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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다를 뿐입니다 - 슈퍼블루마라톤에 참가하다

조금 다를 뿐입니다


 

대학시절, 서울의 한 장애인복지관에서 한동안 자원봉사를 한 적이 있었다. 처음엔 낯선 모습, 낯선 말투의 그들을 가까이 하는 것이 사실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내 곧 그들과 친해지면서 그들은 나와 조금 다를 뿐 이상할 것도 없고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사람들은 여전히 장애인들을 달가워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지체장애인들은 물론이고 지적장애인들도 피하고 멀리하려고만 한다. 특히 그들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더더군다나 힘들어하고는 한다.

이처럼 영원이 깨지지 않을 것만 같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벽을 깨트리는 행사가 열렸다. 그것은 바로 슈퍼블루마라톤’.



롯데그룹과 스페셜올림픽코리아가 공동주최하는 1회 슈퍼블루마라톤대회가 지난 1024일 토요일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렸다. 파란 티셔츠를 입고 파란색 운동화끈을 묶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한데 어울려 걷고 달리는 마라톤 대회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달리는 캠페인으로 서로 차별 없이 장애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편견의 벽을 낮추자는 취지에서 기획되었다. 장애인과 그 가족은 물론 비장애인 누구라도 참석이 가능하다.



 

사전에 접수를 한 5천여 명의 참가자들이 비가 오는 가운데에서도 시간에 맞춰 의미 있는 시간을 함께했다. 이 자리에는 나경원 스페셜올림픽코리아 회장, 황영조 감독 등 유명인사들이 자리를 함께했으며 사전행사로 인기연예인 공연, 개회선언, 몸풀기 체조 등이 진행되었다. 마라톤은 5km, 10km, 장애인 등으로 나누어 순서대로 진행되었고 시상식 또한 각 부문별로 남녀 따로 시상식이 진행되었다. 식후행사는 개그맨 양상국 씨의 진행으로 시상식, 경품추천, 장애인밴드 공연, 태권도시범, 치어리더 공연 등이 이어졌다.




이번 마라톤대회에는 외국인 참가자들을 다수 볼 수 있었으며 어린이들을 동반한 부모들의 모습도 자주 눈에 띄었다. 의료진은 물론이고 간식과 물품보관소, 화장실 등 참가자들을 위한 필요한 모든 것들을 꼼꼼하게 준비해놓았다. 관련 직원들은 물론이고 다수의 자원봉사자들도 행사 분위기를 더욱 의미 있게 해주었다. 특히 힘들었을 텐데도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으며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은 그들이 있었기에 참가자들은 더욱 힘이 되었을 것이다.




이른 아침에 비도 오고 쌀쌀해서 감기기운이 있었던 아이들을 데리고 오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넓디 넓은 잠실종합운동장의 웅장함도 느껴보고 무엇보다 장애인은 물론이고 수많은 외국인과 함께 이런 큰 축제를 만끽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걸그룹 공연, 태권도 시범, 밴드 공연도 재미있었고 풍선 불어주는 키다리아저씨도 있었다. 하늘을 수놓은 파란색 풍선과 아이들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맛있는 간식들도 준비되어 있어서 그날은 장애인, 외국인은 물론 어린이들에게도 천국과 같은 곳이었다.






그러나 이날의 주인공은 장애인이었다. 편견과 차별 없이 한껏 즐기며 만끽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주어졌다. 사실 그날 행사에 참여하면서 느낀 것은 누가 장애인이고 비장애인인지 거의 느낄 수 없었다는 것이다. 굳이 캠페인이나 홍보를 하지 않아도 그 분위기 자체가 너무 자연스러웠고 부담스럽거나 불편한 것이 없었다. 슈퍼블루마라톤대회가 개최되기 전에 이미 장애인 인식개선 캠페인인 슈퍼블루캠페인이 지속되어 오면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편견이 많이 개선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제 그의 연장선상에서 슈퍼블루마라톤대회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벽을 완전히 허물어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본다. 개인적으로는 힘든 달리기 대회가 아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하나되어 맘껏 즐길 수 있는 버라이어티 축제라고 말하고 싶다. 올해는 혼자 참석했지만 내년에는 아이들은 물론 아내도 함께 하여 다시 한 번 신나는 축제를 즐기고 싶다.


 

조금 다를 뿐입니다 - 슈퍼블루마라톤에 참가하다

calam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