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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y study/Book Review

역사의 패러다임을 바꾼 31인의 이야기 - 「하루10분, 세계사의 오리진을 만나다」(김환영) 리뷰

역사의 패러다임을 바꾼 31인의 이야기

- 「하루10분, 세계사의 오리진을 만나다」(김환영) 리뷰 -

 

 


하루 10분 세계사의 오리진을 만나다

저자
김환영 지음
출판사
부키 | 2013-04-19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을 창조한 이들은 누구일까? 지금 시대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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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다임(paradigm)'

 

우리는 이 단어에 대한 정확한 사전적 정의는 잘 모른 채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등의 이야기를 자주 한다. 영어지만 딱히 한글로 바꿀만한 적합한 단어는 없는 것 같다. 이 단어는 "어떤 한 시대 사람들의 견해나 사고를 근본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테두리로서의 인식의 체계. 또는 사물에 대한 이론적인 틀이나 체계"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세계사를 살펴 보면 이러한 시대를 규정하는 틀이나 체계 곧 패러다임이 항상 존재해 왔다.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그러한 시대적 패러다임을 바꾼 사람들이 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한 개인의 인생사가 아닌 역사의 흐름을 바꾼 그들은 보통의 인물들은 아니다. 우리는 그래서 그들을 '위인'이라고, 때로는 '왕'이나 '아버지' 등으로도 부른다. 그런 31명의 이야기가 한 권의 책에 모였다. 패러다임 메이커이자 패러다임 체인저, 또한 세계사의 오리진이라 할 수 있는 그들을 만날 수 있는 책, 바로 「하루10분, 세계사의 오리진을 만나다」(김환영)이다.

 

 

 「하루10분, 세계사의 오리진을 만나다」(김환영, 부키, 318쪽, 2013)

 

 


 

 

어떤 내용이 담겨있나

 

이 책은 '1 새로운 세계 질서를 꿈꾸다', '2 신념으로 세상을 바꾸다', '3 끝없는 회의로 낡은 생각을 깨우다', '4 인간의 눈으로 이치를 파악하다', '5 지식의 최전선에서 새 시대를 열다' 등 5개로 나누어 31인의 위인들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해당 인물에 대한 책을 읽은 독자라면 이미 알만한 이야기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경우에는 몰랐던 사실에 대해 새로이 알게 되는 부분도 많을 것같다.

 

 

 (출처: 인터파크 도서)

 

:: 1 새로운 세계 질서를 꿈꾸다

유럽의 아버지 샤를마뉴, 표트르 대제, 조지 워싱턴, 시몬 볼리바르, 링컨, 비스마르크, 윈스턴 처칠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새로운 세계 질서를 꿈꾸다'라는 제목에 걸맞게 세계를 호령하고 움직인 인물들에 대한 소개가 본문에 가득하다. 군사독재나 분열과 대립이 아닌 자유와 민주주의, 하나된 세계를 꿈꾸던 그들의 성장과정과 위대한 업적 뒤에 숨겨진 개인적인 허물들 역시 여과없이 소개하고 있다.

 

:: 2 신념으로 세상을 바꾸다 

'모세, 잔 다르크, 프레더릭 더글러스, 존 록펠러, 헨리 포드, 헬렌 켈러' 등 비교적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인물들에 대해 말한다. 정치적 인물들은 아니지만 자신들만의 흔들리지 않는 신념으로 세상을 바꾼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들 역시 한 인간으로서 가질 수 밖에 없었던 고뇌와 단점들이 낱낱이 소개되고 있다. 특히 실존 여부 자체가 언급된 모세에 대한 이야기는 기독교인들에게는 어쩌면 충격적일 수도 있겠다.

 

:: 3 끝없는 회의로 낡은 생각을 깨우다 

근대 철학의 아버지 르네 데카르트, 근대 과학의 선구자 아이작 뉴턴, 여성의 인권 외친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보수주의 정치철학의 아버지 에드먼드 버크, 사회민주주의의 아버지 에두아르트 베른슈타인,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 사상가 카를 슈미트' 등 이번에는 조금 낯선 인물들도 보인다. 자신이 개막한 새 시대와 그 이전 시대 사이에 낀 '중간인'인 이들 거목들의 이야기는 갈수록 책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 4 인간의 눈으로 이치를 파악하다 

「하루 10분, 세계사의 오리진을 만나다」 그 네번째 이야기는 뱅크 호메로스, 아르키메데스, 마르쿠스 키케로, 프란체스코 페트라르카, 새뮤얼 존슨, 쥘 베른 등이 주인공으로 나선다. 서구 문학의 기원이 되었고 인류 최고의 수학자이자 학문의 순교자로 평가되는 사람. 유럽 문명의 아버지, 르네상스 휴머니즘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들, 글 쓰는 이들의 수호성으로, 우주 시대를 그린 SF의 아버지로 기억되는 이들의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은가.

 

:: 5 지식의 최전선에서 새 시대를 열다 

원자론, 인쇄술, 사진, 컴퓨터, 휴대전화 등 오래된 역사라기 보다는 현재 삶의 모습을 추억할 수 있는 내용들이 등장한다. 그 주인공들은 바로 데모크리토스, 구텐베르크, 토머스 에디슨, 니세포르 니에프스, 앨런 튜링, 마틴 쿠퍼 등이다. 특히 뒤에 나오는 세 인물들은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상식들을 다시금 생각하게 해준다. 또한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나와 밀접하게 연관된 것들이라서 그럴까, 조금은 더 친근해지는 느낌이다.

 

 

 

아쉬운 점들

 

- 역사의 흐름을 바꾼 인물들, 내용의 흐름이 끊기는 문장들

책을 읽다보니 전체적인 문장들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못하는 부분들이 많다. 문단이 바뀌면서 주제가 전환되는 거야 당연하겠지만 한 문단 안에서도 각각의 문장들이 따로 존재하는 느낌이다. 앞문장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들이 바로 뒤이어 나오기도 하고 문장 자체가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이해가 안되는 경우도 있다. 뿐만 아니라 소제목과 본문 내용이 연관성이 별로 없는 경우도 있다.   

 

p.70에 나오는 '총리직 수행의 바탕이 된 엄청난 양의 독서'라는 소제목이 있는 본문을 보면 다음 페이지에 가서 '쉬는 동안 엄청난 독서를 한 것이 총리직 수행의 바탕이 됐다.'라는 문장이 나온다. 그런데 그 부분을 제외하고 앞뒤의 내용을 보면 독서와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들이 계속된다. 마치 그 한 문장만 보고 소제목을 잡은 느낌이다. 제목을 정할 때에는 전반적인 내용이 소제목에 부합해야 하지 않을까? 다른 곳에서도 이런 경우가 종종 발견된다. 아쉽다.

 

- 세계사의 오리진에 동양인이 설 자리는 과연

책을 읽다보니 한가지 의문이 생겼다. 이 책에 소개된 31명의 인물들 가운데 동양인은 한 명도 없다는 점이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인물들은 황제나 정치인 이외에도 기업인, 사회운동가, 수학자, 소설가 등 다양하다. 그렇다면 적어도 중국의 공자와 같은 인물들은 충분히 낄 수 있었던 자리가 아닐까? 진시황제나 칭기스칸, 간디 등도 세계사라는 큰 그림에서 본다면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인물들이 아닌가?

 

개인적으로 역사에는 조예가 깊지 않아서 강한 주장을 펴지는 못하겠다. 그래서 앞에 언급한 동양의 위인들이 세계사의 오리진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정도인지 아닌지 정의를 내릴 수는 없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동양인이기 때문에 자존심이나 균형을 맞추는 차원에서 동양인이 그 자리에 함께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객관적인 사실로서 정말 그 정도로 위대한 동양인이 없는지 궁금하다. 그게 아쉬움이라면 아쉬움인지도 모르겠다.

 

 

 

놓치기 아쉬운 문장들

 

"가장 참기 힘든 고난의 시간이 올 때 승리는 바로 우리 눈앞에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 _p.14

 

"운명에 겁내는 자는 운명에 먹히고, 운명에 부닥치는 사람은 운며이 길을 비킨다. 대담하게 나의 운명에 부닥쳐라!" _p.68

 

"포기하지 말라. 포기하지 말라. 포기는 가장 나중에 하라." _p.82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굳건히 서서 여호와께서 오늘 여러분을 위하여 베푸실 그분의 구원을 보십시오." _p.96

 

"절실함이 더욱 깊을수록 성공 가능성도 높다. 따라서 지금 현 상황이 절실한 사람은 어쩌면 앞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인 것이다." _p.124

 

"할 수 있다고 생각하든 할 수 없다고 생각하든, 당신이 옳다." _p.1132

 

"고개 숙이지 마십시오. 세상을 똑바로 정면으로 바라보십시오." _p.141

 

"책은 청년에게는 음식이 되고 노인에게는 오락이 된다. 부자일 때는 지식이 되고, 고통스러울 때면 위안이 된다." _p.226

 

"우리의 가장 큰 약점은 포기하는 것이다. 성공에 이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다시 한 번 도전하는 것이다." _p.284

 

 

 

마치며

 

이 책에 나오는 31명의 위인전을 모두 읽은 사람이라면 모를까 그렇지 않은 이들(나같은 사람들)에게는 다소 의외의 이야기들이 곳곳에 등장한다. '링컨은 '깜둥이(nigger)'라는 말을 사석에서 사용하기도 했다'거나 헬렌 켈러에 대해 '빨간 하이힐과 마티니를 즐겼던 관능적 여인'이라고 말하는 등의 내용이 그렇다. 지금까지 위인으로서의 이야기들만이 자기계발서 등을 통해 소개되었던 터이기에 방금 언급했던 내용들이 다소 어색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런 이야기들이 있기에 그들의 업적이 보다 크게 다가온다. 게다가 '포드의 첫번째 자동차' 등 중간중간 삽입된 사진들은 사실성을 더하고 흥미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각 인물들이 소개되는 첫 페이지에 나오는 진한 주황색 배경 위에 놓인 제목과 해설, 그리고 사진과 일러스트, 싸인, 명언 등도 인상적이다. 누구의 이야기를 하려는 것인지, 어떤 사람인지 한 페이지에서 모두 말해준다.

 

그에 걸맞는 흥미로운 본문내용은 기본이다. 굳이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상식적인 선에서 역사 속 인물들의 뒷이야기를 짧지만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시대의 흐름이나 역사를 깊이 있게 바라보기 보다는 책 제목에서 말하듯, 하루 10분씩 상식의 폭을 키워가는 데 도움이 될만한 책이다. 단편적인 지식들이 나열되는 형식의 문장들이 끊기는 느낌을 주지만 달리보면 이 책의 목적에 부합하는 적절한 표현방법지도 모르겠다.

 

 

 


 

 

 

 역사의 패러다임을 바꾼 31인의 이야기 - 「하루10분, 세계사의 오리진을 만나다」(김환영) 리뷰

calamis

(http://calamis.tistory.com)