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들어가는 인생
오래 전으로 기억한다. 한동안 <내 인생은 나의 것>이라는 노래가 유행했던 적이 있다. 그 말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그 말에는 내 인생을 내가 제대로 살아가지 못하고 다른 누군가에 의해 영향받고 있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생각해보면 참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나의 인생인데 내 맘대로 살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 의해 좌우되는 삶을 살아야 한다니 말이다. 이처럼 자신의 삶을 살지 못하는 이 세상의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인생을 만들어가는 삶의 지혜를 알려주는 책이 있다.
이 책은 일본의 베스트셀러 작가 요시모토 바나나와 세계적인 영혼 치료 전문가인 윌리엄 레이넨이 1년여 동안 주고받은 편지를 묶은 에세이집이다. 우리 일상에서 어렵지 않게 만나게 되는 평범한 고민들에 대해 두 사람이 주고받은 편지가 담담한 문체로 잘 표현되었다. 7개의 주제가 각각의 주고받은 편지 속에 잘 녹아들어 있으며 공개하기 쉽지 않은 개인적인 상처까지도 다룰만큼 진솔한 내용들이 담겨있다.
첫 번째 편지는 '우리의 영혼이 구하는 것들', 두 번째 편지는 '우주의 흐름에 맡기고 우주의 에너지와 함께하는 삶', 세 번째 편지는 '사랑한다는 것은 생명을 품어 기른다는 것', 네 번째 편지는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 다섯 번째 편지는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여섯 번째 편지는 '영성, 그리고 치유', 마지막 일곱 번째 편지는 '지금 이 순간을 느끼는 행복' 등 모두 7개의 편지가 수록되어 있다.
정확히 말하면 요시모토 바나나가 보낸 편지와 윌리엄 레이넨이 보낸 답장이 포함되어 총 14개의 편지라고 볼 수 있다. 에필로그도 편지로 구성되어 있으나 분량이 다소 짧아 본문에는 포함시키지 않았다. 책 뒤에는 윌리엄 레이넨의 매니저이자 통역과 번역을 담당하는 이토 요시히코의 편지도 소개되며 이들 세 사람의 대화도 담아두었다. 편지만을 소개하면서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부분을 잘 보완한 것 같다.
(출처: 교보문고)
놓치기 아쉬운 문장들
고통이 따르는 경험을 두려워하면 성장의 기회를 놓치고 맙니다. _p.15 균형과 성장을 의식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갈 때 우주가 당신을 도울 것입니다. _p.18 궁극적으로 자기 자신의 인생에서 부닥뜨린 경험은 스스로 대처해나가야 한다. _p.35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어가는 용기와,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겸허한 마음과,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을 구별할 줄 아는 지혜를 주시옵소서." _p.55 사람들은 세상이 주입한 가치관이나 사고방식에 얽매여 진정한 자신을 바라보지 못합니다. _p.81 우주에는 '주면 줄수록 받는다'는 법칙이 있습니다. 물질뿐 아니라 격려, 사랑, 배려, 경험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것은 에너지입니다. _p.98 인생은 온갖 모험의 연속입니다. 그 모험은 영적이고도 정신적인 성장으로 이어집니다. _p.120 인생에서 찾아오는 모든 경험을 기꺼이 즐겨야 합니다. 자신이 부정적으로 반응하지 않는 한 이 세상에 나쁜 경험은 없습니다. _p.138 인생의 모든 측면에서 자신의 몸을 알고 자신의 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은 진실입니다. _p.142 당신은 우주의 에너지 흐름과 함께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타인의 생각을 옳다거나 혹은 틀리다고 단정 짓지 않으며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입니다. _p.149 모든 것을 경험해보세요. 경험을 불러올수록 인생은 풍요로워집니다. _p.160 누구나 자신의 인생에서 실현할 수 있는 재능과 능력을 갖고 태어납니다. 타인과 비교하거나 누구처럼 되려고 하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그러면 저마다 가진 목적을 실현해나갈 수 있습니다. 모든 인간은 다르니까요. _p.173 이 시대에 참된 안정이란 돈이나 자손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참된 자신으로 솔직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스스로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당찬 자신감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_p.180
(출처: 교보문고)
마치며
이 책을 읽는 내내 '경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되도록 많은 경험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책 전반에 걸쳐 은근하게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니 결혼을 한 이후로는 '안정'이라는 이유로 새로운 모험과 도전, 그로인한 경험을 많이 쌓지는 못했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짙게 묻어나는 한숨이 새어나왔다. 다행히 이 글을 쓰기 바로 전, 무언가 새로운 경험과 도전을 위해 나서는 나 자신을 발견했기에 안도감이 들었다. 어려서 무언가 진지하고 말은 별로 없지만 인생에 대해 무언가 말해주고 싶어하는 선배가 있었다. 딱 그느낌이었다. 인생을 논하고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 흐름이 말이다. 그래서 다소 좀 느끼함(?)도 느껴졌지만 책을 읽어나가면서 많이 정화되었고 깨닫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나 역시 어릴 적 그 선배 못지않게 후배들에게 "이렇게 살아라, 저렇게 살아라" 하면서 잘난 척 꽤나 했던 것 같다. 정작 내 인생은 엉망이면서…… 책장을 덮고나니 책 표지에 적혀있던 문구대로 따뜻함과 진실함이 가득 느껴졌다. 그것은 비단 두 사람의 진심어린 편지 내용때문만은 아니었다. 책 중간에 삽입된 그림들이 그 느낌을 더해주었다. 편지가 끝나면 작가의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한두편씩 들어있어 편지에서 느끼지 못했던 또 다른 깨달음을 맛보게 해주었다. 처음엔 몰랐는데 이런 깨알같은 노하우들이 '역시 일본 최고의 작가'라는 생각을 갖게 해주었다. 굳이 편을 가르고 싶지는 않지만 남자들 보다는 여자들이 읽으면 아주 좋은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두 명의 저자가 써내려가는 글의 느낌이 상당히 여성스럽고 부드럽기 때문이다. 비록 멀리 떨어져 있었던 두 사람의 편지 내용이지만 마치 따뜻한 커피 향 가득한 커피샾에서 서로 마주보며 입가에 작은 미소를 띠고 있는 장면이 연상된다. 편안히 읽을 수 있지만 결코 그 내용들은 가볍지 않고 상당한 인생의 무게가 전해진다.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다.
(출처: 교보문고) cala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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