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 지나도 1년 된 듯한 웹툰
요즘 웹툰이 대세이긴 대세인가보다. 얼마 전 「건딕's 스토리」를 리뷰한 것이 계기가 되어 웹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래서일까, 웹툰과 그에 대한 기사들이 유난히 눈에 자주 띄인다.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미생>이 모바일 영화에 이어 드라마로까지 제작될 예정이고 웹툰을 소재로 한 공포영화가 꽤 인기를 끌기도 했다. 사람들은 전철에서 버스정류장에서 커피숍에서 스마트폰에서 웹툰을 놓을 줄 모른다.
그런데 지금처럼 웹툰의 인기가 그다지 높지는 않았던 2004년. 미국 최고의 소설 가운데 하나인 <위대한 개츠비>를 연상시키는 웹툰 한 편이 온라인을 달구었다. 이름하여 <위대한 캐츠비>.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고양이 캐츠비가 주인공이다. 당시 이 웹툰은 책으로도 출간이 되어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고 10여년이 지나 특별판으로 다시 출간되었다. 안 그래도 삽입된 그림 가운데 오래된 휴대폰이 꽤나 인상적이어서 이 작품이 언제 소개되었나 했더니 1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던 것이다. 그렇게 따져본다면 웹툰이 그렇게 널리 알려지기 이전에 그 정도의 인기를 끌었다니 대단하다.
소개글에 의하면 이 책은 '2004년 온라인에 연재한 <위대한 캣츠비>는 청춘들의 사랑과 고뇌를 다룬 작품으로, 가슴을 찌르는 주옥같은 대사와 예상을 불허한 결말로 큰 파장을 일으키며 주목받았다.' 뿐만 아니라 '드라마와 뮤지컬로 재탄생하였으며, 당시 최고의 작가에게 수여하는 대표적인 만화상인 '2005 대한민국 만화대상', '독자만화 대상', '오늘의 우리만화상'을 수상하며 만화상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고 한다.
(출처: 인터파크 도서)
이렇듯 '위대한' 이 책의 등장인(?)물은 다음과 같다.
캣츠비
「위대한 캣츠비」의 주인공은 역시 캣츠비(꽤 외모가 괜찮아 보이는 고양이). 장래가 불투명한 26살의 백수다. 요즘 88만원 세대니 뭐니 하는 단어들이 금방 떠오르는 그런 캐릭터.
하운드
학원선생에서 과외선생으로 전향한 그의 절친이자 룸메이트 하운두(그레이 하운드를 연상시키는 이름과 외모).
페르수
캣츠비의 연인이었으나 부잣집 남자와 결혼한 페르수(핑크빛 고양이).
이렇게 세 주인공이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1권에는 모두 23개의 에피소드가 수록되어 있고 하나의 스토리라인처럼 연결되어 있어서 마치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다. 총 4권으로 이뤄진 특별한정판 세트 가운데 1권을 읽었다. 맨 마지막장을 읽을 무렵, 다음 페이지를 읽으려 하는데 더 이상 그림이 나오질 않았다. 궁금하다. 2편, 3편, 4편은 어떤 내용으로 되어 있을지. 이 정도 스토리를 가지고 있으니 그렇게도 사람들이 열광을 했겠구나 싶었다.
(출처: 인터파크 도서)
개인적으로 몇 가지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그것은 웹툰이나 만화에서는 작가의 개성에 따라 충분히 이해될 수 있는, 아니 오히려 그러한 부분들로 인해 그들의 작품이 더 돋보일 수도 있기에 따로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조금은 잔잔한 듯 하면서도 거침없는 표현들. 그 속에 담긴 이 시대(정확히 말하면 10년 전의)의 모습은 취업, 결혼, 진로 등으로 고민하는 청춘들의 실상을 낱낱이 드러내고야 만다.
(출처: 인터파크 도서)
만화 애호가는 아니지만 만화라는 것이 어차피 시간을 보내기에 좋은 것 아닌가. 하지만 웬만한 책보다 더 좋은 내용들이 녹아있는 만화들도 꽤 있다. 이 책 「위대한 캣츠비」는 킬링타임용으로도 나쁘지 않지만 다 보고나니 왠지 모를 묘한 여운이 남는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저자의 체험이 그 안에 알게 모르게 스며있기에 진실성이 느껴져서일지도 모르겠다. 무더운 요즘, 아이스커피 한 잔 옆에 놓고 소파에 편히 누워 읽을 수 있는, 쉽지만 깊이가 느껴지는 그런 책이다.
(출처: 인터파크 도서)
cala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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