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영화 속에 담긴 인생의 의미
최근(?)에 기억나는 재난영화는 존 쿠삭 주연의 <2012>다. 예고편만 보고도 당장 보고 싶었던 영화. 그러나 헛웃음 짓게 만드는 결말로 인해 황당했던 영화다. 그래도 스토리보다는 화려한 그래픽이 압권인 그 영화를 난 두번이나 보았다. 더군다나 내가 잠시나마 살았던 LA가 주배경이다보니 보다 더 실감이 났던 것 같다. 이런 블록버스터 영화를 보면서 굳이 스토리가 어쩌니 따지고 싶지는 않다. 어차피 킬링타임용으로 자연의 힘, 인류문명의 위험성을 어느 정도 자각하면 된다고 본다.
그런 차원에서 비슷한 느낌의 영화가 개봉되었다. 바로 <폼페이: 최후의 날>. 예고편만 봐도 궁금해지는 그런 영화다. 뭐, 어치파 예고편 치고 재미없는 건 별로 없긴 하지만…
이 영화의 줄거리는 이렇다.
사상 최대의 화산 폭발!
화려했던 도시는 사라지고. 사랑은 전설이 되었다!
어릴 적 로마 군에 의해 가족을 모두 잃은 뒤 노예 검투사가 된 ‘마일로’(킷 해링턴)는 폼페이 영주의 딸 ‘카시아’(에밀리 브라우닝)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게 된다. 풍요를 기원하는 비날리아 축제의 대규모 검투 경기에 참여한 ‘마일로’는 자신의 부모를 죽인 ‘코르부스’(키퍼 서덜랜드)를 발견한다. 로마의 상원 의원이 된 ‘코르부스’는 ‘카시아’와 정략 결혼을 계획하고, ‘마일로’는 부모의 복수와 자신의 연인을 지켜내기 위해 목숨을 건 최후의 검투에 나선다.
그 순간 갑자기 폭발을 시작하는 베수비오 화산!
도망칠 새도 없이 쏟아지는 뜨거운 용암과 화산재에 폼페이는 순식간에 무너져 내리는데…
(네이버 영화 발췌)
화산재 속에 꼭 껴안은 두 남녀의 모습.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불과 18시간만에 흔적도 없이 사라진 도시 폼페이. 그 모습을 보고 이 영화의 모티브로 삼았다고 한다. 나 역시 이 사진을 볼 때마다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었을까 궁금해 했었다. 마치 그들이 환생한 것과 같은 느낌을 주는 영화, <폼페이: 최후의 날>이다. 물론 노예 검투사 '마일로'와 폼페이 영주의 딸 '카시아'의 운명적인 사랑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 하는 관람객들이 많지만 어차피 재난영화를 보러 갔을 뿐, 로맨스를 기대한 것은 아니기에 그냥 넘어가도 무방할 것 같다.
베수비오 화산 폭발 장면을 비롯하여 지진과 해일 등 컴퓨터그래픽이 쏟아내는 장면들은 가히 압권이라 할 만하다. 실사가 아닌 컴퓨터그래픽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몰입될 수밖에 없는 건 그만큼 기술이 발전되었다는 증거이기도 하지만 역사적인 고증이 충분히 녹아있기때문이라는 생각도 든다. 물론 극의 원활한 전개를 위해 무리하게 자리잡은 사랑이야기가 흠이긴 하지만 말이다.
어차피 이 영화는 화산 폭발로 인한 당시의 상황을 오늘날에 재현했다는 데 있다. 물론 탄탄한 스토리와 조금 더 꼼꼼한 영상미가 아쉽긴 하지만 전능자의 시각에서 그 상황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 많은 깨달음을 갖게 한다. 그리고 내가 그 상황에 처해 있다면 난 무엇을 할 것이며 어떻게 할 것이며 무슨 생각을 할 수 있을지 사뭇 궁금해진다. 단순히 영화 이상의 인생의 의미를 깊이 돌아보게 해주는 부분이다.
평점은 의미없다고 본다. 아무리 전문적인 영화평론가라 하더라도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에서 별의 갯수가 정해지기 때문이다. 개인들도 마찬가지다. <변호인>을 보고 너무 좋은 영화라며 극찬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비판의 글을 쏟아내는 이들도 많다. 누가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결국 여러 블로거들의 관점을 충분히 살펴본 후, 자신에게 맞는 지 여부를 확인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내겐 이 영화의 아쉬움들을 덮을 수 있을 만큼 괜찮은 영화였다.
재난영화 속에 담긴 인생의 의미 - <폼페이: 최후의 날>
cala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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