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예술, 그리고 깨달음
남부지방에서부터 요란한 비가 올라온다더니 점심을 먹고나서 길을 나서는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차도 많이 막혀서 가는 길이 만만치 않았는데 1시간이 걸려서 예술의 전당에 도착했다. <Design Art Fair 2014>를 보러 가기 위해서였다. 나 역시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있지만 그보다는 아이들이 그림과 디자인, 만드는 일에도 흥미를 느끼고 있기에 좀 멀긴 했지만 다양한 작품세계를 보여주고 싶었다.
<Design Art Fair 2014>는 한가람디자인전시관에서 열렸다. 로비를 들어가자마자 전면에 매표소와 입구, 출구가 보였다. 메인전시는 한가람디자인전시관에서, 그리고 입구 오른쪽 편에 있는 계단으로 한층 아래로 내려가면 한가람미술관이 있는데 그곳에도 전시관이 있다. 이곳은 무료입장이다.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았다. 'TICKET BOX'에서 표를 구입하고 바로 오른쪽에 있는 입구로 들어갔다. 재입장이 불가능하다는 말을 듣고는 전시장으로 들어갔다. 사람이 많고 부스형태로 구성되어 있어서 동선을 잘 따라가야 하나도 놓치지 않고 관람이 가능하다.
다양한 사진과 일러스트,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콘센트와 같은 폐품을 활용한 모형들, 천, 핀, 나무, 빨대 등 다양한 재료들을 활용한 작품들이 그야말로 기상천외하다. 예술이기에 이해하지 못할 작품들도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전반적으로 아이디어가 돋보이고 굳어 있던 머리를 말랑말랑하게 해주는 시간이었다.
수많은 작품에 대해 설명을 하거나 일일이 느낌을 말하는 것은 무의미할 듯 하다. 작품이라는 것이 보는 이의 생각에 따라 차이가 있기에 있는 모습 그대로를 느끼고 받아들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아서다. 모든 작품들을 소개하지도 않았다. 직접 가서 보는 재미도 있어야 할 터니이...
찾아가는 길
대중교통편이나 위치, 주차요금 등에 대해서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가장 정확하고 자세한 정보가 담겨 있는 예술의전당 해당 페이지를 링크한다(http://www.sac.or.kr/space/trans/main.jsp). 다만, 주차에 있어서 몇 가지 팁이 필요할 것 같다. 특히 주말에는 대부분의 주차장이 만차여서 주차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Design Art Fair 2014>를 보려면 아래 그림에 나오는 '오페라주차장'이나 '특별주차장'으로 가야 편하다. 하지만 이 두 곳이 항상 먼저 만차가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안내하시는 분들이 '음악당 주차장'으로 안내를 하는데 다시 유턴을 두 번 해서 가기가 만만치 않다. 차도 많이 막히는 데다가 전시관까지 차를 세우고 걸어가기에는 부담스럽다. 특히 어린 자녀들이 있다면 말이다.
그래서 그냥 그 앞 도로에 세우는 운전자들도 많았다. 하지만 아무래도 좀 불안하다. 그래서 혹시나 하고 전에 갔던대로 '오페라주차장'을 지나 오른편으로 끼고 뒷편으로 올라갔다. 그랬더니 아무런 제지도 없이 주차장으로 들어갈 수 있었고 공간도 비교적 여유가 있었다. 그리고 주차장을 통해 한가람미술관과 한가람디자인미술관으로 가기가 더 좋았다. 지상이라고 되어 있지만 주차건물식으로 되어 있어서 얼마든지 실내에 주차를 할 수도 있었다.
관람을 마치고 나오려면 주차요금을 미리 정산해야 한다. 메인 매표소가 있는 '비타민스테이션' 지하1층에 있는 매표소에서 티켓을 제시하고 바코드가 있는 주차확인증을 받은 후, 무인정산기에서 정산을 미리 하고 나가야 한다. 다만, 하이브리드나 저공해차량 등은 무인정산기를 사용하면 안되고 출구에서 직접 주차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국가유공자, 장애인, 경차, 저공해차량 등 주차할인 제도가 많이 있으니 잘 살펴보면 적잖은 혜택을 볼 수 있다.
대부분은 젊은 작가들이 자신들의 작품세계를 마음껏 뽐내는 장소였던 것 같다. 작은 소품에서 가구와 설치미술에 이르기까지 장르도 다양했고 그 자리에서 엽서나 관련 제품들을 직접 판매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부모님의 손을 잡고 온 어린이들도 많이 있었는데 시야를 넓게 해줄 수 있는 다양한 작품들이 많았다.
다만, 의자와 같은 설치작품들의 경우 직접 체험할 수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것들도 많았다. 하지만 '앉지 말라'는 등의 안내문구가 부족하여 적잖은 아이들이 여러 작품들에 앉기도 하는 모습이었다. 또한 가족단위의 관람객들이 다수 있었던 점을 감안해본다면 적절치 않은 작품들도 보였다. 연령층을 제한하거나 작품을 선별할 필요도 있을 것 같다. 전시실이 두 곳으로 나누어져 있었는데 한 곳은 유료로, 한 곳은 무료로 되어 있다는 점 또한 의아하다. 나름대로의 이유는 있겠지만 말이다.
전반적으로 젊은 작가들의 참신하고 재미있는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았다. '예술의전당'이라는 장소가 주는 든든함도 있다. 관람과 체험은 물론 그 자리에서 마음에 드는 작품들을 바로 구매할 수 있었던 점도 좋았다. 자녀와 함께 관람하기에 괜찮은 전시회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출구에 쌩뚱맞게 앉아 있던 원더우먼의 모습이 많은 깨달음을 주었다. 예쁜 얼굴과 날씬한 몸매로 나쁜 악당들을 물리쳐주었던 어린 시절의 진정한 영우 원더우먼. 요즘 아이들이야 누구인지조차 모르겠지만. 그런데 그 아름다웠던 그녀가 처진 뱃살과 주체 못할 허벅지를 안고서, 한 손에는 담배를 들고서 헝클어진 머리를 하고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무엇을 말하는 지 알 것 같다. 어느 작가인지 참 그 상상력이 대단하다. 그래서 예술하는 사람들이 멋있어 보인다. 부럽기도 하고...
창작, 예술, 그리고 깨달음 - <Design Art Fair 2014> -
cala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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