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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너지를 다시 생각하다

- 「에네르기팡」(박동곤) 리뷰 -

 

 


에네르기 팡

저자
박동곤 지음
출판사
생각의힘 | 2013-06-10 출간
카테고리
과학
책소개
화학자의 눈으로 에너지 세상을 보다 이 책은 에너지 문제와 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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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지인의 집에 방문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여름이라 그런지 전기세 이야기가 나왔다. 작년 여름에 너무 더워 에어컨을 좀 많이 틀었더니 누진세가 적용되어 말 그대로 '전기세 폭탄'을 맞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뉴스를 보니 산업용전기는 그런 누진세가 없기 때문에 마음껏 전기를 쓴다는 것이었다. 그로인한 피해는 결국 힘없는 국민들이 고스란히 지고 있단다. 억울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지금은 그나마 나을 지도 모른다. 정말 또 석유파동이 일어나고 기름값이 지금보다 더 비싸진다면 정말 상상도 못할 정도로 불편하고 힘든 생활이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런 문제들에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여전히 지하철과 버스에서는 에어컨이 빵빵하게 돌아가고 있고 마트나 백화점에 가면 여름을 잊고 살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람들의 무지함에 경종을 울리는 책이 나왔다.  

 

「에네르기팡」(박동곤).

 

무슨 어린이 만화영화 제목 같기도 한 이 책은 한 대학교 화학과 교수가 에너지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준다. 과연 그가 전해주는 이 시대의 경고는 무엇일까?

 

「에네르기팡」(박동곤, 생각의힘, 352쪽, 2013)

 

 


 

 

어떤 내용이 담겨있나

 

이 책은 '1장. 당신의 미래는 안녕하십니까?', '2. 원유의 시대가 저문다', '3. 열역학을 알면 에너지가 보인다', '4. 분자운동론을 알면 경제가 보인다' 등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에너지 문제를 화학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독특한 경험을 제공한다. 게다가 동양화가인 저자의 어머니로부터 미술적 소질을 물려받아 화학전문월간지에 화학만평을 하기도 했던 저자가 이 책의 삽화를직접 그려 넣기도 했다. 때문에 다소 전문적이고 어려운 주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쉽게 느껴지는 이유다.  

 

(출처: 인터파크 도서)

 

 

:: 1장. 당신의 미래는 안녕하십니까?

현대사회와 에너지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 중국을 비롯하여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소비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반면 우리에게 주어진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 위험성에 대해 거의 인식하지 못한다고 경고한다. 또한 이러한 자연자원의 부족은 분쟁을 야기시키고 사회를 몰락으로 이끈다고 지적한다. 특히 원유에 중독된 인류가 그 어느 때보다도 자원 고갈에 취약한 상황에 처해 있음에 대해서도 주장하고 있다.

 

:: 2장. 원유의 시대가 저문다

우리가 그동안 너무 쉽게 소비해왔던 원유가 이제 그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한다. 산업화를 이끌고 이 사회를 오늘날에 이르게 한 그 원동력인 원유, 그러나 지금까지의 '쉬운 원유'의 시대는 가고 '어려운 원유'의 시대가 오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 단적인 예로 천연 아스팔트에서 합성 원유를 짜내고 유전 개발이 갈수록 더 깊은 바다로 내몰리고 있는 현실을 들고 있다. 그 대체 에너지로 여기는 원자력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지에 대해서도 경고한다.

 

:: 3장. 열역학을 알면 에너지가 보인다

에너지는 결코 무한한 자원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엔트로피', '엔탈피', '열역학 법칙' 등에 대해 설명한다. 이어서 메테인가스, 원자력, 수소 등 화석연료를 대신할 '대체 에너지'에 대해 자세히 소개한다. 계속해서 태양열, 풍력, 수력, 지열, 조력 등 재생가능에너지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현 시점의 상황에 대해 지적한다. 이와 더불어 에너지 수요가 폭증한 원인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설명해주고 있다.

 

:: 4장. 분자운동론을 알면 경제가 보인다

마지막으로는 4장은 '분자운동론을 알면 경제가 보인다'는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경제적인 성장이 자원의 급속한 고갈을 야기하며 심각한 폐기물 문제를 일으킨다고 지적한다. 때문에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이 필요하며 그 한 방법으로 분자운동론을 통해 사회를 볼 것을 제안한다. 이러한 분자운동론의 첫 번째 가정 '자유', 두 번째 가정 '평등'이 소개되며 결국 개인의 현명한 선택이 엄청난 규모의 에너지를 절약하며 에너지 효율을 높이려면 다양성을 수용하라고 조언한다.

 

(출처: 인터파크 도서)

 

 

 

아쉬운 점들

 

- 너무 긴 진입로

아주 오래 전에 한국의 대표적인 신문사 사장의 집에 초대되어 간 적이 있었다. 마치 성(castle)을 연상시키는 높은 담벼락이 끝도없이 둘러 있었고 들어가는 문부터 철제대문으로 되어 있고 경비실까지 있었다. 문이 열리고 집을 향해 걸어가는데 아무리 가도 집이 보이지 않았다. 웅장하고 대단하게는 보였으나 그냥 문 열면 바로 마당이 보이고 방이 펼쳐진 작지만 정겨운 우리집이 더 좋았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의 첫 장을 읽으면서 갑자기 그 집 생각이 났다. 어디까지 읽어야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이 나올까? 아니, 그 이전에 이 말들이 에너지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 의아해졌다. 저자가 미국에서 차사고가 났던 이야기, 911사태 이야기, 낙관하는 뇌 이야기 등이 계속 등장하는데 결과적으로 저자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들은 에너지 문제에 대해 너무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2페이지가 채 안되는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4페이지 분량을 사전 설명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내용들은 공감이 가고 좋은 말들이 가득했다. 하지만 주제를 설명하기 위해 너무 멀리, 깊이 간 것 같았다. 자칫 저자가 강조하고자 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흐려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현상은 뒤이어 나오는 '위기를 내다보기 전에 자신의 한계를 먼저 깨달아라'에서도 비슷하게 이어진다. 조금 더 주제에 집중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놓치기 아쉬운 문장들

 

현재의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자신에게 다가올 미래의 모습이 크게 달라진다. _p.10

 

우리가 하는 모든 생각과 행동의 이면에는 생명, 성장, 진화라는 비자발적인 변화를 실현하고 이를 그대로 유지하려는 열역학적인 이유가 숨어 있다. _p.165

 

이제부터 다가 올 미래를 급격하게 자원이 부족해지는 시대가 될 것이 분명하다. 우리는 지금 시대가 바뀌는 일대 과도기에 있고, 지금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과감한 발상의 전환이다. _p.247

 

사회가 제 기능을 하면서도 에너지 소비를 큰 폭으로 줄이려면 법과 제도가 매우 정교해야 할 뿐만 아니라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도 이를 존중하고 지키려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_p.310

 

우리가 뛰고 있는 경기는 다른 육상 스포츠와는 달라서, 승리의 관건이 누가 빨리 결승점에 도착하느냐에 있는 것이 아니라 누가 계속 꿋꿋이 살아남느냐에 있다. _p.328

 

 

(출처: 인터파크 도서)

 

 

마치며

 

무엇보다 이 책을 통해, 수박 겉핥기로 알았던 에너지에 대해서 깊고 넓은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쉬운 원유'와 '어려운 원유에 대한 이야기, 갈수록 더 깊은 바다로 내몰리는 유전 개발, 미국의 에너지에 대한 움직임 등 미처 몰랐던 에너지에 대한 이야기들은 저자의 의도대로 심각성을 느끼게 되었다. 남의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던 일들이 이제 조금씩 현실이 되어 내 앞에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독자들이 나와 같은 생각을 했다면 저자의 집필 의도는 대성공을 거둔 것이다.

 

중간에 삽입된 몇 편의 짧은 만화는 마치 「이원복 교수의 세계기행」 같은 만화책을 보는 것 같다. 전문가의 눈으로 보는 건 아니지만 조금만 다듬으면 제2의 이원복 교수가 탄생하지 않을까 싶다. 자주 눈에 띄는 한 컷짜리 삽화는 조선일보와 같은 일간지나 주간지 등 뉴스에 삽입된 것과 비슷하다. 보통 글을 쓰고 삽화를 그려 넣는 사람이 다를 경우 저자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의견충돌이 날 때도 있다. 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자신이 직접 그렸으니 그 누구보다 정확하게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그려냈을 것이다.

 

다만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던 것처럼 하나의 주제를 설명하기 위해 주변 이야기가 너무 깊게, 오래 언급되는 부분은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끝에 가서는 절묘하게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연결시키고야 마는 저자의 능력이 탁월하다. 또한 그 내용들이 어쨌든 알아두면 좋은 지식들이기에 상식적으로도 많은 도움이 된다. 화학자 답게 에너지를 화학적인 측면에서 자세히 설명하는 것도 흥미롭다. '깁스에너지 변화량', 열역학 관계식, 입자 등 그다지 익숙하지 않은 단어들이지만 이 책이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읽을 수 있었다.

 

화학자로서의 전문성, 작가로서의 글쓰기 능력, 삽화가로서의 표현능력 등 적어도 에너지라는 한 주제에 있어서 만큼은 한 권의 책으로 아주 잘 요리해냈다. 노란색 바탕의 표지가 다소 의외이기는 하지만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내용을 쉬우면서도 재미있게, 깊이가 있으면서도 흥미롭게 잘 엮어냈다. 에너지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연령을 불문하고 도움이 되는 책이다. 굳이 에너지에 대해서가 아니더라도 정치, 경제, 환경, 사회, 문화, 역사 등 거의 전 분야에 걸쳐 상식의 폭을 넓히는 데에도 도움이 될만한 책이다.

 

 

(출처: 인터파크 도서)

  

 


 

 

 

 에너지를 다시 생각하다 - 「에네르기팡」(박동곤) 리뷰 -

calamis

(http://calamis.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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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ala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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