자신이 믿고 있는 신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느냐고, 그리고 자신이 믿는 신의 존재여부 자체를 단 한 번이라도 의심해본 적은 있느냐고 묻는 책이 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종교사학자이자, 역사학자, 프랑스를 대표하는 지성인 프레데릭 르누아르의 「신의 탄생」이 바로 그 책이다.
(출처: 교보문고)
「신의 탄생」에서 저자인 프레데릭 르누아르는 프랑스의 저널리스트이자 TV진행자 겸 아나운서인 마리 드뤼케르와의 대담 형식을 통해, 인간 역사 속에 존재해왔던 신의 역사를 차근차근 되짚어본다. 그 과정을 통해 과연 신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해왔으며,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신을 넘어 종교는 어떻게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 다각도로 접근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철학과 역사, 종교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저자의 깊은 세계를 읽다 보면, 그동안 도무지 풀리지 않을 것 같았던 종교적 질문들에 대한 해답이 하나씩 하나씩 풀려가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르누아르는 종교 문제에 대해서 역사적, 철학적, 사회학적 해석을 제시할 수 있는 독보적인 전문가로 인정받는 인물이다. 모든 현안에 대해서는 자신만의 관점을 지닌 실용주의자로서 그의 관점은 종종 우상파괴적이며 언제나 이해하기가 쉽다고 마리 드뤼케르는 평가한다.
그러나 이 책은 '신의 존재 또는 신의 부재를 확인하지 않는다. 이 책은 신에 대해 전투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함께 성찰하는 책'이라고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그래서 종교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는 사람이건 간에 이 책을 읽어나가는 사이에 자연스럽게 신과 인간에 대한 수많은 질문들에 대한 답을 자연스럽게 찾게 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신의 기원, 종교와 관련된 용어들의 어원 등을 비롯하여 전반적으로 역사적인 흐름 속에서의 종교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 책은 1.선사시대와 샤머니즘, 2.여신과 남신의 탄생, 3.유대인이 유일신을 창조했을까?, 4.예수-신은 사랑이다, 5.신성 체험과 불멸의 추구, 6.동양의 지혜 속에 나타난 절대자, 7.무함마드의 신, 8.믿음과 이성-철학자들과 과학 그리고 신, 9.무신론, 10.폭력, 여성혐오, 성본능 억압-신의 광기?, 11.신이 마음의 문을 두드릴 때, 12.신에게 미래는 있는가? 등의 12가지 주제를 다루고 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신에 대한 주제나 궁금증은 물론이거니와 10장의 폭력, 여성혐오, 성본능의 억압 등에 대한 주제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다른 종교에 대해서 폭넓은 지식이 없어서 모르겠으나 유대인과 유일신에 대해 다룬 3장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개신교 입장에서 본다면 논란의 여지는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예리고 성벽'(성경에는 '여리고성'이라고 표현된)의 일화의 경우 여호수아는 존재하지도 않는 도시를 정복했다거나 다윗과 솔로몬의 이야기, 유대인의 신앙이 인간이 발명한 것이라는 부분은 성경의 내용과 다르기 때문이다. 저자의 의견이니 독자들의 시각과 입장에서 잘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이처럼 여러 종교들을 폭넓게 역사적 측면에서 다루다보니 해당 종교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독자들의 입장에서는 다소 불편한 내용들이 포함될 수도 있다. 자신이 믿는 종교에 대해서야 스스로 필터링을 하면서 읽을 수 있겠지만 다른 종교를 바라보는 시선에서는 그럴 수 없기에 어느 정도는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역사학적인 측면에서 여러 종교들에 대한 폭넓게, 동시에 깊이 있게 찰력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지식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책이다.
(출처: 교보문고)
「신의 탄생」(프레데릭 르누아프, 마리 드뤼케르, 양영란 역,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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