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어렵지 않아요!
교회를 좀 다녔다 하는 기독교인들에게 성경에서 가장 어려운 본문이 어디냐고 물어보면 십중팔구 요한계시록이라고 말할 것이다. 그 이유는 아마도 설교자가 잘 다루지 않아서 모를 수도 있고 또 요한계시록은 어렵다는 말을 주변에서 들어서일 수도 있다. 이유가 무엇이 되었든지 요한계시록은 그렇게 본의 아니게 교인들로부터, 심지어 목회자들로부터 외면당해왔다.
하지만 그러한 오랜 편견을 깨트린 책이 나왔다. 바로 삼일교회 송태근 목사의
:: 주석이 아닌 강의를 정리한 책
:: 주석서의 구성을 많이 따른 책
비록 이 책이 주석서가 아닌 강의를 요약하여 정리한 책이지만 주석서의 구성을 많이 따르고 있다. 책 자체에서 특별히 장으로 나누지는 않았지만 요한계시록 하나의 장을 2~6개의 본문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각각의 본문이 시작될 때 제목을 달아 이해를 쉽게 하였으며 하단에 성경본문을 삽입하여 책을 읽기에 쉽도록 배려하였다. 본문 뒤에는 '더 깊은 묵상과 적용'을 통하여 본문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아쉬운 점들
- 조금은 아쉬운 편집의 묘미
각 장의 첫 페이지에는 제목과 본문 등이 수록되어 있다. 그런데 아래쪽에 삽입된 성경본문이 배경색과 중첩되어 눈에 잘 띄질 않는다. 물론 성경을 나란히 놓고 보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하지만 이 책의 특성상 강의를 지면에서 듣듯이, 한 권의 경건서적을 읽듯이 접근한다는 차원에서 바라보면 성경본문을 보다 친절하게 편집하는 것이 더 좋았을 것이다. 서로 대비되는 색상으로 하되 글꼴을 조금 더 키웠더라면 더 많은 독자들이 편안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소제목이나 성경인용구절 또한 눈에 잘 들어오질 않는다. 성경인용문의 경우 본문의 서체와 크게 다르지 않고 색상도 눈에 띄지 않는다. 약간의 들여쓰기와 내어쓰기가 되어 있지만 그마저도 눈에 잘 드러나지 않는다. 고딕체 계열의 글꼴과 좀 더 잘 구별되는 색상을 선택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마지막으로 기독교서적에서 성경을 언급할 때에는 일반적으로 <요한계시록>과 같이 괄호를 사용하지 않는다.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이유다.
- '더 깊은 묵상과 적용'의 정체성
각 장의 맨 뒤에 삽입된 '더 깊은 묵상과 적용'은 그 실용성에서 의문이 남는다. 제목 그대로 더 깊은 묵상과 적용을 위한 질문이지만 왠지 형식적으로 끼워넣은 느낌이 강하다. 보통 이러한 질문들은 QT집이나 성경공부교재에 사용된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류의 책은 아니다. 그리고 설사 성경공부교재의 차원에서 넣었다면 답을 적어넣을 수 있는 밑줄이 있거나 활용법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라도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p.195의 2번 질문을 보면 '... 하나님의 은혜를 나누어 보자.'라는 표현은 여러 사람과 동일한 내용을 가지고 공부했을 때 그 깨달음을 이야기 하면서 나누라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혼자서 이 책을 본다면 이러한 질문은 의미가 없다. 만약에 한 개인의 깊은 묵상을 위한 질문이라면 그에 대한 분명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을, QT나눔이나 성경공부교재로 사용하기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여러모로 의문과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마치며
쾌도난마(快刀亂麻)
헝클어진 삼을 잘 드는 칼로 자른다는 뜻으로, 복잡하게 얽힌 사물이나 비꼬인 문제들을 솜씨 있고
바르게 처리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출처: 네이버 한자사전)
그렇다. 이 책은 「쾌도난마 요한계시록1」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기독교인들에게는 상당히 복잡하고 어렵게만 느껴지는 요한계시록을 '솜씨 있고 바르게 처리'했다. 그래서 저자의 의도대로 요한계시록을 '어린이들조차도 매우 쉽게 이해할 수 있을만큼 평이한 책'으로 다가갈 수 있게 해주었다. 다른 주석서들처럼 주석도 달지 않았고 내용도 일반 경건서적을 읽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문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놓쳐서는 안될 핵심 내용들은 결코 놓치지 않는 철저함도 엿볼 수 있다. 중간중간 삽입된 예화들도 본문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된다. 종합해보면 이 책은 주석서의 관점에서 이해해서는 안된다. 앞에서도 이미 언급했던 것처럼 CBS <성서학당>에서 강의했던 내용을 새롭게 책으로 정리한 것이다. 혹시라도 주석서의 한 종류로 생각하고 목회자들이 선택한다면 학문적 깊이에 있어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
하지만 총신대학과 총신대학원, 미국 골든게이트 침례신학교와 풀러신학대학원에서 수학한 그의 학문적 베이스와 강남교회, 삼일교회를 거치면서 든든히 다져온 목회경험 그리고 신학교의 강의노하우가 그대로 책에 녹아있기에 목회자들이 요한계시록을 설교하고자 할 때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요한계시록을 알고 싶어하는 평신도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참고서가 될 것이다.
cala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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