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도시에서 나도 공범인가
프로파일러:
범행 현장에 남아 있는 희미한 흔적과 범행수법을 심리학과 행동과학 등을 근거로 분석해, 범인의 성격 및 특성ㆍ행동양태 등을 추론해 범행동기 및 숨겨진 의도 등을 밝혀 내는 범죄심리분석 수사관
[네이버 지식백과]
언제부터인가 범죄를 다룰 때 빠지지 않고 나오는 단어다. 미드를 볼 때 가끔 나오는 것 같았는데 현실 속의 프로파일러가 이제는 평범한 공무원에서 온 국민들에게 의견을 내는 유명인이 되어 강의도 하고 방송에도 나오고 책도 썼다. 그의 이름은 표창원. 이제 이 나라에서 그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정도다. 그런 그가 자신의 본업인 범죄에 대한 이야기를 인터뷰 형식으로 담은 책
이 책은 '1부 한국적 범죄의 탄생', '2부 연쇄살인을 복제하는 사회의 어두운 고리', '3부 과학수사를 파괴한 사법 시스템의 죄악', '4부 거대 국가 범죄에 가담한 경찰들', '5부 차가운 분노, 그리고 뜨거운 희망' 등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다. 그 안에 17개의 글이 각각의 주제에 맞게 들어 있다. 인터뷰 형식이라 비교적 가볍게 읽을 수 있다. 하지만 내용 자체가 한국 사회에서 일어나는 범죄에 대한 상당히 광범위한 내용을 다루기 때문에 많은 깨달음을 주는 책이기도 하다.
(출처: 인터파크)
프롤로그 - 비정한 공범들의 도시에 홀연히 나타난 정의의 사나이
:: 1부 한국적 범죄의 탄생
1. 한국적 범죄의 인큐베이팅 : 자식 살해와 묻지 마 범죄의 도시
2. 신창원과 표창원 : 다른 듯 닮아 있는 두 남자 이야기
3. 연쇄살인의 사회적 배경 : 원혼을 위로하지 않는 국가의 비극
:: 2부 연쇄살인을 복제하는 사회의 어두운 고리
4. 불법 도박과 스포츠 승부 조작 : 인생역전의 망상에 중독되다
5. 프로파일링과 수사지휘관의 책임 : 면담 기법에서 면책 범위까지
6. 정의로운 경찰관의 고독한 딜레마 : 총기 사용에서 경찰대학 문제까지
7. 오원춘 사건이 보여준 일그러진 초상 : 단지 그가 악마일 뿐인가?
8. 난치병이 되어버린 연쇄살인 : 연쇄살인범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3부 과학수사를 파괴한 사법 시스템의 죄악
9. 한국의 CSI는 없다 : 왜 과학수사는 실패할 수밖에 없는가?
10. 피해자의 이름으로 불러야 하는 이유 : 아동 성폭력 사건의 경우
11. 미제 의혹 사건들의 헝클어진 맥락 : 장준하 선생 사건에서 김성재 변사 사건까지
12. 사법 시스템이 묻어버린 진실들 : 최고 엘리트들의 바보 같은 실수와 패착
:: 4부 거대 국가 범죄에 가담한 경찰들
13. 국가 범죄를 저지른 공공의 적들 : 부끄러움과 반성을 모르는 사회
14. 경찰 내부의 공범들 : 훼손된 중립성을 복원하기 위하여
15. 검찰과 경찰의 공범 : 1인 독재의 수사 구조를 넘어
:: 5부 차가운 분노, 그리고 뜨거운 희망
16. 경찰은 왜 거대 범죄에 가담해야 했는가? : 논쟁과 토론 속에서 발견한 희망
17. 정의는 천천히, 그러나 반드시 온다 : 희망을 위한 전제조건들
에필로그 - 지금부터 다시 시작이다
(출처: 인터파크)
마치며
이 책이 나올 무렵 손예진, 김갑수 주연의 영화<공범>이 개봉되어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공교롭게도 이름에 '공범'이라는 단어가 공통적으로 들어가서 마치 그 영화의 원작이 이 책인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책을 받아볼 때까지 그런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막상 책을 펼쳐보니 전혀 상관이 없는 내용이었다. 국내 최초의 프로파일러로 유명한 표창원 박사와 전문 인터뷰어 지승호와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뉴스를 통해 들었던 다양한 사건사고들에 대해 언론보도 이외에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들을 알게 된 점은 매우 흥미로웠다. 사건 자체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 그리고 사건 이후의 저자와 관련된 이야기 등이 그 사건들을 떠올리며 새로운 관심을 불러 일으킨 것이다. 고 장자연 사건, 신창원 사건, 묻지마 보험 사건 등 그 이면에 흐르는 이야기들과 일종의 매커니즘 등은 이 책을 읽는 재미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건 표창원 박사의 해박한 지식이다. 경찰대학교 교수 출신이란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정치, 경제, 문화 등 범죄와 관련된 모든 분야에 거침없이 쏟아져 나오는 그의 이야기들은 마치 내가 인터뷰를 그 앞에서 진행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전문 인터뷰어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지승호의 질문과 인터뷰 진행도 인상적이다. 물론 출판을 위해 많은 부분이 편집된 것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표창원 박사에 대해 많은 관심과 지식이 있거나 인터뷰를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는 사실을 책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예를 들면 부천경찰서에서 근무할 때 프리젠테이션을 하다가 혼나는 장면을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보수주의 성향을 가진 표창원 박사와 진보적인 측면에 서있는 지승호와의 대화를 통해 연예인 자살 사건을 시작으로 해서 전관예우,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에 이르기까지 이 사회의 전반에 걸친 대화가 이어진다. 특히 묻지마 범죄, 연쇄살인사건, 오원춘 사건, 조두순 사건 등 한국적 문화배경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사건들을 재조명 하는 동시에 이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점들을 낱낱이 파헤친다.
결국 이 모든 과정 속에서 비록 직접적으로 범죄에 가담한 것은 아니지만 암묵적인 사회의 흐름 속에서 우리 모두가 그 사건의 공범은 아닌지 묻는다. 그러면서 이 사회의 정의를 생각한다. 보수와 진보라는 타이틀 자체가 우리나라에서는 왜곡되어 있다고들 말하지만 어쨌든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이 사회를 균형있게 바라볼 수 있게 해준 책인 것 같다. 하나의 주제로 접근했을 지 모르겠지만 이토록 넓은 분야를 폭넓게, 그러면서도 적당한 깊이가 느껴질 수 있는 건 아마도 프로파일러 표창원 박사만이 가지고 있는 힘, 카리스마가 아닐까 생각한다.
(출처: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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