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병통치약, 당질 제한 다이어트
김치참치볶음밥, 칡냉면, 핫도그. 어제 먹은 하루 식사다.
아침은 밥, 점심은 면, 저녁은 빵 종류로 먹은 것이다. 한국인이라면 보통 하루 세끼 밥을 먹지만 요즘은 면종류와 빵이 주식의 자리를 차지한 지 오래다. 특히 젊은 층일 수록 피자, 햄버거 등 밀가루 종류의 섭취가 많아진 것도 사실이다. 밥, 빵, 면 이 세가지를 제외하면 실질적으로는 굶고 살라는 말 밖에 되지 않을 것 같다. 그런데 이 세가지를 '줄이고 끊고 멀리하라'고 주장하는 책이 있다. 돌려 말하는 것도 아니고 아예 대놓고 이야기한다.
이 책은 밥과 빵과 면을 끊으라고 강조하는 책이다. 그것이 왜 필요한지,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함으로써 건강해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일본인 의사로서 자신이 당뇨와 대사증후군을 앓았다가 당질 제한 다이어트를 통해 6개월만에 회복된 경험이 있다. 그래서인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현실적인 내용들이 다뤄지고 있다. 한국인은 아니지만 한국과 비슷한 식사문화를 가진 일본의 이야기라서 큰 이질감이 느껴지진 않는다.
'1장 밥/빵/면을 끊으면 왜 건강해질까?', '2장 구석기 시대부터 인류의 건강 식단', '3장 질병을 치유하는 당질 제한 다이어트', '4장 밥/빵/면을 끊으면 암을 예방할 수 있을까?', '5장 밥/빵/면을 끊으면 대체 뭘 먹으라는 걸까?', '6장 [Q&A] 당질 제한 다이어트에 관한 모든 것'. '7장 밥/빵/면을 끊고 인생을 되찾은 사람들' 등 모두 7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6장은 '당질 제한 다이어트'에 관한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책 전반적으로 당질 제한 다이어트에 관한 내용을 강조하고 있는데 3장에서는 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출처: 인터파크)
아쉬운 점들
- 당질 제한 다이어트는 만병통치약??
아는 분이 위암말기였다가 모든 것을 정리하고 산속에 들어가 채식을 하며 생활습관을 바꾸고 건강을 회복한 경우가 있다. 그래서 그분은 만나는 사람들(특히 암에 걸린 사람들)마다 모든 것을 정리하고 산속으로 들어오라고 강조한다. 자기가 그렇게 해서 건강을 회복했기 때문이다. 물론 좋은 의미에서 지인들이 회복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방식이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신이 겪은 사실들을 일반화시키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자신이 '당질 제한 다이어트'를 통해 기적적으로 건강을 되찾았기에 책의 초두부터 '지금의 식생활을 인류 본연의 식생활인 '당질 제한 다이어트'로 바꾸면 우리는 생각보다 쉽게 건강을 손에 넣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와 동시에 한 장은 그 다이어트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또 한장은 '당질 제한 다이어트'에 관한 모든 질문에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등 책 전반적으로 이 다이어트에 대해 입에 침이 마르도록 강조하고 있다. '7장 밥/빵/면을 끊고 인생을 되찾은 사람들'은 저자의 주장이 정점에 이르는 기분이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단언컨대 '인류에게 가장 균형 잡힌 식사법''이며 '당뇨병에는 당질 제한 다이어트가 유일무이한 식사법'이라고까지 말하는 걸로 봐서는 이 저자가 얼마나 이 방법을 신봉하고 있는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이뿐만이 아니다. 당질 제한 다이어트를 하면 온모의 신진대사가 개선되므로 뇌세포 대사도 좋아지고 심지어 피부 미용, 모발 건강, 노화 예방, 충치와 잇몸 질환도 예방된다고 한다.
물론 저자의 주장이 틀린 것은 아니다. 당질을 제한하는 것이 각종 질병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여러 매체를 통해 익히 알려진 바이기 때문이다. 또한 체질과 라이프스타일에 따라서 적절히 구분하여 적용하다고도 말하고 있기에 무작정 이 방법을 시행하라고 말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은근히 자신의 주장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여기저기에서 강조하고 있기에 독자들은 무의식 중에 '당질 제한 다이어트'의 신봉자로 나서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출처: 인터파크)
마치며
보통 책의 맨 앞에는 저자의 머리말이나 추천사가 들어가게 마련이다. 그런데 이 책은 특이하게도 '칼로리 제한 다이어트', '당질 제한 다이어트'와 당질 제한 식품, 당질 제한의 3가지 방식 등이 먼저 소개된다. 뜬금없이 책을 펼치자마자 이러한 내용들이 그림과 함께 소개되어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앞서 '아쉬운 점들'에서도 자세히 이야기 했듯이 당질 제한 다이어트에 대한 저자의 애정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안 그래도 흰 쌀밥을 먹기가 두려워지는 요즘이다. 특히 식당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흰 쌀밥과 맵고 짜고 달달한 반찬들은 직장인들에게 어쩌면 오히려 독과 같은 존재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하루 세끼 꼬박꼬박 식사를 거르지 않고 밥을 먹는 것이 건강의 지름길이고 미덕이라고 알려진 우리나라와 일본이기에 '하루에 밥 세 공기 먹는 여성이 당뇨병 발병 위험 1.5배'라는 기사내용은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그렇게 식사를 해야만 하는 것이 또한 어쩔 수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책이 강조하는 '당질 제한 다이어트'에 대해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다소 지나치게 그 효과들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지만 저자의 주장들이 틀린 것은 아니기에 이러한 식사습관을 가지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저자 자신이 그러한 경험을 통해 지금의 건강한 모습을 회복했으니 그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독자들이라면 비슷한 효과를 누릴 수도 있을 것이다.
다소 어려운 단어들이 등장하고 연구결과들이 다양한 수치들로 나열되어 있다 하더라도 이 책에서 제시하는 실천적인 방법들만이라도 잘 따라한다면 건강에 유익하리라 생각한다. 현재 암이나 당뇨병 등으로 고생하고 있는 사람들은 한번쯤 시도해볼 만한 내용들이다. 또한 현재 건강하지만 앞으로도 질병없는 건강한 삶을 살고 싶다면 저자의 기법들을 적용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그에 따라 콜라와 피자, 맵고 짜고 달달한 혀의 즐거움은 포기하고 살아야겠지만 말이다.
(출처: 인터파크)
cala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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