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로부터 SONATA
벌써 오래 전 일이다. 배기량은 1,500cc이지만 크기는 중형세단이었던 '스텔라'라는 차가 있었다. 날렵하게 빠진 몸매에 커다란 차체가 당시에는 꽤나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얼마 후, 이 모델을 토대로 '소나타'가 나왔다. '소나 타는 차'라는 우스개소리가 나왔던 차, 그래서 '쏘나타'가 되어야 했던 차. 이제 그 차가 7세대를 맞이했다. 그 사이 현대는 글로벌 자동차메이커로 우뚝 섰고 쏘나타는 한국의 대표 브랜드이자 진정한 국민차로 자리를 잡았다.
제네시스가 나온 후, 쏘나타의 변신이 기대됐다. 사실 사전에 공개된 LF쏘나타의 실루엣은 제네시스의 그것과 비슷하면서도 색다른 고급스러움이 묻어났기 때문이다. 물론 '7세대'라는 수식어가 붙기에는 전작인 YF쏘나타와 크게 다르지 않았기에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막상 만나보니 상당히 많은 차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실내는 절제되면서도 고급스럽게 마감되어 있었다. 시승을 하지 않았기에 파워트레인 부분이 어떨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일단 외형으로나 내면으로나 디자인 부분에 있어서는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
남자라면 대부분 자동차를 좋아한다. 나 역시 예외는 아니고 관심이 많은 편이다. 그렇다고 전문가는 아니다. 단지 30년 가까이 운전하고 정비를 하면서 경험했던 것들을 바탕으로 글을 썼다. 순수하게 한 개인 운전자의 입장에서 오늘 만나본 LF쏘나타에 대해 이야기 해본다. 시승을 할 기회는 없었기에 승차감이나 연비, 파워트레인에 대한 부분은 생략한다.
Exterior
전면부는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제네시스를 연상케 하는 그릴과 헤드램프, 그리고 전체적으로 절제된 디자인이 돋보였다. 사실 YF쏘나타는 부담스러웠다. 심지어 억지스러운 느낌마저 들었다. 하지만 LF는 달랐다. 고급스러움이 묻어났다. 중국에서 판매되는 모델을 개선한 듯 하지만 확실히 다른 모습이다.
문제는 후면부다. 사실 미디어를 통해 본 테일램프는 한숨이 먼저 나왔다. 호불호가 갈린다고 하는 말이 많았는데 난 불만스러웠다. K7의 느낌도 나면서 과해보이는 LED가 전면부와 어울리지 않았다. 그래서 직접 보고 싶었다. 하지만 실제로 보고나니 생각보다 훨씬 괜찮았다. K7을 연상케 하면서도 언밸런스한 디자인이 비교적 잘 다듬어져 있었다. LED라인이 다소 부담스러워 보이기는 했지만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는 훨씬 괜찮은 디자인이었다.
눈에 띈 것은 C필러 부분이었다. 사실 LF는 YF와 비교했을 때 측면부가 거의 같아 보였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C필러부분의 윈도우가 살짝 들려올라간 것과 캐린터라인의 위치가 달라진 것을 볼 수 있었다. 각도가 조금 더 깎였으면 좋았겠다 싶었지만 그러면 제네시스와 많이 비슷해질 것 같았다. 그런 면에서 최대한의 선택을 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트렁크 리드가 짧아지면서 스포티한 느낌도 물씬 풍긴다. 모서리 부분을 살짝 접어 올린 모습이 스포일러 역할을 대신하는 것 같다. 테일램프와의 조화도 보기 좋다. 전반적으로 BMW GT의 뒷모습이 연상되기도 한다. 트렁크는 상당히 넓고 깊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Interior
전작인 YF쏘나타에 비하면 상당히 얌전해졌다. 다소 아쉬움이 남기는 하지만 중대형승용차에서 자주 보이는 가로형 디자인이 적용되어 전반적인 디자인은 안정되어 보인다. 스티어링 휠은 이전과 많이 달라진 모습이다. 특히 인체공학적으로 운전자를 배려한 디자인이라고 한다. 실제로 손으로 잡아보니 그립감이 괜찮다.
옵션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사이트 커튼과 전동식 뒷면유리 커튼도 선택이 가능하다. 브라운 계열의 시트도 고급스러움을 느끼게 한다. T자형 센터페시아이지만 그릴과 같은 헥사고날 디자인이 스티어링 휠과 공조장치 등에 적용된 모습도 볼 수 있다.
각각의 스위치를 누르는 느낌도 괜찮다. 슈퍼비전 클러스터도 시인성이 좋고 고급스럽다. 몸을 앞으로 굽히지 않아도 되도록 핸드 리치 존을 고려하여 최적의 조작 거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와 USB 단자 등은 기본이다. 게다가 JBL 오디오시스템까지 갖췄다. 이만하면 이 등급에서는 최고의 구성이라 할만하다.
LF쏘나타의 신차발표회는 여느 신차발표회와는 다르게 '모터쇼'의 개념으로 진행되었다. 특히 지난 1세대부터 7세대에 이르는 모든 쏘나타를 전시하는 한편 '본질로부터'라는 슬로건으로 대대적인 홍보를 펼치고 있다. 그만큼 품질에 자신이 있고 의미도 크다고 볼 수 있다. 신차효과에 가격인상폭도 상대적으로 최소화한 덕에 사전계약이 폭주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 타고 있는 차가 이 차보다 윗급임에도 불구하고 LF쏘나타로 바꾸고 싶은 마음까지 생긴다.
다만 전문가들은 무게가 더 많이 나간다는 사실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동의한다. 연비가 개선되고 안전성도 높였지만 세계적인 흐름에 역행하는 모습은 아쉬움이 남는다. 성인여자 한 명을 늘 태우고 다니는 것과 같다. 하지만 체감연비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것 같다. 차라리 급발진, 급제동, 정속주행 등 운전습관을 고치는 편이 훨씬 더 좋아 보인다. 아니면 그 정도로 신경 쓸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차를 고를 때의 기준은 저마다 다르지만 일단 디자인, 연비, 가격 등이 주된 요인이라 볼 수 있다. 그런 면에서 LF쏘나타는 만족할만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제네시스를 닮은 새로운 패밀리룩이 완성되어져 가고 있고 연비도 이 정도면 무난하다. 가격 또한 신차임을 감안하면 납득할만한 수준이다. 오히려 너무 무거워진 제네시스보다도 나은 선택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본질로부터 SONATA - LF SONATA 모터쇼를 가다 -
cala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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