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보다 인성이다
「인성교육의 기적」(래리 해리스, 강혜정 옮김, 다산지식하우스)
요즘 학생들을 보면 참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유치원 때부터 선행학습과 학원에 시달리는 아이들의 모습이 말이다.
입만 열었다 하면 "공부해"라고 말하는 부모, 친구들과 모여서도 스마트폰만 보고 있는 아이들.
IT강국, 교육강국이라는 말이 듣기 좋을 수도 있겠지만 정작 우리 아이들은 점점 더 비인격적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기회가 된다면 난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았으면 좋겠다.
공부도 물론 중요하지만 아빠 엄마와 사이좋게 즐거운 마음으로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동네 어른들을 보면 "안녕하세요"라며 인사할 줄 아는 아이들,
경쟁보다는 서로를 포용할 줄 아는 그런 아이들로 자랐으면 좋겠다.
한 마디로 인성이 좋은 아이들 말이다.
인성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주는 책이 나왔다.
「인성교육의 기적」(래리 해리스, 강혜정 옮김, 다산지식하우스)
제목도 '인성교육의 기적'이다.
부제로는 '가난 속에서도 9남매를 명문대 석박사로 키운 해리스 부부의 명품 인성교육'이라고 되어 있다.
이 한 문장만으로도 어떤 내용인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저자는 9남매 중 둘째로 태어나 예일대학과 듀크대학에서 의학을 전공했다.
저자는 의학박사이며 형제 자매들은 치과 의사, 철학 박사, 경영학 석사, 과학분야 학사학위, 교육학 석사, 국제정치 석사 등 그 이력도 화려하다. 단지 사회적인 성공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좋은 평판을 얻고 있다. 저자는 단지 사회적인 성공 자체를 논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성공이 결국 부모님의 훌륭한 인성교육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어서라고 한다.
이 책은 부제목만으로도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Chapter 01. 자기 존중 - 가족에 대한 자긍심을 갖게 하라
Chapter 02. 정직과 실천 -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싶은 것은 몸소 실천하라
Chapter 03. 칭찬과 격려 - 어려운 때일수록 서로 격려하는 가족이 되어라
Chapter 04. 협동과 책임 - 형제끼리 돌보며 책임감을 느끼게 하라
Chapter 05. 우애와 사랑 - 인생에서 가장 좋은 친구는 가족임을 알게 하라
Chapter 06. 나눔과 선행 - 어려운 사람을 돕고 항상 베푸는 모습을 보여라
Chapter 07. 공경과 겸손 - 어른을 공경하고 형제끼리 존중하게 하라
Chapter 08. 신의와 공정 - 원칙을 지키는 것이 결국 이롭다는 것을 알게 하라
Chapter 09. 노력과 성실 - 어떤 일인지 따지기보다 있는 자리에서 더욱 노력하게 하라
Chapter 10. 소신과 결정 -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격려하라
Chapter 11. 도전과 끈기 - 쉽게 포기하지 말고 계속 나아가게 하라
Chapter 12. 절약과 절제 - 돈의 귀중함을 알게 하고 올바른 경제관념을 심어줘라
Chapter 13. 명예와 품위 - 좋은 평판의 진정한 가치를 가르쳐라
Chapter 14. 자신감 - 세상의 편견에도 기죽지 않는 당당함을 갖게 하라
부제목 자체가 '아이를 훌륭하게 키우는 14가지 인성교육 원칙'이라고 정리하기도 했다.
저자가 자라오면서 깨달은 바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독자들로 하여금 이해하기 쉽도록 배려했다.
아무래도 자신이 직접 겪었던 일들을 정리하다보니 딱딱한 이론중심의 이야기가 아니라 한 편의 소설처럼 느껴진다.
어찌보면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는 교훈들이다.
하지만 그 교훈들을 그저 '좋은 소리'로만 넘기지 않고 몸소 실천하며 훌륭한 9남매로 키워냈기에 한 마디 한 마디가 참으로 귀하다. 원리나 이론으로 달달 외울 필요없이 소설처럼, 수필처럼 편안하게 읽어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원칙들이 체득될 것 같다. 돈을 가지고 좋은 학원, 유명한 선생님으로부터 배우게 하는 것도 좋지만 집에서 부모가 몸소 행동으로 모범을 보이는 것이 그 어떤 교육보다 가치가 있을 것이다. 그것이 어려운 것이다. 아빠 엄마가 될 수는 있으나 진정한 부모가 되기가 어려운 것이다. 그렇게 어려우니까 책으로 그 방법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는 목적이 결국 '명문대학에 보내기'가 되어서는 안된다. 촛점은 그것이 아니다. 명문대 진학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이가 무엇을 하든 무엇이 되든 인성이 훌륭한 아이로 자라나게 하는 것이다. 참다운 인성교육의 부가적인 보너스로 명문대학에 갈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그것이 궁극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아마도 이 책의 저자도 이 책을 쓴 목적이 그것은 아닐 것이다. 먼저 관점을 바꾸지 않으면 이 책은 또 하나의 명문대 진학방법론을 이야기 하는 그저 그런 책에 지나지 않을 지도 모른다. 그것은 오롯이 독자의 몫이다.
공부보다 인성이다 - 「인성교육의 기적」
어제보다 나은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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