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하게 소비하라
- 「심리학이 소비자에 대해 가르쳐준 것들」(범상규) -
세일 기간에 내가 사려는 옷의 사이즈가 없으면 큰 손해를 본 것 같은 느낌.
식당에서 사람이 많을 땐 그렇게 먹고 싶다가도 없으면 별로 먹고 싶어지지 않는 느낌.
살다보면 이런 일 한 두번 쯤은 겪게 된다.
이 모든 일들은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느끼는 것이다.
기업들이 그렇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렇듯 소비자의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하여 지갑을 열게 만드는 기업.
그러나 오히려 그러한 점을 잘 활용하면 현명한 소비자가 될 수도 있다.
그러한 비법인 「심리학이 소비자에 대해 가르쳐준 것들」(범상규)에 담겨 있다.
왠지 이름부터 범상치 않은 범상규 교수가 쓴 책이다.
'심리학'과 '소비'라는 흥미로운 두 주제를 콜라보레이션 한 이 책, 지금부터 만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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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알라딘)
어떤 내용이 담겨 있나
이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책 속에 다른 어떤 팁이나 코너도 삽입되어 있지 않다. 각 장에서 제시하는 주제에 맞는 내용들로 충실하게 채워져 있다.
[목차]
들어가는 말
1장 소비자는 모방을 좋아한다
- 인간은 원숭이 못지않은 ‘따라쟁이’
- 공감하는 사람이 소비한다
- 거울뉴런, 유행을 선도하다
2장 소비자는 상황의 딜레마에 빠진다
- 집단이라는 상황 속의 소비자
- 우울함 속의 소비심리
- 소비자의 심리적 거리감
3장 소비자는 착각 속에 산다
- 난 언제나 옳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가져온 심리의 함정
- 아는 만큼 착각도 크다
4장 소비자는 끝없는 만족을 원한다
- 만족감이 주는 행복을 찾아서
- 후회는 만족감을 줄인다
-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시는 사람들
5장 소비자는 똑똑함에 취한다
- 체리피커, 실속과 꼼수 사이
- 온라인에서 사는 사람들
- 똑똑한 소비자를 잡으려면
6장 소비자는 명품에 약하다
- 이성적 판단의 눈을 가리는 브랜드의 힘
- 아름답기 때문에 소비한다
- 소비를 유도하는 콜라보레이션
7장 소비자는 무의식을 따른다
- 문화적 DNA의 힘
- 소비에 따르는 스트레스를 줄이려면
- 감각, 무의식을 자극하다
- 디지털 치매증후군에 빠진 소비자
참고문헌
(출처: 알라딘)
놓치기 아쉬운 문장들
사람들은 일방적이고 수동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이는 모방 행위보다는 쌍방향적이고 능동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이는 체험 행위에 더 열광한다. _p.027
유행은 상대방의 행동을 모방하거나 그 행동에 공감을 느낄 때 만들어진다. 모방이나 공감은 친한 사람이나 친밀감이 높은 집단일수록 더 강해진다. 이와 같은 현상을 '사회심리적 전염'이라 하는데, 이는 다른 사람들의 정서와 생각, 행동에 감염되는 성향을 말한다. _p.39
'음식이나 물, 섹스 등 인간에게 아주 중요한 것들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신경 조직과 동일한 신경 조직이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생각을 같이 할 때 활성화된다.' _p.54
'기분이 우울하거나 슬픈 사람들이나 자신에 대한 생각에 잠긴 사람들은 스스로의 가치를 평가 절하하여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물건을 사들인다' _p.63
전쟁이나 대규모 국책사업처럼 막대한 비용뿐만 아니라 우리가 평소 제품을 사거나 주식투자를 할 때도 지나친 현상유지에 매달리거나 자신의 판단을 과대평가하지 않을 때 합리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_p.112
요즘은 대중매체보다는 오히려 SNS와 같은 개인화된 네트워크를 통한 입소문 마케팅이 주효하기 때문에 체리피커족을 자사 제품 구전 마케팅의 핵심으로 만든다면 신규고객 확보는 물론 기존고객 유지에도 매우 효과가 클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_p.157
매력적인 브랜드는 선택의 편리성을 주어 우리로 하여금 효율적인 소비행동을 하도록 도와주기도 하지만 선택의 오류를 제공하기도 하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_p.180
남성은 기업이 마음에 안 들어도 상품이 좋다면 사는 경향이 강하지만, 여성은 똑같은 상황이라면 그 회사 제품도 사지 않는다. 그래서 여성은 불매운동과 같은 감성적 접근방식을 통해 해당 기업과 제품을 대하는 경향이 강하다. 결국 남성은 목적지향적인 쇼핑 행태를 보이는 반면, 여성은 감성과 관계를 중요시하는 과정지향적인 쇼핑 행태를 보인다. 이처럼 쇼핑에서도 문화코드의 성차이가 분명히 존재한다. _p.215
"미국은 기술 덕분에 편안한 나라에서 기술 없이는 살 수 없는 기술 중독 지대로 바뀌어가고 있다. … 기술이 안겨준 안락함에 감격하여, 기술 제품의 편리함에 매료되어, 기술의 힘과 속도에 압도되어, 미국인들은 끝없이 기술에 의존하며 서서히 기술이라는 마약에 취해가고 있다." _p.248
마치며
같은 음식이라도 어디에서 먹느냐, 어떤 모양을 하고 있느냐, 어떤 접시와 그릇에 담겨 있느냐에 따라 맛의 차이를 느끼게 된다. 책도 마찬가지다.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 하더라도 어떤 저자가 어떤 형식으로 이끌어 가느냐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느껴지게 마련이다. 번역서임에도 마치 우리나라 저자가 쓴 것처럼 부드러운 책이 있고 우리나라 저자가 쓴 책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번역서를 읽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이 책이 후자에 해당한다.
책을 읽는 동안에 여러 번 표지를 다시 보곤 했다. 책의 진행을 보니 마치 번역서인 것 같아서였다. 마치 논문을 읽는 것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참고문헌을 보니 각 장 마다 적게는 5권에서 많게는 20권에 이르는 책이나 논문을 참고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내용이 다소 깊다. 물론 그만큼 전문성과 깊이가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고 타겟이 학생이나 전공자들을 대상으로 한다면 괜찮은 책이다. 더우기 우리나라의 다양한 사례들을 접할 수 있기에 보다 현실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이러한 부분때문에 대중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심리학'과 '소비'라는 흥미로운 주제를 다루고 있기에 여러 가지 사례나 실험들이 상당히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소 딱딱하고 어려운 책의 분위기에 눌려 그 맛이 제대로 살지 않는 느낌이다. 아쉽다. 그림이 거의 없는 것도 그렇다. 삽입된 그림이라곤 '솔로몬 애쉬의 실험'을 설명하면서 삽입된 막대 네개가 전부다. 퓨전식기 '구뜨'나 '벤타 아트 콜라보레이션 박스'와 같은 내용들은 사진으로 보여주었다면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지 않았을까.
저자는 '마케팅을 공부하는 학생이나 기업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는 직장인은 물론 일상생활 속에서 좀 더 효유율적인 구매의사결정을 내리고자 하는 일반인 모두에게 두루두루 읽힐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소비자로서의 독자들에게 소비할 때 저지르게 되는 일반적인 실수들이 발생하는 이유들을 이해할 때 좀 더 현명한 경제인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것이 이 책이 세상에 나온 이유 그대로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그저 재미와 흥미로만 이 책을 읽을 것이 아니라 마케팅 담당자는 보다 효유율적인 제품판매를 위해, 소비자라면 제품의 본질을 떠나 본질 외적인 것에 흔들리지 않고 현명한 소비를 하기 위해 이 책을 만나야 할 것이다. 다소 딱딱한 면은 없지 않지만 오히려 깊은 전문성을 원한다면 이 책은 제격이라 할 수 있다. 경제경영이나 마케팅과 관련된 이들, 아니면 무분별한 소비로 인해 고민이 많은 이들에게도 꽤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런 책이다.
(출처: 알라딘)
현명하게 소비하라 - 「심리학이 소비자에 대해 가르쳐준 것들」(범상규) -
cala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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